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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위한 패턴 연습 상상 동시집 34
이안 지음, 한연진 그림 / 상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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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위한 패턴 연습]을 읽을 때 마다 마음에 들어오는 시가 매번 바뀐다.

이번에는 <돌멩이와 나비>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봄날엔 누구나 마음이 두근두근할 때가 있다.

시 <돌멩이와 나비> 속에 등장하는 돌멩이도 봄을 타는 모양이다. 자기 주변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다. 뽀얀 해쑥이 올라오는 것과 그 곁에 하얗게 핀 냉이꽃”, 노란 꽃다지꽃을 어리게 본다. 뽀얗고 하얀 그리고 연노랑은 햇살에 비친 돌멩이의 색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그런데 이 돌멩이는 주머니에서 뭐라도 하나 꺼내/ 머리에 올려놓고 싶다고 한다. 돌멩이가 올려놓고 싶은 것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나비. 한 곳에 가만히 놓여있는 돌멩이가 여기저기 떠도는 나비를 어떻게 올려놓을 수 있을까.

꿀을 모아야 하고 천적을 피해야 하는 나비의 일상은 고달프다. 돌멩이는 그런 나비의 입장을 가만히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친 나비에게 전할/따뜻한 말을 연습한다. 따뜻한 말은 그저 잠시 앉았다 가세요!”가 아니다.

나비님께 맛있는 밥은 줄 수 없으니 자기(돌멩이) 주변에 있는 냉이꽃 하얀 식당” “꽃다지꽃 노란 식당에서드시라고 한다. 배를 불린 후 쉴 때는 부디 의자로 써달라는 간청이다. 반들반들 따뜻하게 햇살을 받은 돌멩이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나비가 그려진다. 물끄러미 봄볕을 쬐며 가만히 함께 봄을 즐기고 싶다는 꿈이다.

이안의 동시엔 돌멩이가 많이 등장한다. 오리처럼 날아오르는 돌멩이도 있었고 탑을 쌓는 돌멩이도 있었다. 그런데 이 시의 돌멩이는 조금 더 깊고 그윽한 시선이 담겨있다. 제 몸을 따뜻하게 데워 지친 나비의 몸에 온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 돌멩이의 따뜻한 말은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 바로 뒤에 나오는 시 나비와 돌멩이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돌멩이의 말을 들은 나비는 이렇게 답한다. “돌멩이꽃,/언제나 꼿꼿하게 앉아/찾아오는 이에게 줄/말을 궁리하는 마음이라고. 이 세상 돌멩이를 볼 때면 이 시가 생각날 것이다.


추신 : 나는 돌멩이의 마음을 닮고 싶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아무도 없는 조금 컴컴한 복도를 걸어 스위치를 켠다. 복도가 환해지면 내 마음도 환하다. 교실에 들어가 보일러를 틀고 아이들이 오기 전에 교실을 알맞게 데운다. 그리고 교실 앞쪽에 있는 연필들을 모아 쓰기 좋게 깎아 둔다. 함께 읽을 시를 칠판에 쓰고 시 수첩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둔다. ‘얘들아, 아침밥은 집에서 맛있게 먹고 와! 함께 시를 읽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자.’ 따듯하고 다정한 돌멩이의 말을 연습한다.


바위 열고 시 쓰고 바위 닫고

세상엔
바위 열고 시 쓰고 바위 닫고
그렇게밖에 쓸 수 없는
시가 있는 것 같아.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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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의 다리 A Bridge of Children's Books- 책으로 희망을 노래한 옐라 레프만의 삶
옐라 레프만 지음, 강선아 옮김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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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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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때 엄마 아빠와 함께 인셉션」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빠는 항상 줄거리에 대해 얘기했고, 엄마는 음악에 대해 말했다.
그날도 아빠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흥분했다.
"와! 대단한 영화야.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천재야!"
엄마는 곧바로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 음악 감독을 검색했다.
"어쩐지. 한스 짐머였어! 음악이 환상이더라니. 「레인 맨」「분노의 역류」 「글래디에이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음악을 만든 사람이야. 오! 정말 너무 좋아."
Now we are free (Gladiator)a Time (inception) The Paulk might RiserIntersteller

수와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 모두 한스 짐머를 좋아한다는데 동의했다.
그의 음악은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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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인간학 - 발도르프 교육의 인간 이해
김훈태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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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이 책이 나왔다.

당시 나는 초등 1학년 담임을 맞았고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다 다른 아이들 27명과 온종일 씨름하며 지내고 있었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서 아이들은 점점 초등학생이 되어갔고

그때부터 나는 교단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기린쌤은 나의 일기 글에 따뜻한 댓글로 응원을 해 주었다.

감사했다.

그리고 8월 한 여름 무더위를 뚫고 기린샘이 산본까지 와 주셨다.

평택에서 함께 공부했던 일이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다.

 

선생님께 직접 싸인한 <교사를 위한 인간학>을 받았다.

슈타이너 인지학에 대한 궁금증이 조목조목 해결되는 내용과 깔끔하고 유려한 문장의 힘.

기린쌤의 내공이 느껴졌다.

 

"어린이를 학교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학교를 맞춰야 한다."

서문에서 인용한 서머힐 설립자 알렉산더 닐

슈타이너는 "기존의 사회 질서를 위해 인간이 무엇을 알아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하는가?"라고 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올바른 질문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소질이 인간 내부에 담겨 있는가? 그 인간 내부로부터 무엇을 계발할 수 있는가?"

 

그리고 기린샘의 이야기

 

엉망이 된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다시 사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명력 넘치는 성인으로 자랄 때 이 사회 역시 역동적이고 활기찬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 교육이 필요합니다. (......) 인간 교육을 위해 필요한 철학은 무엇보다 올바른 인간학입니다. 인간 본연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인간 교육의 시작일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과 발달단계, 기질별 특성 및 감각 교육의 의미에 대해 아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생각인 교육이 인간의 발달과 이해를 전면적으로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4부로 나누어진 내용을 꼼꼼하게 읽었다.

 

특히 2부 인간의 발달은 흥미로웠다.

당시 나는 비고츠키 교육학을 연구중이었고 인지발달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고등사고기능 발달에 대해 공부중이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좀 더 풍부한 관점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다시 한 번 추스리려 한다.

 

고맙습니다.

기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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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자가주 0100 갤러리 13
퀜틴 블레이크 지음, 김경미 옮김 / 마루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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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그림책 한 권에 인생의 깊이가 들어있다. 언제 클래? 너 괴물이니? 하고 되물었던 아이가 어느듯 장성하여 멋진 성인이 되자 부모는 한 쌍의 펠리컨이 된다는 역설. 그림책이 보여주는 최고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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