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세를 읽는 승부사 조조 - 우세와 열세를 아는 자가 이긴다 ㅣ 삼국지 리더십 3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우리는 중국의 역사, 삼국지, 수호전, 논어, 두보(杜甫)의 시(詩), 심지어 중국무협소설 등에 비교적 익숙해 있다.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역사와 철학, 문학에 대해 상당히 정통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문물의 대부분을 중국을 통하여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제 이것들은 우리의 소중한 인문학적 자산이 되어 있다.
삼국지를 보면 많은 영웅호걸들이 나온다. 그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은 단연 제갈량이다. 삼고초려는 인재 발굴의 전형적인 미사여구가 되었으며 적벽대전의 동남풍 일화는 제갈량을 신화화했다. 반면 조조는 삼국지의 영웅들 가운데 패자로 우뚝 솟은 초세지걸이라는 평가와, 후한을 멸망시킨 난세의 간웅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당태조이세민과 시인 두보는 나라가 혼란에 빠졌을 때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스스로 능력으로 천하를 평정한 공은 이전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이 책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베이징 유덴 대학 관리학과 자오위핑 교수의 조조 강의를 엮은 것이다. 그 어떤 정치적 기반도 없었던 조조가 어떻게 판세를 읽어 대변혁의 파란만장한 삼국시대에서 궁극의 승자가 되었는지 날카롭게 분석하고, 오늘날 우리가 사는 현실에 조조의 지혜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명료하게 제시한다.
저자 자오위핑은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 10대 명강사’ 가운데 한 명이다. 또, 중국 CCTV가 방영한 장기 기획물들은 대체로 기대 이상이다. 그의 ‘<삼국지> 인물 강의’ 시리즈는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 야오간밍의 <노자 강의>의 뒤를 잇는 중국 인문학 고전 강의의 정수로 불린다.
조조는 관우처럼 위엄과 무력이 특출하게 뛰어나지도 않았으며, 유비처럼 황실의 친척도 아니었고, 원소처럼 이름난 가문의 출신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제갈량의 ‘판’을 깨고 대륙을 통일할 힘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판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판세, 즉 판의 형세를 읽는 것이 궁극의 승리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었다. 과거를 돌아보면 물러나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살피고, 직접 나서야 할 때와 남의 힘을 빌려야 할 때를 분명히 판단한 자는 난세의 영웅이 되었고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조조는 사람을 꾀하는 것은 세를 꾀하는 것만 못하고, 힘을 빌리는 것은 세를 빌리는 것만 못하고, 마음을 따르는 것은 세를 따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있었다. 양번의 싸움에서 관우가 칠군을 수장해 화북을 진동시킨 이후 조조는 최전방을 안정시키면서 승리를 얻었는데, 그 핵심은 바로 형세를 정확히 판단한 데 있었다.”(p.406)고 말했다.
이 책은 다양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가운데 참된 리더를 기다리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자아를 실현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통해서 ‘판’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