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부류의 만화였다. 아, 이런 걸 신세계라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와타누키는 평범하지만 언제나 마물에 쫓기는 가련한 아이다. 그런 와타누키를 구해준 건 신비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유코였다. 두 사람의 유대가 쌓이는 과정을 보는 게 이 만화의 묘미다. 그리고 와타누키의 곁에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어딘지 모르게 그가 외로워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하루키의 음악은 나에게 별세계의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낯선 가수와 음악.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언제나 나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주는 하루키와 그의 작품이 좋다.
사람의 내면을 날카롭게 꿰뚫어보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진지하고 때론 숨이 막힐 정도의 박진감을 느끼게 하는 `모방범` 과는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유머러스하고 따뜻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자칭 프로도둑 아버지와 쌍둥이 타다시와 사토시라는 캐릭터를 만들다니, 정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