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헌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사이코 헌터 저자 카린 지에벨 장편 소설책이 도착했다.
검은색 표지에 빨간 글씨로 사이코 헌터라고
적혀있는 표지가 너무나 인상적이다.
표지만 보고도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되기도 했던 책,



이 책은 일명 '인간 사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 그대로 사이코가 인간을 사냥하는 이야기,



참고로 나는 추리, 스릴러소설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수많은 잔인하고도 소름 돋는 심리 스릴러 소설들을 읽었는데
단 한 번도 굉장히 무섭다고 느껴졌던 소설은 없었다.
빠른 전개와 반전이 너무나 궁금해서 빨리 읽고 싶은 마음으로
항상 읽었는데 이 소설은 정말 오랜 시간 붙잡고 읽었다.
하루 이틀이면 다 읽는 두께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

무서웠다.

그 정도로 작가는 인물들의
각각 심리묘사를 굉장히 잘 표현했고 담아냈다.
긴장되고 무서워서 못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가 다 긴장의 연속이었고
진짜 실제로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이 들었다.
새벽에 책을 읽는 나는 배로 무서워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럼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은 두 명이다.

노숙자 레미와 사진작가 디안,
이 둘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서로 다른 일상과 삶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노숙자 레미는 처음부터 노숙자는 아니었다.
한가정의 어엿한 가장이자,
중소기업을 다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사장의 여자와 한순간의 실수를 하고 나서
가정, 명예, 금전 모든 걸 잃기 전까진 말이다.



레미는 노숙 중에 위험에 처한
한 말끔한 사내를 도와주게 된 계기로
사내 (경) 이 자신의 성,
그만둬서 마침 구하고 있다는 정원사 자리를 추천한다.
마다할 노숙자가 어디 있겠는가?
당연히 레미는 수락하고 경을 따라가게 된다.



한편,

사진작가 디안은
세벤트산 인근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숙소 근처 산장에서 술을 마시러 들리게 되는데
산에서 살인사건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살인 그리고 비극,

디안은 자신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

인근에 위치한 숲속에서

젊은 여성이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쥘리,

경찰 도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

P24



그렇게 술집에서 이야기를 하는 남성들과
짧게 몇 마디 나누게 된 디안,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하게 된다.
쓸쓸한 헤어진 남자친구를 생각하며,,



그리고 경이라는 남자를 따라간 레미가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처음 보는 사르한과 체첸 형제 ,
당했다고 생각한 찰나 경이라는 남자가 말한다.



"내 친구들과 나는 오늘 제대로 된 사냥을 한 판 벌일 거야"

성주는 레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네 생각에는 우리가 뭘 사냥할 것 같아?"

........

?

"내가 설명했잖아, 말할 때 뭘 들은 거야?

당연히 돈 때문이지,

전에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맹수 사냥을 했었거든,

그러다 그것보다 더 돈이 되는 걸 찾아낸 거야.

고객들은 뭘 하든,

언제나 더 많은 걸 원해.

더 많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일,

더 많은 위험이 도사린 일 그리고 더 새로운 것들을 말이야."

P40~41



인간 사냥을 참으로 거창이도 말한다.
그들은 돈을 내고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이 게임을 참가했다.

그리고 경은 이 게임을 위해
레미와 같은 노숙자나 불법 이민자들을
기생충이라 칭하며 청소해준다고 생각한다.
레미가 아니어도 또 다른 노숙자가 있다면서 ,,



이제 사냥은 시작한다.
레미와 사르한과 체젠 형제들은 달리기 시작한다.
앞서 도망갈 수 있는 30분이라는 시간을 살기 위해달린다.



"인생은 극복하기 힘든 난관의 연속이라는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이 전부였다.

기쁨은 덧없고 고통은 끝없다는 것,

행복은 순간이고 고통은 영속이라는 것,

......

고통은 행복과 달리 그 끝이 없다.

P112



그리고 디안,

숲속에서 사진촬영 중에 어제 술집에서 만난 사람들이
숲에서 혼자 지내는 은둔자 실뱅에게 쥘리의 살인범으로 몰아
살인을 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리고 술집에서 만난 남자들은
디안이 목격했다는 사실을 알고 디안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디안은 도망간다, 달리기 시작한다, 살기 위해,


레미에겐 동지가 있다.
그러나 디안에겐 동지가 없다.
그 차이가 크게 느껴져서 그런지
레미는 조금이나마 동지들에게 기대는 느낌도 있었다.
그 동지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으며
디안의 헤어진 남자친구가 심리적으로
디안을 끊임없이 괴롭히는것도 재미를 돋운다.



