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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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구독하던 한경비지니스에서 '김경집'을 처음 알게 되었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깊은 사유를 보여주는 글에 주목하던 중, '인문학은 밥이다'라는 책이 나왔음을 알게 되어 읽게 된 책.

 

* 참고 :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6&nkey=2014051500962000251&mode=sub_view

 

 

일단 분량이 만만치 않다. 베개로 써도 될 정도로 두꺼운 전공책 두께.

짬짬이 다 읽는데, 3주하고 3일 정도 걸렸다.

 

 


 

내가 본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제너럴리스트, 인간, 삶"

 

특히 그 인간은 자유로운 개인

자유로운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텍스트 추종이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 호기심이 중요

 

 

솔직히 '문사철'이 인문학의 전부인 줄 알았더니, 작가는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까지 모두다 인문학이란다.

 

결국 작가는 인문학은 인간에 대해 다루는 인간학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고 설파한다.

 

특히, 철학, 심리학, 역사, 음악이 유익했던 것 같다.

(참, 정리를 하다보니까 중간에 문학 파트를 안 읽었다. ㅠㅠ)

 

1학기짜리 인문학, 인간학 교양수업을 들은 느낌이고, 그만한 분량이다.

이 책은 한번에 읽으려고 하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분야별로 발췌독으로 읽는 게 나을 듯...

 

 

* '교양'에 대한 욕구가 올라와서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쓴 '교양 BILDUNG'을 샀다. 이것도 분량이 장난이 아니네. ㅠㅠ 교양인이 된다는 것은 이렇게 힘들구나

 

 


 

<일부 파트만 정리>

 


<3장>

 

3-3. 음악

 

-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4분 33초'  1952년 8월 뉴욕 초연

 

결국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음악이란 전문음악인에 의해 생산되고 전달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찾아내고 만들어내며 즐기는 것이다.

또한 엄격한 형식 속에 제한된 소리의 집합이 아니라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표상들이다.

합리성, 법칙성, 필연성, 정형성 등 기존 음악적 특성들을 일거에 일회성, 무작위성, 비결정성, 우연성으로 치환시켜버린 이 음악적 테러

... 우리가 음악의 영역과 각 개인의 주체성을 새롭게 인식한 결과

 


- 바이엘, 체르니로 대변되는 우리 음악교육

 

19세기만 해도 음악을 배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교양과 즐거움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하나의 직업으로 받아들였고, 따라서 교본도 즐거움보다는 음악적 훈련 자체를 위한 것. 대위법과 화성학을 익히기 위한 구조일 수밖에.
...

바이엘과 체르니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훈련보다는 즐거움을 먼저 누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4장>

여성 사회학자 거다 러너,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 그것은 차이다. 그 차이에 대해 남성은 여성에게 열등감을 부여했다. 그게 이데올로기가 되면 차별이 된다"

 

4-1. 정치

'자유로운 개인'

게오르규, '잠수함 속의 토끼' : 잠수함 속 남은 산소의 양 측정을 위해.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을 비유적으로 일컬어...


 

마틴 니묄러 '그들이 왔다'라는 시 - 나치 비판

 

처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은 유태인을 잡으러 왔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니까.
...
그들은 가톨릭 신자를 잡으러 왔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개신교 신자였으니까.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다.
그런데 이제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홉스, 리바이어던 - 권력이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이 계약으로써 국가를 만들어 자연권을 제한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의지에 그것을 양도하여 복종하는 것 /  권력이 계약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매우 대담한 주장

 

로크, 한 걸음 더 나아가 '저항권' 주장 - 계약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무적인 것. 어느 한 쪽에서 계약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마땅히 파기되어야...


= 맹자, 역성혁명. 인의를 해치는 자는 군주가 아니며 일개 야인에 불과. 폭군을 쫓아내고 무찔러야 한다.

 

 

4-3. 환경

자연은 양가적 대상. 두려움의 대상 / 재화로서의 가치

 

유리건물 glass tower : 자연을 재화의 대상으로 보면서 동시에 그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태도를 반영

 

환경 문제의 핵심은 돈이다. 환경하면 green녹색을 떠올린다. 그것은 돈이라는 의미도 있다.

 

 


<에필로그>

 

1. 인문학은 레고다.

레고묘지-> 유일무이한 창조물이 나온다.

