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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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피카이야>를 읽었다. 5,6학년 아이들과 <생태계의 평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함께 보았다. 상민이가 느끼는 바퀴벌레, 상민이네가 먹은 삼겹살, 혁주가 느낀 `생존자` 무엇보다 키스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을 부러워했다. 곁에 두고두고 천천히 읽으며 평화와 공존을 체험할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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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 학교의 배반
지아.조해수.정의진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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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부터 불편한 책이다. 읽는 도중 여러 번 목젓이 따끔거렸고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읽고 난 후 그래도 다시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 교사의 삶을 고민하게 한 책이다.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독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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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게임 사계절 1318 문고 81
최나미 지음 / 사계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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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이가 겪은 사건은 타인의 상처에 대한 공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알려준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십대에게 작가가 풀어놓은 관계에 관한 성찰은 분명 아픔을 지나치지 못하는 공감의 의미를 맛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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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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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만들어갈 아름다운 관계와 홀로서기

 

 

  이 책은 일본 소국민(다음 세대를 짊어질 소년소녀를 뜻함) 문고’(모두 16) 가운데서 처음 나온 책이다. 19377월에 완간이 되었다. 완간 당시는 루거차오 사건으로 중일전쟁을 거쳐 태평양 전쟁으로 확산되는 시점이다. 파시즘이 확산되는 시기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들에게 애국을 강제했고 청소년들은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군국주의 내용으로 가득 찬 책이 성행하였다고 한다. 군국주의 정부와 맞선 또 다른 기획으로 억압의 시기를 용감하게 헤쳐나간 소중한 기록이 바로 이 책이 가진 소중한 점이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그대들은 복수형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작가가 호명하는 그대들의 모습이 참으로 밝고 소망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주인공 코페르는 아버지가 부재하나 생계와 상관없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이해심 많은 어머니와 항상 친절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외삼촌이 있다. 또 코페르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느끼게 해 주는 가난을 힘겹지만 씩씩하게 이겨내는 우라가와와 의리와 우정을 최고로 아는 기타미 그리고 우아하고 고상한 취미를 함께 나눌 미즈타니가 있다. 이 네 명의 그대들은 계급이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간다. 심지어 기타미가 상급생들에게 붙잡혀서 맞고 있을 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코페르의 비겁함까지도 따뜻하게 감싸줄 줄 아는 통 큰 인물들이다.

  이런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코페르 자신이다. 코페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현재 나는 소비 전문가이고 아무것도 생산하는 게 없다.’는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현재 자신이 무언가 생산해 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꿈꾼다. 자신이 이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 믿음직스럽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일반적인 통념을 끝까지 쫓아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뉴우튼의 사과와 분유에서 이야기 하는 진정한 발견과 나폴레옹과 네 친구에서 보여주는 위대한 사람에 대한 생각들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낯선 충격을 줄 것이다.

이 낯선 충격은 세계적 시야를 확보한 작가의식이 바탕이 된다. ‘수선화와 간다라 불상을 통해 세계 시민적 의식을 볼 수 있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실시간으로 런던 올림픽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간다라 불상의 의미는 동서양의 접점이 보여주는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이 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지금 청소년들에게 코페르는 과연 매력적일까? 오히려 기타미나 우라가와에게서 더 인간적인 질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왜냐고 코페르의 모습은 너무 엄친아니까. 작가가 보여주는 코페르의 질문과 경험들은 너무나 순정하다. 살벌한 입시지옥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의 가슴을 곧장 치고 들어갈 불온함에 대한 1%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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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통한 날 문학동네 동시집 2
이안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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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동시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아이'에 앞서 '시'가 되지 못하면
'동시'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 책 머리에서 <이안>

 
이안의 말이 믿음직스러워 시집을 들고다니며
아이들한테 읽어주고 시와 함께 실린 그림도 보여주고 놀자고 한다.

 

동시 <일곱살>은 시가 짧고 말이 재미나서 아이들이 금방 외웠다.
아마 아들 경재를 키우며 아이가 하는 말이 재미있어 그대로 담아둔 시 같다. 

그런데 아이들이 좋아한 시는 따로 있었다.

 

고양이 일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새끼고양이였다 세 마리가 종

이 상자에 담겨 풀숲에 버려져 있었다 군데군데 털이 빠졌

고 검불처럼 가벼웠다 집에 오는 길에 한 마리가 죽었다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서 피부병 치료를 하고 집에 와 약

물 목욕을 시켜 주었다 이틀 동안 사료를 먹이고 우유를 먹

였다 마당 여기저기를 조르륵조르륵 돌아다녔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았다

 

자빠질 듯 약한 다리로

고양이는 지금

어디를 걷고 있나. 

 

이 시를 읽어주는데 어찌나 말이 많던지.
시인이 막 걱정하고 있어요.
고양이는 어디갔을까요, 다시 올 거예요.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는
날개가 부러진 참새를 경비실에 맡겨둔 일
다친 다람쥐를 돌봐준 일
고양이랑 놀았던 일....
아이들 말을 들으니 아파트 숲에 사는 아이들 곁에도
아직은 이렇게 자연이 목숨이 숨쉬고 있다 싶어서
아직 여린 목숨들이 기대어 살고 있구나 생각이 들더니
맘이 먹먹해졌다.
지난 주내내 문제집에 시험지 풀이 하던 사나움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고양이와 통한 날

 

책 읽는 앞에

고양이가 다가와 앉았다

 

'고양아, 넌 정말 눈이 예뻐

그런데 눈에 눈곱이 끼었네.......'

생각만 했는데

 

고양이가 갑자기 오른발로 왼발로

구석구석 세수를 하곤

고개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눈곱 하나 없이 말끔한 눈으로

 

시를 읽어줬는데 아이들이 가만히 있었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있었다.
갑자기 성운이가 오른손 왼손으로 고양이 세수하는 흉내를 내고
정인이는 원숭이 세수를 하고.
우리는 아무 말 안 하고
마흔 한 명이 숨을 참던 그 순간이 좋았는데
아마 우리끼리 뭔가 통했던 거 같고.....
 

나중에 혜리가 와서 아기 고양이가 돌아왔나 보다고
고양이는 개하고 달라서 주인을 버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더라고.


첫 머리에 시린 시 <냉이꽃>은 임길택선생님 <봄, 쇠뜨기>랑 닮았다.
뒤에 박기범이 쓴 글에
'이안의 시가 먼저 발표되었고, 임길택 선생님의 시는 그보다 먼저
쓰긴 했지만 책에 실려 나온 것은 한참 뒤여다고, 느낌이 닮았다는 건 마음이 닮았
다는 것일 뿐, 아마 봄에 올라오는 나물들을 보면서 임길택 선생님과 안 아저씨 마음이 아주
닮았나 보다'고 해서 고개를 끄덕끄덕 했지.

 
냉이꽃

 

야야,

요것이, 요 쪼맨 것 보래이

요 쪼맨 것도 살라고

이래 애를 쓴다야

 

요 쪼맨 것이

그걸 으째 알았으까만

 

나물꾼덜이,

꽃 핀 거는 안 캐고 비키 가니까

이래 바짝 서둘러

피어났다야!

 

아이고, 시 읽고 이래 맘이 환해지니.....  

야야, 참 좋다.

 

20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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