그렇지만 도망가는 입장은 같게 보였다.
생과 사의 갈림길과 죽음 앞에서의 혼란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자신의 지나온 삶은 같았다.
나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끝은 다들 같을까?
하며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과연 레미와 디안은
추격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지,
그 긴장 속에서 빠져들어
이 책의 끝을 책 속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혹여,

주인공인데 죽겠어?
하는 생각은 고리타분한 소설의 결말은
처음부터 안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반전과 또 다른 공포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평소 심리 스릴러나 추리소설
잔인한 소설을 잘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허나, 재미를 위해서 읽는다면 조금 망설일 필요가 있다.

작가의 탁월한 인간의 내면, 광기, 선과 악을
정말 잘 표현해 냈으며
놀라움과 잔혹함에 입을 다물지 못할 테니 말이다.



다가오는 겨울날,
더욱 으스스하게 만들 심리 스릴러
'사이코 헌터'를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 삶은 야만적이다.
눈곱만큼의 자비도 허락지 않는다.
가혹할 정도로."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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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atshare (Hardcover)
Beth O'Leary / Flatiron 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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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저자 베스 올리리 장편소설책이 도착했다.

(국내 제목은 아직 미정이라 검색해도 아직은 안 나온다..)



이 책은 페미니즘, 가스라이팅, 밀레니엄 세대,
웹 소설 같은 대화체를 담고 있는 조금은 독특한 소재와 색다른 특징을
겸하고 있는 500페이지인 벽돌 로맨스 소설로
남녀 불문하고 누구나 재밌게 읽을 책이다.



이 많은 주제를 다 넣었다고? 생각할 텐데
생각보다 너무나 가볍게 넣었기에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은 티피,



티피는 남자친구 저스틴과 헤어진 후
집을 구하기 위해 방을 알아보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출판사에서 일을 하며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티피에겐 영국에서 집 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셰어하우스 광고가 티피 눈에 들어오는데,

"스물일곱 살의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와 아파트(방과 침대) 셰어,

야간근무하며 주말에는 집에 없음,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만 집에 있음, 나머지 시간은 전부 당신 차지!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사람에게 완벽한 조건,

집을 보려면 L . 투메이 에게 연락 주세요.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조."

P11



다름 아닌 이 셰어하우스는
남자 야간 간호사 리언이 일을 하러 밤에 나가면
낮에 집을 쓸 사람을 구한다는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고 좋지만 같은 침대를 쓰는 거나
어떤 남자인지도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사는 건 불안한 티피지만
리언의 아파트를 눈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 집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기로 한다.



이 책은 캐시 말고도 리언 입장에서 번갈아가면서 풀어나간다.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리언은 여자친구 케이가 있는 남성이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며 억울하게 수감된
동생을 빼내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티피와는 약간 다른 성격의 소유자다.



티피는 약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170이 넘는 빨간 머리 큰 키의 여성이지만
사랑스럽고 아껴주고 싶은 느낌이다.
리언은 차분하고 듬직하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따뜻하지만 표현력이 부족한 사람이랄까,



이 두 사람은 한 집을 같이 쓰며
메모를 붙여두는 것으로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맞춰나간다.
처음엔 그저 작은 배려가 이제는
서로의 연락망이 되어 메모는
그 둘이 함께한 시간만큼 점점 많아진다.

"새로운 메모가 없는지 둘러본다.

요즘에는 새 메모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집 구석구석에 포스트잇 노트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 한 명이 돌아다니며 떼어내지 않는 이상은,

주방 조리대에서 하나를 발견했다. 봉투에 붙어 있었다."

P124



그러다 어느 날은 같은 집에 살기에
거의 벗은 몸으로 이 둘은 처음으로
마주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며
교도소에서 전화 온 리치의 전화를 티피가 받는 일도 있고
유쾌하고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너무나 흥미로웠던 건
티피와 리언의 셰어하우스의 재미는 둘째고
티피의 전 남자친구 저스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티피의 이야기와
억울한 동생 리치와 리언, 엄마의 이야기와 리언의 병원 환자의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담겨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나 한편의 로맨스 영화를 보듯이 흘러갔다.



특히, 나도 이번 소설로 다시 한번 알게 된 가스라이팅은
충격이기도 하면서 놀랬던 부분이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네이버 출처)



그의 눈이 번득거렸다. 아마 이렇게 생각했겠지,



'원래부터 그렇게 해왔는데, 그것도 수도 없이'



"더 이상은 아니야,

내가 보고 믿고 생각하는 걸 스스로 의심하게 하는 거

그런 걸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더라.

일종의 학대라고, 더 이상은 안돼."