조립공정도(설명서)를 따라 하는 것 = 텍스트 추종

능동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해석하고 결합시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해내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인문학

인문학자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여 더 큰 지식으로 키워내는 능력을 계발시키는 일에 특별히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2. 인문학은 흐르는 강물이다.

여러 개울들의 물이 합쳐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룬다.

---> 인문학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이 늘 흐르고 합하며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 흐르도록 하는 힘이다.


지금까지는 텍스트만 제대로 추종해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고인 물)

기본이 되는 텍스트(지식과 경험)를 바탕으로 현재의 지식으로 끊임없이 재생산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의 발전을 주체적으로 탐색 (흐르는 강물)

 

3. 인문학은 요리가 아니라 요리법이다.

아무리 많은 식재료가 있어도 다른 것들과 섞여 조리되지 않으면, 그저 냉장고에 보관된 채소일뿐.

지식과 경험이 서로 어울려 소통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거나 의미를 발견해내어야.

어설픈 fusion은 confusion으로 끝나기 쉽상

 

4. 인문학으로 사고를 쳐라!

한국교육의 고질병은 텍스트 추종 ---> 상상력 부족 --> 체제에 순응하게 한다.

텍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질문이 중요

 

 

<작가 후기>

인문학은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인간과 삶'으로 융해하는 힘을 가진다.

'모든 학문의 목적도, 주체도, 대상도 인간'이라는 명제로 수렴

 

 

 

 


 

[추천도서 정리] 너무 많아서 욕심은 나지만, 2개씩만 찍도록 해보자.

라루스 세계지식사전 시리즈 :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된다.

<<<< 철학


- 아테네의 변명, 베터니 휴즈, 옥당

- 철학 vs 철학, 강신주


- 지식, 피터 버크, 현실문화연구

- 감시와 처벌, 미셀 푸코 : 그나마 푸코책 중에서 가장 평이. 푸코 입문서

- 비트겐슈타인, 박병철, 이룸, 2003

- 일반 언어학 강의, 소쉬르 : 읽기가 어렵다. 구조주의. - 나중에 보자


<<<<<< 종교

- 신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

- 축의 시대

- 예루살렘 전기,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유달승, 시공사, 2012

- 위도 10도, 엘리자 그리즈월드, 유지훈, 시공사

- 현대종교학 담론, 월터 캡스, 김종서, 까치, 1999 : 종교학 명저


<<<<< 심리학

- 인간과 상징, 칼 구스타프 융, 이윤기, 열린책들, 2009

- 도시 심리학, 하지현, 해냄, 2009 : 가볍게

- 왜 인간인가, 마이클 가자니가, 박인균, 추수밭, 2009 : 신경과학자, 뇌과학

- 너무 다른 사람들, 리처드 j. 데이비드슨, 곽윤정, 알키, 2012 : 뇌과학

-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크리스 프리스, 장호연, 동녘, 2009 : 뇌과학 전모 입문서

-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라마찬드란, 박방주, 알키, 2012

- 뇌의 미래, 미겔 니코렐리스, 김성훈, 김영사, 2012 : 환원주의와 뇌과학 결정론 반대


<<<< 역사

- 한국사신론, 이기백, 일조각, 1990 : 식민사관에 맞서 평생을...

- 유럽의 형성, 크리스토퍼 도슨, 김석희, 한길사, 2011

- 서구의 몰락, 오스발트 A. G. 슈펭글러, 양해림, 책세상, 2008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래리 고닉, 2007, 궁리 : 하버드 만화

-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 서정일, 현실문화연구, 2009 : 독일 청소년 대상

- 역사가들 : E.H 카에서 하워드 진까지, 역사비평사, 2010

- 대한민국사, 한홍구

- 윤리학과 경제학, 아마티아 센, 박순성, 한울아카데미, 1999 :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후생경제학자

<<<< 과학

- 다윈 이후, 스티븐 제이 굴드, 홍욱희, 사이언스북스, 2009 : 생물학적 결정론 비판

- 인간에 대한 오해,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 사회평론, 2003 : IQ결정론 비판

- DNA 독트린, 리처드 르원틴, 김동광, 궁리, 2001 : 유전자 결정론 반대. DNA환원주의 비판

- 몸의 철학, 조지 레이코프, 임지룡, 박이정, 2002 : 인지과학 + 철학. 20세기 후반의 탁월한 지적 성과

- 인간의 그늘에서, 제인 구달, 최재천, 사이언스북스, 2001

- 과학콘서트, 정재승

- 코스모스,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06

-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김진준, 문학과사상사, 2005 : 유럽인들이 면역성을 갖게 된 까닭 추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환경적 차이 때문.

