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비트코인 가상화폐 - 4차 산업혁명 시대 부의 대이동
김동성 외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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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달동안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를 광풍으로 몰고 갔던 것이 바로 가상화폐입니다. 저도 가상화폐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강연내용을 들으면서 그때는 한귀로 듣고 흘렸었는데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더라구요. 물론 그당시에는 가상화폐가 이렇게 주목받을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죠. 그러나 최근 한달동안에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무섭게 오르던 가상화폐의 가격이 주춤해졌습니다. 가상화폐가 투자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본래 취지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화폐입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적인 설명은 강연이나 뉴스 등을 통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인지는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블록 안의 데이터를 이용해 10분 동안 작업증명을 하고 문제의 해답을 찾으면 이 블록을 기존 블록체인에 이어 붙입니다. 비트코인은 10분마다 블록이 생성되고 블록과 블록은 해시로 연결되는데 이 해시값을 찾는 과정이 채굴입니다. '해시란 임의의 길이를 임의의 고정된 데이터로 매핑하는 일종의 함수인데 이때 도출된 값을 해시값'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 장부를 조작하려면 수십만개의 블록을 그것도 10분안에 수정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죠.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가지로 갈립니다. 지지측은 비트코인이 통화에서 요구하는 높은 유동성, 낮은 거래비용, 익명성 등의 특성을 기존 어떤 통화보다 잘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큰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반대 측은 비트코인을 장기 지속가능한 통화로 보기에는 설계상의 취약점이 있고 법적, 제도적 불안정성 때문에 통화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실생활에서 신용카드를 비롯해 수많은 각종 페이 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화폐 지급에 대한 약속이지 실체가 있는 돈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가상화폐와 동일하다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책의 내용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제까지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피케티 교수의 연구에 의해면 유럽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8, 19세기에는 거의 제로였다고 합니다. '초기의 지폐는 금본위 제도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금과 바꿀 수 있는 진짜 돈, 태환권이었습니다'. 그러나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 우즈 협정에서 미국 달러를 금 1온스당 35달로 고정하기로 하고, 다른 주요 통화들은 고정 환율로 달러에 고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 등으로 브레튼 우즈 협정은 파기되었고 '달러는 태환권이 아닌 불환권, 즉 금으로 바꿀 수 있는 진짜 돈이 아니라 신용으로 찍어 낸 가짜 돈'이 되어벼렸씁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뇨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폐를 발행하면 교환 가치에서 발행 비용을 뺀 만큼의 이익, 즉 주조이익이 생기는데 이를 세뇨리지 효과'라고 합니다. 실제 화폐의 액면가에 비해 제조 비용이 적게 들고 그 차액만큼의 이익이 생기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당백전도 여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금본위제가 무너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 생기게 된 것이죠.

 

'국가적 상황에서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신뢰가 없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생기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나온 것인 암호화폐'입니다. '코인은 시장논리에 따라 가치가 변할 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암호화폐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크게 다섯 가지의 이유를 들 수 있씁니다. '희소성으로 인플레이션이 없는 안정성, 투명성과 익명성, 저비용과 편리성, 대중성, 미래 사회에 맞는 결제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비트코인 이후에 나온 코인들을 알트코인 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약 2000개 이상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암호화폐는 저마다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이더리움, 대시, 리플, 퀀텀 등 알트코인 몇가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각 암호화폐의 특성과 차이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을 분석한 내용도 있습니다. 2017년 6월 기준으로 한국 코인시장의 시가총액은 880억 달러에서 1150 달러로 유동성이 거의 30%에 달합니다. 책이 출간된건 2018년 1월이지만 책에 실린 연구결과나 기사 등은 11월 말이 최신이니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했다면 유동성은 훨씬 더 컸겠죠.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지만 책에서는 '투자로 투기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흔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또 튤립버블 등 3대 버블 현상을 설명하며 가상화폐가 이들과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만을 소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시간안에 투자 원금의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죠. 그러므로 '코인 발행 백서, 전략 또는 계획, 유저 규모, 투자금 규모, 개발팀, 거래 가능 거래서, 거래량, 호가와 물량, 지갑 설치, 실행, 코인 전송 방법 등'의 항목이 코인에 투자하기 전 최소한의 확인사항이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코인사업과 한국이 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구요.

 

전반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암호화폐에 투자(어쩌면 투기)하기 전 참고하면 좋은 내용들도 많구요. 책의 주장처럼 개인적으로는 암호화폐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기까지는 멀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다만 지금보다는 유동성이 어느정도 안정된 후에라야 화폐로서 기능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블록체인기술과 암호화폐는 분명히 구분해서 규제해야한다고 봅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기에 이 기술에 대한 연구과 투자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는 말처럼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죠. 어쨌든 암호화폐에 투자중인 분들, 하실 분들이 참고하면 좋은 내용들이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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