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
강원택 외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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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은 향후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여야를 말론하고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언론과 저서를 통해 경제 민주화, 지속가능한 복지, 구체제를 극복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가치 등과 같이 대선정국을 이끌 프레임을 내세우며 민심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정치적 지형의 변화는 비단 국내의 일만이 아니다. 2012년을 전후로 해서 타이완,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등에서 권력 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2011년 12월,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권력교체가 발생하면서 지각변동의 서막을 열었다.

 

이 책은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종법 서울대 국제대학원 EU연구센터 HK연구교수, 안숙영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 SSK 전임연구원 등 8명의 정치학자 출신 저자들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으로 해결한 미국의 존 F 케네디, 산업혁명 이후 격변하는 영국 사회에 걸맞은 과감한 개혁을 추진한 벤저민 디즈레일리, 냉전 시대 동유럽을 향한 화해 외교정책으로 독일 통일의 발판을 만든 빌리 브란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안정화하고 유럽연합(EU)을 주도했던 프랑수아 미테랑, 전후 스웨덴을 세계 최고 복지국가로 만든 페르 알빈 한손,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전 유럽의 통합을 이끈 로마노 프로디, 문화대혁명의 폐허 위에 새로운 중국의 기틀을 닦은 덩샤오핑, 패전의 상처를 딛고 21세기형 일본 건설을 주도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등은 사사로움에 치우치지 않고 민주주의, 국민의 안위와 같은 대의에 충실해 국정을 이끌어 갔다.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시대를 전환기이자 위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세계경제 위기와 양극화, 고령화와 실업 등 작금의 대한민국은 위기임이 분명하다. 사회 구성원들에게 누적된 피로감은 해소되지 못하고 해법 없이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선거’라는 작업을 통해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리더와 리더십을 선택할 것인가?

 

이 책에 나오는 정치 지도자들의 경험은 급변하는 국제정세하에서 2012년 대선을 맞는 우리에게도 곱씹어볼 만한 교훈을 준다. 미ㆍ소간 체제우위 경쟁으로 한 때 3차 세계대전 우려를 낳았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는 그 대표적 사례다. 당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쿠바에 건설 중인 미사일 기지 첩보 사진을 입수한 직후, 이같은 정황을 10월22일 담화문에 담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쿠바 해상봉쇄 등 7가지 대응조치를 지체없이 발표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자유를 희생한 평화는 의미가 없다” 며 전쟁 불사의 응전 태세를 다짐하고 신속 조치에 나섬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련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회양극화’ ‘비싼 등록금과 청년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관계’ ‘정권의 부패와 무능’ 등 수많은 사회·경제·정치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철학이 없는 결핍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가계부채는 1천조를 육박하는 가운데 하우스 푸어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젊은이들은 결혼할 생각, 아이 낳을 생각을 못한다. 백주 대낮에 거리에서 칼을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때 이 책을 읽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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