- 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 최성일, 연암서가, 2011

- LHC 현대물리학의 최전선, 이강영, 사이언스북스, 2011 : 한국출판문화상. 연구소 CERN의 전모 소개

-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 마이클 하임, 여명숙, 책세상, 1997

-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박병철, 승산, 2002 : 초끈이론 등 일상언어로 설명

-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존 엠슬리, 김명남, 사이언스북스, 2010 : 화학의 역사


<<<<< 문학

- 톨킨 : 판타지의 제왕, 마이클 화이트, 김승욱, 작가정신, 2003

- 비평의 해부, 노스럽 프라이, 임철규, 한길사, 2000 : 문학비평 에세이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벨, 이윤기, 민음사, 2004 : 신화

- 누비처네, 목성균, 연암서가, 2010 : 가장 수필다운 수필

- 스토리텔링 : 이야기를 만들어 정신을 포맷하는 장치, 크리스티앙 살몽, 류은영, 현실문화연구, 2010 : 스토리텔링의 확산 분석

<<<<<< 미술

- 중세의 가을, 호이징가, 최홍숙, 문학과지성사, 1997 : 장미의 이름에서 많이 인용. 중세는 암흑 시대가 아니라, 근대의 기틀을 마련한 화려한 시기..


-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솔, 2003

- 예술이 궁금하다, 마거릿 P. 배틴, 윤자정, 현실문화연구, 2004 : 미학산책

- 예술은 무엇을 원하는가, 크리스티안 제렌트, 정인회, 자음과모음, 2011 : 독일 청소년 모니터링. 쉬운 대중미술 교양서

-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 에릭 부스, 강주헌, 에코의서재, 2009 : 예술가에게 배우는 창조적 삶의 기술

- 감응의 건축, 정기용 / 기적의 도서관, 정기용 작품집

- 현대미술, 이자벨 드 메종 루주, 최애리, 웅진, 2007 : 현대미술에 대해 감상자의 입장에서 던지는 질문

-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 고종희, 한길사, 2009 : 우리 미술사학자가 보고 느끼고... 여행하듯

- 천년의 미술여행

<<<<< 음악

- 천년의 음악여행, 존 스탠리, 이창희, 예경, 2008 : 서양음악 통사적 입문서

- 정조의 음악정책, 송지원, 태학사, 2008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살림, 2008/2009

- 뮤지코필리아 :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올리버 색스, 장호연, 알마, 2010

- 가수를 말하다, 임진모, 빅하우스, 2012


<<<<<< 정치

-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홍기빈, 책세상, 2011 : 스웨덴 복지제도

- 시민정부론, 로크, 마도경, 다락원, 2009

-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최완규, 시공사, 2012 : 지질학자. 민주주의의 역사 추적

- 세계 분쟁 지도, 프랑수아 제레, 전혜영, 2012 : 라루스 세계지식사전 시리즈

-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제임스 길리건, 이희재, 교양인, 2012

- 문화는 정치다, 장 미셸 지앙, 목수정, 동녘, 2011

- 정치를 말하다, 가라타니 고진, 조영일, 2010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후마니타스, 2002

- 근대세계체제, 이매뉴얼 월러스틴, 나종일, 까치, 1999

- 평등, 자유, 권리 , 이종은, 책세상, 2011 : 한국출판문화상

- 전체주의의 기원, 한나 아렌트, 이진우, 한길사, 2006

- 좌우파 사전, 김기원. 최현, 위즈덤하우스, 2010

- 정치학,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 숲, 2009

<<<< 경제

- 발칙한 경제학, 스티븐 랜즈버그, 이무열, 웅진, 2008

- 경제민주화를 말하다, 조셉 스티글리츠, 김시경, 위너스북, 2012

-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윌리엄 F. 화이트, 김성오, 역사비평사, 2012 : 스폐인 협동조합

- 소유의 종말

- 불평등의 재검토, 아마르티아 센, 이상호, 한울, 1999 :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상. 민주주의 vs 권위주의. 리콴유와의 논쟁

- 복지국가의 정치학, 알베르토 알레시나, 전용범, 생각의힘, 2012

-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안진환, 세종서적, 2009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더글러스 러미스, 김종철, 녹색평론사, 2002

- 세계경제의 지배자들, 장 클로드 드루앵, 김모세, 현실문화연구, 2012

-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이진원, 김영사, 2012 : 노벨경제학상. 행동경제학. 직관은 결함을 수반한다.

