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의 세계일주 -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하다
앨버트 포델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세계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그 중 실제로 여행을 떠난 사람은 극히 소수다. 돈이 없어서 못가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없어서 못가는 경우도 많다. 나는 무엇보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여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캐나다. 중동, 아프리카 등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여행이 주는 낯 설음, 설레임, 신선함, 새로움, 그런 것들로부터 활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몰랐던 무언가를 알게 되는 배움. 그것 또한 나를 크게 감동 시킨다.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면 평범하지 않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팔고 가족 모두가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여행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내가 경험한 여행은 그야말로 즐거우면서도 힘들다. 집에 돌아오면서 나는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잡지 '플레이보이' 편집자,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 세계횡단기록탐험대의 공동대장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앨버트 포델이 장장 50년에 걸쳐 나라로서 존재하는 200여국을 방문하며 겪은 파란만장한 여행과 모험을 특유의 유머로 담아낸 걸작이다. 청년시절부터 세계여행을 시작해 이젠 노인이 된 저자가 여행을 통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나이를 먹어 가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세계일주의 기준을 이 세상 모든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나라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따라온다. 인구수, 넓이? 저자는 어떤 기준도 완벽하지 않다고 보았고, UN에 가입한 193개 국가와 국가로 널리 인정받는 대만, 바티칸 시티, 코소보를 포함했다. 그래서 장장 50년에 걸쳐 이 세상에 나라로서 존재하는 모든 나라를 방문했다.

 

세계 여행을 원했던 저자는 어려운 형편의 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나 여행에 대한 갈망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는 캐나다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해외를 경험한다. 그러다가 플레이보이와 여러 아웃도어 잡지 편집자로 생활하며 다른 사람들을 세계로 내보내는 일을 하다가, 여행의 참맛을 느끼고 뒤늦게 여행이라는 세계에 뛰어든다. 패기 하나로 자동차를 타고 적도를 한 바퀴 도는 횡단기록탐험대의 일원으로 여행에 나섰다. 알제리의 지뢰밭 위에서 캠핑을 하기도 했다. 사하라사막을 통과하다 베두인족의 사냥을 도운 일도 있다. 독충에 물려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북한을 방문한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행이 묵은 양각도 국제 호텔은 사람이 살지 않는 대동강의 작은 섬에 지어 평양과 완전히 차단되었다. 밝게 조명을 비추고 신중하게 관리하며, 호텔로 이어지는 좁은 다리는 매일 24시간 경찰이 지키고 검문한다. 양각도에서 나가는 모든 문 역시 경비가 지킨다. 나흘째 밤, 나는 나가는 길을 하나 발견했다. 지하 풀장에서 나가면서 일부러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어 무심한 듯 몇 개의 사람 없는 지하 복도를 이리저리 가다 호텔 뒤편으로 통하는, 잠기지 않은 출구 하나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살짝 밀어보았다. 주차된 차가 없는 작은 주차장으로 이어졌다. 아무도 없었다. 자유였다. 안개에 싸여 있는 다리 쪽으로 한가로이 걸었다. 12미터쯤 갔을 때 경찰이 옆에 나타나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으로 돌아간다면 훨씬 더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 당장!”(pp.363-364)

 

이 책은 여행안내서가 아니다. 하지만 여행할 때 참고할만한 내용들이 많다. 북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설레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분명 세계여행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 경험은 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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