P409



티피는 전 남자친구 저스틴과 헤어지고
그 후 집착하는 저스틴에게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태를
책 속에서 너무나 잘 표현해서 정말 안타까웠다.



"케이: 끝이지, 그렇지?

갑자기 명백해졌다. 끝이었다.

더 이상은 할 수 없었다.

나는 리치에대한 사랑을 갉아먹는 짓은 할 수 없었다.

나처럼 그를 사랑해 주지 않는 사람하고는 함께 할 수 없었다.

나 : 그래, 끝이야.

P166



그리고 리치의 범행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리언의 여자친구 케이의 반응을 보고 헤어지는 리언과
믿음으로 대하는 케이와의 다른 티피의 반응에서
진짜 믿음과 사랑은 이렇게도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구나 싶기도 했다.
사소한 사람들마다의 생각과 의견이지만
리언의 입장에선 조금이나마 힘이 될 사람이 누군지 보인다고 할까?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주제,
페미니즘, 가스라이팅, 밀레니엄 세대 등등을
유쾌하고 흥미롭게 담아낸 이 소설,
스스로 이겨나가며 리언과 티피 둘이 함께
성숙하게 발전해나가는 삶,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거라 생각한다.



책 읽기 좋은 가을,
로맨스 코미디 소설 한 권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당신은 집이야"



그는 단순 명료했다.

"당신은 침대고, 우리 집이고..."

그가 말을 끊는다.

무언가 큰 의미가 있는 단어들을 찾을 때 늘 그러하듯이,

"당신이 오기 전까지 그곳은 집이 아니었어, 티피"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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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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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저자 김범 장편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7년 전 출간했던 책이
사랑스러운 핑크색 새 옷을 입고 다시 재출간한 책이다.
시대를 앞서서 출간되었다는 말을 보고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과연 할매는 어떤 사람이고 누구일까? 너무나 궁금했다.



이 책의 주요 키워드는
60억, 그리고 정끝순 할매 , 폭력이다.



60억과 함께 돌아온 할매의 속 사정은 사실 폭력이다?

이렇게 겉으로만 쉽게 말할 순 있다만
한번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은 정끝순할매,
정끝순할매가 어느 날 60억에 함께 돌아왔다.



일본 헌병과 바람이 나서
독립운동을 하던 동지들을 밀고하고
자식도 버리고 나라도 버리고 도망간 할매가 돌아와서
이 집안은 발칵 뒤집어졌다!



짝불 할아버지,
할매의 남편은 할매를 본 후
머리를 뜯거나 때리거나 욕을 하질 않나,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무책임한 가장 아버지는
할매를 못 받아들인다고 하고,
슈퍼 일을 하며 아버지 대신
생활을 이끄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이혼 후 위자료로 받은 건물 하나 믿으며
제일 멀쩡해 보이지만 역시나 다른것 같은 여동생도
80번 넘게 낙방해 인생의 목표도 직업도 없는 백수주인공도
할매를 보고 당황스러움은 마찬가지이다.


이 엉망진창인 집안에 할매가 돌아왔다.



"일본에서 택시 회사를 했다.
이번에 정리했더니 한국 돈으로 한 60억 되는구나,
너희들에게 물려주면 세금을 제하고도
거의 40억은 된다고 하더라."

p39



갑자기 돈이라니?
그것도 일 이억이 아닌 60억이라니?
가족들은 그 말을 듣고 처음엔 믿지 않지만
돈 앞에 선 뭐든 눈 돌아가기 마련이다.
갑자기 돌변한 가족들,
그리고 달순이 고모,
아빠와 쌍둥이인 고모도
마찬가지로 돈 앞에서
다들 감정 변화를 일으켰다.



" 60억 이후,

집안은 비로소 화해와 용서,
잃어버린 67년 , 감동의 대서사시가 엄숙하게 전개되었다.
할머니 표정에 그 감동과 희열이 연락했다.
60억 이전, 할머니의 기괴한 모습들은
아마도 긴장과 공포, 불안과 어색함이 만들어낸 갑옷이나,
방패 같은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p41



하지만 60억의 유무는 아무도 모른다.
돈을 의심하기도 하면서,



"참 뻔뻔하군요, 그냥 들어오겠다면 우리가
받아주지 않을 것 같으니깐 온 가족을 상대로 사기를 쳐요?
우리 애 아범이 이미 1억짜리 수표가 엉터리라는 것도 확인했어요
당신 같은 사람이 내 생모라는 게 정말 부끄러워요,"

p131



돈을 믿고 미래를 상상하기도 하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처음엔 작게 불다가 점점 크게 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무시하고 더 크게 불었다.
자신감이, 아주 오래전 영영 이별했다고 생각했던
자신감이, 일이 잘 될 것 같다는 희망이 휘파람 소리에 맞춰 점점 더 불어났다.
60억만 있다면, 그것만 사실이라면 난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았다."

p153~154



60억은 이 가족들에게 좋은 변화로 찾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날 수 록
할매의 거짓말과 진짜가 드러남으로
가슴 아픈 과거 속에 정끝순 여사가 있었다.
사실은 4명의 남편들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보이면서 이 소설의 진짜 숨은 의미를 보여준다.