- 경제학을 리콜하라, 이정전, 김영사, 2011

-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위즈덤하우스, 2012

-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정신, 막스베버, 김덕영, 길, 2010

- 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 박세일, 비봉, 2009

-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 김수행, 서울대, 2011


<<<< 환경

-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 김해창, 이후, 2003

-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김태언, 녹색평론, 2003

- 도둑맞은 미래, 테오 콜본, 권복규, 사이언스북스, 1997

- 에코스캠, 로널드 베일리, 이상돈, 이진, 1999 : 환경재앙론자 비판

- 환경의 세기, 에른스트 울리히 폰 바이츠제커, 권정임, 생각의나무, 1999 : 지속가능한 미래 구상

- 위기의 지구, 엘 고어, 이창주, 삶과꿈, 2000

-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생태전략, 도날드 워스터, 문순홍, 나라사랑, 1995 :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략 시론

- 가이아, 제임스 러브록, 홍욱희, 갈라파고스, 2003 : 거대한 유기체로서의 지구


<<< 젠더

- 성의 역사, 푸코, 이규현.문경자.이혜숙, 나남, 2004

- 제2의 성, 시몬느 드 보부아르, 이희영, 동서문화사, 2009

-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 양이현정, 현실문화연구, 2002

- 여성/몸/성, 장윤필화, 또하나의문화, 1999 : 한국 남성의 성문화 집중 분석. 결혼제도와 성...

 

 

 

 

그나저나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약 15권 이상의 추천도서 목록이 제시되는데... 언제 다 읽냐?

12 * 15 = 180 !!! 헐. 1주일에 1권씩 읽어도 3년 이상걸린다.

결국 욕심은 나더라도 천천히, 차근차근 읽고, 생각하고, 곱씹고, 적용해야 한다. 내공은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한방이 아니다.

 

 

 

 

 

 

 

 


 

[뱀발]

 

 

다 좋다. 좋은 얘기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편견없이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종교, 환경, 젠더 파트에서는 갑자기 인문학자 김경집이 아니라 대단히 단호한 편견을 가진 김경집이 되어 버린다.

(이것도 나만의 착각인가?)

 

특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비난 수준이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균형잡힌 시각과 엄청난 깊이는 아니어도 적절한 깊이가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던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나 보다. 이해가 얕고 편견이 깔려 있다.


- 젠더 파트 : 성경의 창조 당시 기록, 인간을 만드실 때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 ---> 성경은 남자가 썼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해석

 

===> 그런데 성경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남자가 여자를 지배하고 군림하라 라는 것은 억측이고 오해이다.  

(특히 신약의 바울은 뭐라고 하는지 분명 알만한 사람일텐데 이건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인도 인간인데, 왜 그들에 대해서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지, 뭔가 미심쩍은 찜찜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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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추천도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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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지음, 최완규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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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변명-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
베터니 휴즈 지음, 강경이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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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의 모든 것- 전략, 전술, 무기, 지휘관 그리고 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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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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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절대 사서 보지 마시라. 빌려서 보시던가, 아니면 서점에서 서서 바로 20분정도면 읽을 수 있다.

 

KBS 공부란 무엇인가 다큐에서 봤던 것 같은데... 암튼 지하서재에 널려진 수만권의 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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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분야의 책 10권 정도를 한꺼번에 짬짬이 보라는 얘기이다. 집이든 회사든 내가 머무는 장소 어디에라도 책을 두어서 틈 날때마다 짬짬이 책을 읽으라는 것. 책 읽는 것을 생활 속으로 체화하라는 얘기이다.

