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저자 올린카 비슈티차, 드라젠 그루비시치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이별의 박물관'에 보내오는 물건과 이야기들 중
특별한 203가지를 엮은 책이다.
먼저,
이별 박물관이란?
이 책을 썼다기보단 박물관을 설립하고 이야기를 엮은 두 사람은
4년간 연애한 사이로 현재는 헤어진 사이이다.
"고민 끝에 우리는 박물관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별의 박물관'을요,
세상에 영원한 건 '영원' 이란 단어밖에 없다지만,
이별의 박물관에선 누구보다도 열성적이었던
그 시절 나의 이야기가 영원히 숨 쉴 것 같았습니다."
2006년 크리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
세계 각국의 이별한 사람들에게 기증받은 물건과 이야기로
전시해놓은 박물관인데
두 사람은 이 박물관의 물건들과 이야기로
기증자와 관람객들이 서로 위안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희망, 영혼의 회복력을 위한다고 한다.
참으로 신선하고도 기대되었던 책이었다.
누구나 사랑을 해왔고 이별을 해본 경험이 있으니
일단은 이별의 물건 자체가 공감 가기 충분해 보였다.
책은 그저 물건 하나 사진이 크게 한쪽에 담겨있고,
그 옆 자엔 그 물건에 관한 이별 기증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어느 사람은 긴 내용과 긴 이별로 어느 사람은 짧고 임팩트 있는 이별,
어느 사람은 웃기고도 유쾌한, 감동, 슬픔 등등
모든 사람들의 모든 이별의 느낌과 상황이
담겨있어 웃기도 울기도 놀라기도 했기에
지루할 틈이 없이 바로 다 읽었다.
"혼자 점프하는 법"
낙하산 장치
3년
핀란드 헬싱키
처음 낙하산 점프를 하던 날 그를 만났다.
2인용 낙하산 점프 강사였던 잘생긴 그 남자는
겁에 잔뜩 질려 있는 나를 구해주었다.
나중에 그는 내게 혼자 점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공중에서 장난하는 걸 즐겼고 서로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낙하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p51
수많은 이야기 중 나에게 가장
짧지만 임팩트 강했던 이야기 중 하나이다.
누구에겐 정말로 가슴 아픈 이별을
조금이나마 이별 박물관에 물건을 기증하면서
기증자가 아픔을 덜길 바랐던 이야기였다.
"네가 떠나서 다행이야"
결혼한 지 18년 되던 해
남편이 스물여섯 살 동료와 눈이 맞아 달아났다.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멕시코 티후아나에 가서 이 타일을 만들었다.
타일에 새긴 문구처럼
"나쁜 일행과 함께하느니 혼자가 낫다"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홀로 두 아들을 키웠고 비영리 리더십 석사학위를 땄다.
지금 이별을 겪은 이들이, 자신의 힘을 되찾고
자아를 확장해 나가는 데 집중하기를
격려하는 마음에서 이 타일을 공유한다.
p239
누구에겐 이별이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그 시작이 누구에겐 힘이 되고 응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 기증자는 본인의 물건을 기증하며
또 다른 누구에게 힘과 응원을 줄 거라 생각 든다.
멋진 이별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결국 나는 오랜 시간 애써 눈 감아왔던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은 단 한 번도
나와 진지한 관계를 맺을 준비가 된 적이 없었다는걸,
p126
가까운 주위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던 구절이었다.
너무나 공감 가며 딱 누군가의 어떤 이별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경험한 자만 알 수 있는 공감이랄까,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모두 다 소개해주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사랑이 다 똑같고 이별이 다 똑같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사랑과 이별이 다 다른 색과 다른 향기로 느껴지던 이 책,
꼭 책 속에서라도
이별의 박물관을 접해보길 바란다.
당신의 이별도
아름다운 하나의 이별이길 바라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