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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네비게이션만 있으면 지도 없이도 낯선 길을 척척 찾아갈 수 있고,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해주는 시대, 테크놀로지는 과연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는가?
이 책은 우리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디지털 사상가인 저자 니콜라스 카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화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니콜라스 카가 자동화 테크놀로지에 대해 비판적인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인간 본연의 재능과 자유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자동화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편협한 시각을 갖고 제한된 선택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차원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디지털 문명이 어떻게 인간의 경험을 확대하고, 인간적 가치를 증대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현명하게만 사용한다면 자동화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무의미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좀 더 고차원적인 일에 집중하게 해줄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컴퓨터는 물리적 · 사회적 차원에서 우리가 세상을 항해하고 조종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만능’ 도구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거나 인터넷 접속이 끊겼을 때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자. 디지털 기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기력해진다.”(p.34)고 말했다.
인간은 자기 삶의 주체가 돼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행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시선이 스마트폰 액정과 컴퓨터 스크린이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감옥으로 향해 있다면, 삶의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사용자이자 제작자로서 우리는 기술을 지금보다 인간답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화 맹신의 대가로 빼앗긴 삶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되찾아야 한다. 각종 테크놀로지 도구들을 단순한 생산 수단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일부이자 경험의 수단으로 복귀시킴으로써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기술은 우리에게 디지털 시대에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제공해줄 것이다.
1950년대만 해도 로봇은 공장 문 앞에 서서 지키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간의 질서, 즉 사무실과 매장과 집으로 진입해왔다. 오늘날 위너가 ‘판단 대체 유형’이라고 명명한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책상으로부터 호주머니로 이동해 들어오자, 마침내 자동화가 인간이 하는 일의 대상과 방법을 전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있다.
과거의 기계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지만, 오늘날 기계는 인간의 뇌를 대체하고 있다. 검색 엔진을 통한 인터넷 서핑이 우리의 지식과 문화를 즉흥적으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 인터넷 의존,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사용이 성찰을 잃어버린 얄팍한 지식을 양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스마트 디바이스들을 진정 스마트하게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직장인들게 꼭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