 

나도 나름 책을 읽는다고 읽었지만, 회사 일 하랴, 애들 보랴... 1주일에 1권 읽기가 빠듯한 게 사실. 그리고 나도 나름 꼼꼼한 편(?)이라 책을 한 번 잡으면 재미있든 없든 끝까지 읽어야 속이 시원했는데, 저자는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그나마 읽는 책이 베스트셀러 위주라면 남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꼴이라며 매우 강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책 읽기야말로 가장 편안한 시간이며, 가장 신나는 놀이라고 설파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거나 누워서 읽는 책 맛(?)을 조금은 알기에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갔다.

 

일본인 특유의 표현이랄까, 그들만의 정서랄까 몇 군데 이런 것들이 눈에 거스르기는 했다.

 

어쨌든 '내가 읽은 책 자체가 내 인생의 발자취'라는 저자의 표현에 100% 공감한다.

 

(*그래서 나도 몹시 귀찮아도 리뷰를 작성하기로 했었다.)

 

매일 물만 주어도 죽죽 자라는 콩나물 처럼, 결국은 매일매일 매순간 책을 읽고, 내가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인생이 재미있어진다는 얘기일수도...

 

TV며 스마트폰에 정신을 빠져놓고 있다가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로도 들린다.

 

저자의 충고대로 당장 10권을 동시에 읽기는 힘들지만, 2~3권은 동시에 읽어보려고 나도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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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책에서 나름 발췌...

 

 

 


모든 책을 완독할 필요는 없다.

한 달에 고작 두세 권밖에 책을 읽지 못한다면 리더로 성장하기는 커녕 변화에 뒤처져 낙오하는 것도 각오해야...

 


이왕 책을 읽을 거라면 '대범하게' 읽어야 한다.

매달 몇 권의 베스트셀러만 골라서 읽는 유형이 가장 좋지 않다. 남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듯 남들이 읽는 책만 따라 읽어서는 제대로 된 지식도 쌓을 수 없고, 자기만의 철학도 갖기 어렵다.

또한 어떤 책을 읽든지 그 책의 주장과 가치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마치 자신의 생각인양 착각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지금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책을 읽지 않으면 지금의 삶에 얽매이게 되고 멀리 내다볼 수도 없게 된다. 또한 남이 걷는 길과 다른 인생의 길도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역사나 문화를 넓고 깊게 파고들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인류가 걸어온 길 속에서 자신이 걸어야 할 길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원숭이다


- 당나귀는 여행에서 돌아와도 당나귀일 뿐 말이 될 수 없다.

흔히 여행을 많이 다니거나 해외 유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지식을 쌓으면 그만큼 시야가 넓어진다고 하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열정적인 독서와 생각하는 힘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자주 여행을 다니고 오랜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와도 궁극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 가장 먼저 성공 운운하는 책부터 버려야 한다. 성공은 남을 그대로 따라하고 흉내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은 왕성한 독서로 지식을 쌓고, 사물과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통해 이룰 수 있다.

 

- 책을 읽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 상사에 대한 불평, 회사 처우에 대한 불만, 아내에 대한 험담, 자기 자랑 같은 비생산적인 이야기만 쏟아져 나오게 마련이다. 지식이 제로인 사람들이 여러 명 모여 머리를 맞대봤자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여전히 제로다.


- 실상 일의 폭을 넓혀 주고 업무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당신이 하는 일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책들이다. 창의력은 폭넓은 독서에서 오는 것이지 관련 분야의 책만 열심히 읽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디어는 그렇듯 예기치 않은 때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동기로 찾아오곤 한다.

 

- 회사에 있지 않은 시간까지 회사를 위해 투자할 필요는 없다. 회사가 돈을 지불하는 것은 회사에 있는 시간에 한해서다. 그러므로 오고가는 시간을 짬짬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주말에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잠으로 때우는 사람은 자기 인생을 몽땅 회사에 바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요즘 얼핏 의미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일에 가급적 시간을 쓰지 않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득이 될 때가 많다는 것을 종종 실감하곤 한다. ... 단기적으로 볼 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팅 한 시간 전... 뭘 할 것인가? 노트북으로 자료를 수정하거나 계속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찻집이나 공원을 거닐면서 책을 읽을 것인가?

 

- 메모하지 말라. 책에서 읽은 정보와 지식은 머릿속에서 정리해야 한다.

