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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2 ㅣ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미정 옮김 / 삼호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니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다. 이 한 마디로 그가 뒤집어쓰게 된 이미지는 결코 좋은 것들이 아니었다. 허무주의자라는 둥, 길에서 객사했다는 등의 말까지 더해져, 그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스도인 나에게도 좋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니체를 이야기하는 이는 많지만, 니체에 이르는 길을 안내해줄 사람은 만나기 쉽지 않다. 설령 만난다 해도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가 니체의 그것보다 난해하기 일쑤여서 니체를 제대로 읽고 싶은 독자에게는 걸림돌이 된다.
내가 대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철학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교수님 혼자 열강을 하고 학생들은 거의 잠을 자고 있었다. 철학교수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를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차라투스트라가 뭐라고 말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의 책은 뭔가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많이 알고 싶었지만 그의 저서를 통해선 다가가기 어려웠던 니체. 그런 니체의 생각과 철학에 대해서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 아오모리 현에서 태어나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철학·종교학·문학을 수학하였으며, 철학과 종교에 관해 명쾌하고 쉬운 해설서, 입문서를 펴내는 저술가로 정평이 나 있는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생(生) 철학의 대가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글 가운데, 현대인의 고민과 불안을 날카롭게 직시하며 그에 대한 냉철한 성찰과 온기 어린 위로를 선사하는 글귀들을 엮은 것이다.
니체는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사랑하기보다는, 사랑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자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길 원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를 온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지, 현재의 자신에 대해 강한 불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음으로써 이대로 괜찮다는 안도감을 조금이라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p.98)라고 말했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세상에 대하여’, 2장은 ‘인간에 대하여’, 3장은 ‘자신에 대하여’, 4장은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5장은 ‘지성에 대하여’, 6장은 ‘말에 대하여’, 7장은 ‘마음에 대하여’, 8장은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책의 내용은 딱딱하고 장황하게 길게 늘어뜨려 말하지 않는다. 책의 페이지마다 그리 길지 않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글을 읽고 나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매우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의 삶을 살아라’라는 기본 맥락 아래 ‘삶의 창조’, ‘고난의 수용’, ‘높은 것에 대한 의지’ 등을 책 속에 자연스럽게 풀어 넣었다.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오직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찾아야 하며 스스로 선택하는 인생,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어 나갈 것을 끊임없이 독려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들어봤던 조언과 충고지만 그는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지 솔직하고 과감 없이 알려준다. 그리고 그만의 방법으로 우리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