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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말씀으로 돌아갈 용기
김관선 지음 / 두란노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2017년 종교개혁 500년을 앞둔 한국 개신교는 정체성과 사명감 회복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교계 분열과 신뢰성 상실 등으로 교회의 순수성을 잃고 있다는 자성도 잇따른다.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기독교는 ‘빛과 소금’으로 상징됐었다. 낮은 곳에서 어려운 이들을 섬기고, 사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선각자 역할을 하며, 진리로 영혼을 구원하는 기독교 정신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기독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따갑고 매섭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를 일컫는 또 다른 말은 기독교를 비하한 ‘개독교’다. 기독교가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 책은 산정현교회에서 시무하는 김관선 목사가 성수주일을 비롯하여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 혹은 제대로 알지 못해 실수하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매 주일마다 복음을 삶의 현장에 적용해서 자유하고 생동감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한 말씀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이 ‘리셋’이라 사전을 찾아보니 ‘리셋’이란 “컴퓨터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구 전체나 일부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되어 있었다. 저자는 ‘리셋’을 감행해야 할 만큼 오늘의 기독교가 본질의 순수성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고 진단한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종교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처음의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의 진단처럼 지금 교회에 필요한 것이 리셋이다.
한국교회는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독재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요즘 일부 대형교회와 목회자들의 비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교회 재산을 놓고 싸우는 모습과 교회의 세습, 무리한 건축으로 인한 예배당 경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오히려 기득권층의 논리에 앞장 서는 듯한 한국교회의 모습에 사람들은 실망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교회는 교회 안에 머무는 교인이 아니라 사명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는 그리스도인을 키우는 곳이어야 한다. 교인이 아니라 신앙인을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 그것이 교회가 할 일이다.”(p.86) 라고 말했다. 많은 교인들이 교회에 나와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이 좋은 신앙이라고 생각하고 교회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봉사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교회에서 영적 충전을 받고 세상에 나가야 한다. 세상은 하나님의 미션을 수행하는 무대이다.”(p.78)라고 말한다.
교회의 가치는 무엇일까? 주님을 믿는 사람들이 금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교회의 가치는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세상의 건축 재료가 아닌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보여 주신 그 삶을 드러내는 데 있다. 바로 금보다 귀한 삶을 살다 간 주기철 목사님과 순결한 삶을 살다간 장기려 장로님이야말로 금보다 더 빛나는 성전이었다. 왜곡된 복음으로 가득한 한국교회가 이 책을 통해 리셋(초기화) 즉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