- 책 내용을 기억하고 싶다면, 이 책의 이런 내용이 재미있었다 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

 


- 독서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다. 무엇보다 책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는 인생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책은 버리지 않고, 빌리지 않고, 빌려주지 않는다. 내가 읽은 책 자체가 인생의 소중한 발자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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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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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빠지는가



부정행위에 대한 기존 경제학적 관점 : SMORC (simple model of rational crime) -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그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을 거친 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한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하는 존재)에 충실한 설명


VS


반면 저자는 '인간은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명제를 다양한 심리실험을 통해 입증하고 증명한다. 



* 그런데 잠깐, 이미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 나를 포함한 인간은 비합리적이다-을 32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으로 책으로 써가면서, 게다가 그 무수한 실험들을 분석까지 해서 결론을 도출했다니... 뭐랄까 학문의 세계가 약간은 딴 나라 얘기같다고나 할까... 허무하다고나 할까...



저자의 이론적 배경은 fudge factor 퍼지요인 이론이다.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동기에 따라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동기에 따라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멋지고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길 바란다.


즉, 사람들은 두 가지 동기부여를 받아 어떤 행동을 한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정직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로 봐주길 바란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어한다.(자아 동기부여ego motivation)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속여서 이득을 얻고자 하며 그것이 가능한 한 크길 바란다.(재정적 동기부여financial motivation)


이 두가지 상반된 동기부여는 명백하게 서로 모순된다. 이 때 바로 인간의 놀라운 인지적 유연성 cognitive flexibility이 발휘된다. 인지적 유연성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적어도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득을 얻는 동시에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볼 수 있게 된다.


* 짧은 내 지식으로는 '인지 부조화'랑 비슷한 얘기인 것 같다. 왜 그 오래 줄서서 맛집에 들어갔는데 막상 음식이 형편없었더라도 대다수는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합리화해서 맛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말이다.



이런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해서, 부정행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들을 실험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검증해나간다.


사실 이 책에서 이 과정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거기서 실험을 설계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나가는 과정을 쉽고도 흥미진진하게 정리했다




<이익충돌 : 경제적 동기가 우리를 눈멀게 할 때> 장에서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전략을 소개하는 부분이 나온다. 


제약회사 로고가 박힌 볼펜, 수첩, 머그잔 등등 또는 병원 직원들에게 피자 쏘는 것 등


이런 사소한 선물이 현실에서 의사들이 처방전을 쓸 때 무의식적으로 그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더 많이 추천하도록 작용한다. 의사들은 자신에게 선물을 준 제약회사에게 어떤 식으로든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행동심리학적 접근이 개인적인 업무에도 참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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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미있고도 약간 충격적인 것은 부정행위가 사회적으로 전염된다는 것, 그리고 나와 관계를 맺은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판단될 경우 부정행위가 증가한다는 결과


"자신의 부정행위로 자신과 다른 사람이 모두 이득을 얻을 때 사람들은 이기적인 동기와 이타적인 동기가 혼합된 상태에서 행동하는데, 이때는 자신이 저지를 더 높은 수준의 부정행위를 합리화히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자신의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일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자신이 순수하게 이타적인 차원에서 하는 부정행위를 합리화하기가 훨씬 쉽고, 따라서 도덕적인 금기의 벽은 더 쉽게 무너진다. 순수하게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정직하지 못한 일을 할 경우 우리는 마치 자신이 의적 로빈 훗이 된 것처럼 착각한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하지 않고 이념적인 차원에서 정치 단체와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적인 원칙을 파기하는 데 심리적으로 저항감을 더 적게 느낀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 행위가 대의를 위한 것이고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분석에 깊이 공감한다. 얼마 전 있었던 통진당 사태도 이와 같은 맥락이 작용했으리라. 우리나라 좌파나 노동운동가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대의명분이 정의로우니 절차적 하자 따위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바로 이런 현상의 기저에 깔린 심리적 메커니즘을 저자가 제대로 집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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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는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이를 규제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지적처럼 "먼저 사람들이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이유를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좀 더 효율적인 처방들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법을 입안하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료들이 꼭 좀 읽어봤으면 한다. 나 역시 이쪽 관련 분야에 있긴 하지만, 정말 얼치기 법안이 급하게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무언가 부정행위를 규제하고 제어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법안이라면 더더군다나 왜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하는지 그 행동의 이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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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실에서 어떤 요인들이 작동하고 어떤 요인들이 무관한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상황이 의사결정이나 행동경제학 연구에서 끊임없이 목격되고 있다. 두루뭉술하게 말한다면 인간 행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상당수는 사람들이 하는 의사결정을 추동하는 진짜 요인들을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고 결론짓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정직함은 사람들이 드러내는 비합리적인 성향의 대표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례다. 