블랙코미디 소설이라
굉장히 유쾌한 대사들도 많고
가볍게 읽기도 좋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무겁지만은 않은
소소한 재미를 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폭력에 희생된 이 땅의 많은 제니 할머니에게
작은 위로라도 드리고 싶어 이 소설을 썼습니다."

P350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 세상의 많은 제니 할머니들에게
위로를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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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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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저자 이찬혁 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악동뮤지션 이찬혁군이 쓴 글로
이번에 정규앨범 <항해>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라고 한다.



현재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악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처음엔 호기심,
두 번째는 음악에 담지 못한 내용이 무엇일까,
그리고 세 번째는 얼마나 잘 쓸까 궁금했다.
통틀어 그냥 읽고 싶은 기대가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같이 느끼지 않을까? 생각 든다.



책의 표지도 시원한 바다다.
파란색,
그리고 제목도 물 만난 물고기,
그래서 그런지 책 자체가
시원한 바닷소리, 파도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은 선이,
뮤지션이자 예술가를 꿈꾸는 남성이다.



진정한 예술을 하고 싶다고 음악에 대한 본인의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는 선이는
해야라는 여성을 배 위에서 만나게 된다.



"겨우 알아들을 만한 크기의 노랫소리는 점점 커지며 공간을 지배했다.
검은 구름에 숨어 뒤통수만 보이던 달이 뒤를 돌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재판하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

가녀린 단발머리의 그녀는 기둥 하나에 자신을 의지하고 있었다.
파도가 그 크기를 점점 높이는 것이 곧 그녀를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꼼짝없이 가만히 있었다."

p75



첫 만남부터 남다른 바다와 해야 와 선이의 만남이다.

위험한 장소위에 해야의 노랫소리,
그렇게 첫 만남을 시작으로
선이와 해야는 둘은 사랑하고 함께하게 된다.



해야는 바다를 동경하고 바다를 사랑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유롭고 자유로운 파도 같은 여성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자유 속에서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거 같아"

p40



갈대밭에서 뛰어놀며 자유를 외치던 해야 와 선이,
온몸으로 자유를 표현하던 진정한 자유의 모습을 보고
나는 순간 헉하고 놀랬다.
여태 읽었던 모든 소설 중에 이렇게 정확히
내가 원하던,
마음속에서만 상상하던 모습이
글로 표현되는 걸 느꼈다.



누구나 가슴속에 자유를 안고 살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이 더더욱 놀랍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해야를 사랑하는 선이는
해야가 본인의 음악이며 음악이 해야라고 생각한다.



점점 본인이 더더욱 해야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며
떠날 것만 같은 해야를 붙잡아 두려 선이는 확인하려 든다.



그런 해야는 잡히지 않고 점점 선이에게서 멀어지며
결국엔 동경하던 바다로 돌아가
이 둘은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슬픈 이별이지만
이 책에선 이별이 아닌 해야에게는 꿈이었던 순간으로
아름답게 기록된다.


"너와 즐겁고 행복했어
하지만 널 만나고 내 꿈이 아주 조금 뒤로 미뤄졌을 뿐이야,
여전히 이 세상은 나와 어울리지 않아,
나는 내가 동경했던 바다를 만나는 거야."

..........

해야는 나의 음악이 되어주었지만
그녀의 세상에는 이미 음악이 없었다.
그녀에겐 바다가 그녀의 세상이었던 것이다.

.........



"다만 내 이름을 기억해줘"



........



"기억할게"



"난 여기서 작품이 될 거야"
그녀가 자유롭게 두 팔을 벌렸다.



p162~163



그렇게 선이는 해야 와 이별을 하고
이별하면서 어느 한적한 카페를 내고
그 카페에서 양이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맞아요, 아팠어요, 아팠지만 좋은 아픔이었어요.
슬픔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얼마나 처절하고 아프게 하던지요,
하지만 절망적이지는 않았죠,
이별이라고 했죠? 난 그저 그걸 배운 거예요."

p23



한 남자 선이의 이별을 담은 이야기,
선이는 마지막쯤,
음악을 할 때 해야 와 함께 있었던 것처럼
펄 쳐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뼘 성장했다고 할까?


