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하고 안 놀아 -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146
현덕 글, 송진헌 그림, 원종찬 엮음 / 창비 / 199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 덕 동화를 읽어주며 동화이야기

2007/11/12 15:24



http://blog.naver.com/nara967/44097601





11월 12일 달의 날.

오랫만에 교단일기를 쓴다.
11월 3일날 재능 발표회를 하고 나서 아이들도 나도 많이 지쳤었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부쩍 자란 느낌이 들었다.

지난 주부터 <너 하고 안 놀아/현 덕 동화집/원종찬 엮음/송진헌 그림/ 창비>를 읽어주고 있다.
동화를 하루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고 이야기 나눌 때 아이들과 나의 관계가 평화로워지고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는 걸 느끼게 된다.

지난 주 목요일에는 두 시간 꼬박 동화 <강아지>를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했다.
<1939. 3. 5 - 3. 12>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글인데
수 십년이 지난 지금, 이 자리에서 읽어주어도 그 맛과 인물의 생생함은 그대로 전해진다.

위인이나 꾸며낸 인물이 아니라 우리 속에 살아있는, 우리 아이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인물이 한 말과 행동을 견주어 성격을 알아보고 나와 동무들의 생각도 견주는 일은 참 좋은 공부가 된다,

아이들과 같이 하는 <현덕동화 공부> 내 안에 동화에 대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두 시간 읽어주고 나서 벤다이그램을 그려 노마와 기동이의 성격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서 동화 제목 알아맞추기도 했다.

여기까지 하자고 했더니 아이들이 책을 읽었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 되다고 하더니
몸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작은 책도 만들고 만화 그리기도 했다.

작은 책 만들기는 내가 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 스스로 책을 만들어 동화 속 장면을 나름 열심히 그리고 색칠을 했다.

청출어람이다.

지난 8일이 입동이었다.
겨울이라고 한다.
아직 가을이라고 겨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학교 마당에 선 나무들은 저렇게 고운 단풍으로 반짝거리는데.... 겨울을 비껴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나 겨울은 영혼이 깨어나는 계절이라고 했다.
좋은 동화를 만나고 나누고 이야기 하면서 아이들과 나의 영혼이 부쩍 자라기를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꾸준히 하는 것이 겨울을 준비하는 또 다른 길인 것을 느낀다.

 

작가 현 덕이 가꾼 동화 세계 속에서 아이들과 나의 자람을 기대한다.

그냥 읽는 것과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느끼는 맛은 참 다르다.

<너 하고 안 놀아>가 그냥 보기에는 지루하고 똑 같은 글의 연속이지만

아이들과 읽고 나누는 순간에 이야기 하나 하나가 보석처럼 빛나게 된다.

이야기가 마술을 부리는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해순 2007-12-22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7세 9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글씨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해주지도 못하더라도 알고나 있자 하는마음에 요즘 이호철선생님 이오덕선생님 글을 접하고 있습니다.살아있는 글이 이런거구나...그동안 무지했던 자신을 탄복하며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책읽어주는 이호철선생님을 보면서 참 존경스럽다 느끼고있는데 은경선생님도 이분들과 코드가 같은 따뜻한 선생님이시군요.책읽어주는선생님!다- 옛날얘기겠지(두분다 연세가있으셔서)
아니군요.은경선생님이 계시군요.처음알게 됩씁니다.마음이 참 따뜻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 선생님과 같은 열정있는분을 만나리라 기대해 봅니다.

은경샘 2008-01-0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여덟살짜리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도 혼자 책읽기를 싫어하고 만화책과 컴퓨터 게임과 장남감 바쿠간을 너무 너무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우리반 아이들을 다시 이해하고 있습니다. 책읽어주고 이야기 나눌 때는 아이들하고 싸우지 않게 됩니다. 아이들이 친구같고 선생님 같습니다. 그래서 즐겁습니다. 해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