...

우리는 부정직함의 마술이 우리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

그러나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실제로 유발하는 실체가 무엇인지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고 결점을 바로잡을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이것이 사회과학의 진정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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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편견일 수는 있으나, 서구인들의 이 디테일한 분석적 사고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가 쓴 내용은 이미 나 역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것을 쪼개고 쪼개서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어떤 문제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과 열정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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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후반부를 읽으면서 공교롭게도 같이 읽은 책이 <인문학은 밥이다>의 '심리학' 파트. 


"지나치게 실증주의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심리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지만 근본적으로 심리학은 정신을 다루는 과학이다. 그 대상이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정신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수준의 실증적 결과를 도출하려는 경향은 다양한 결과 중에서 결론이 맞는 것들만 추린 후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책 역시 아무래도 학술논문이 아닌 만큼 과정과 데이터가 대부분 생략되어 있고 결과만 제시하고 있어 저자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을 취사선택 한 것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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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저쨌거나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온 나라가 침통한 이 시점에 왜 우리나라는 이 모양일까, 왜 우리나라에는 부정행위가 만연해 있을까 등등 우리나라만 이상하다고 너무 자괴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라면, 비합리적인 인간이라면, 그들이 사는 곳 어디에나 부정행위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의 기본 성정이 그렇다는 것과 이를 적절히 규제하고 통제하기 위한 사회정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시스템을 적절히 구축하기 위해서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나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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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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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가끔 읽는 책이라고는 사회과학이나 경제 서적이어서, 정말 큰맘 먹고 소설하나 도전해봤다. 작년인가, EBS가 책읽는 라디오로 개편된 뒤 우연찮게 들은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소개했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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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하 얘기 관련 스포일러 포함

 

 

김애란 작가의 필력이 상당하다.

 

읽다보면 웃음이 팡팡 터진다. '붕우유신'을 그렇게도 해석하다니 ㅋㅋㅋ

그러다가도 눈물이 왈칵 난다. 정말 그렇다.

비누방울 터지듯 갑자기 터지는 웃음과 눈물...

 

 

책 전반부는 17살 대수와 미라의 만남과 임신이 이야기를 이끈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아름이의 이야기.

그리고 서하와의 가슴아픈, 그러면서 설렌 이야기가 주의를 끈다.

 

작가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썼겠지만,

나는 그 37살 먹은 '미친 놈'이 아마도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서하'라는 또 다른 인격이 정말 있었을 수도...

 

남들보다 엄청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아름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의젓하고 철이 일찍 들어버린 아이.

그러나 여전히 '아이'인 아이

 

우리 가정의 아픔과 겹쳐, 그래서 더 많이 안타까웠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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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중환자실에서의 장면이 인상깊다.

 

 

아버지는 상체를 숙여 나를 안았다.

...

그러곤 깃털처럼 가벼운 자식 앞에서 잠시 휘청댔다. 마치 세상 모든 것 중 병든 아이만큼 무거운 존재는 없다는 듯. 힘에 부쳐 바들바들 손을 떨었다. 잠시 후 내 가슴께로 펄떡이는 아버지의 심장박동이 전해졌다.

...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파동 안에 머물렀다. ... 아주 오래전, 어머니의 뱃속에서 만난 그런 박자를, 누군가와 온전하게 합쳐지는 느낌을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방법 하나를 비로소 알아낸 기분이었다. 그건 누군가를 힘껏 안아 서로의 박동을 느낄 만큼 심장을 가까이 포개는 거였다.

 

 

 

언젠가부터 우리 21개월 된 아들이 잠들기 직전마다 하는 행동이 있다.

내 가슴팍을 풀어 헤치면서 내 가슴에 조막막한 지 손을 댄다.

그러면 뭔가 안정이 되는지 금새 잠이 든다.

 

책을 읽고 난 뒤, 어젯밤 아이와 함께 누우면서 몇번이고 반복됐던 그 손이 오늘만큼은 매우 특별했다. 오래도록 아들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나지막이 소곤댔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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