선이에게 해야는 여전히 음악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되어 끝난다.


여운이 굉장히 길어
다시 앞부분부터 읽어보고 읽어보고 반복했던 것 같다.


음악에 담지 못한 이야기,
음악과 함께 책 한 권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어떨까?


단언컨대
후회하지 않을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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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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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저자 황선미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한 저자의 신간으로
뜻깊은 뜻이 있는 책이라고 한다.



" 이 작품은 스물하고도 네 해 전,
나의 시작 어떤 지점이다.
그런데 꽤 오래 걸어온
나의 지금에 이것이 어떤 의미가 되려고 한다.
등을 구부려 손끝으로 발을 만지는 기분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p7


데뷔작이자 작가의 시작의 글,
수상작도 아니고 우수상인 글,
책으로 내기에도 어중간한 글이던 이 원고가
어느 날, 갑자기 이 글의 안부를 묻는,
궁금해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본인도 잊혀 지내며 보지 않는 이원 고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은 굉장히 짧은 분량인데
일러스트가 추가되어있어서
어느 연령이나 읽기 편하게 담겨있다.
그림과 함께 글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읽는 내내 나의 상상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상상하게 만들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잘 느껴져서
생동감도 넘치고 꽃내음이 날것만 같은
따뜻한 감성이 담긴 글과 그림이었다.



주인공은 수현,

수현이는 선생님이 두 분이 전부인
학생이 별로 없는 분교에 다니는 아이다.
농사를 짓는 부모와 할머니와 삼촌과 함께 살고 있다.



"인동집의 꽃밭"



"인동집은 마을에서 가장 먼저 비어버린 집이었습니다.
인동꽃이 피는 집이라서 인동 집이라고 합니다.
홀어머니와 딸이 살았던 집인데
도시에 자리를 잡자 비게 되었던 것입니다.
빈집이어도 인동꽃이 피면 쓸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p27



삼촌은 인동 집의 꽃밭을 반으로 나눠
수현이와 미정이에게 꽃씨도 똑같이 나누어주며
꽃을 잘 키우면 상을 준다고 했다.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수현이는
인동 집 꽃밭에 가서 꽃밭을 가꾸었다.



하나, 지금은 삼촌도 도시 공장으로 떠나고
미정이도 도시로 떠나서
수현이는 마음이 휑해서
한동안 인동 집에 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동 집에 누군가가 이사를 왔다는 소리를 들은
수현이는 꽃밭이 걱정되기 시작해
인동 집에 가서 꽃을 살펴보는데 ,,


"그럴 줄 알았어!
수현이는 울컥 울음이 솟았습니다.
어른의 발자국에 제법 자란 과꽃 줄기가 밟혀 있었습니다.
부러진 것도 있고 기우뚱 넘어진 것도 있습니다.
수현이는 쓰러진 꽃들을 세우고 돌멩이로 받쳐 주었습니다. "

p44



그렇게 꽃들이 걱정된 수현인
인동 집 꽃밭을 살피러 다음날도 들리는데
돌멩이로 받쳐둔 과꽃이 사라진 걸 보고 더욱더 속상해한다.

그 순간! 방문이 열리고 얼굴이 하얗고 어려 보이는 남자아이가 나왔다.
과꽃은 병에 꽃혀있는걸 본
수현이는 본인이 가꾼 꽃밭이니 내 것이라며
네가 이랬냐면서
민우라는 아이에게 화를 낸다.



그런 민우는 멀뚱히 수현이를 바라볼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 수현은 더욱 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 민우에게 불만이 가득했던 수현이는 이내
민우는 다름 아닌 몸이 아픈 학생이고
수술비도 많이 들어가고 집까지 팔아
여기까지 오게 된 민우네 사정을 알게 된다.



도시에서 온 민우와 시골에 사는 수현이는 과연
인동 집 꽃과 함께 앞으로 사랑과 우정을 지키며 잘 지낼 수 있을까?



결말이 궁금하기도 하면서
두 친구가 행복한 친구로 남길 바라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적어지는 페이지가 아쉽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처음엔 그 유명한 소나기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어른이 읽어도
참으로 따뜻한 동화 같은 이야기라는 것,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름다운 꽃이 소재가 되어
민우와 수현이의 한편의 이야기,



따뜻한 가을날,
봄의 꽃내음을 그리워하며
읽기 좋은 이 책,



"삶이 무거워질 때면 가끔씩 꺼내 보는
오래된 사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


아이가 있으면 더더욱 읽기 좋고
어른인 부모도 마음이 따듯해짐을 읽는 동안 잠시나마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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