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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임당에 대해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이미지가 가장 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가장 고액화폐인 5만권권에 들어있는 인물이기고 하구요. 이 책은 여성으로서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문,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임당의 생애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다른 말로 위인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제까지 알려진 위인들 중에는 한두가지 분야에 뛰어난 사람이 많지만 사임당은 여러 방면에 걸쳐 고루 뛰어났습니다.
남성들이 자신의 이름을 가졌던 것과 달리 옛날 여성들은 고유의 이름을 갖지 못했습니다. 사임당 역시 이름이 없었기에 스스로 당호를 지었습니다. '사는 스승, 임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에서 따왔'습니다. 태임이란 인물이 '인류 최초로 태교를 실시'한 인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태임을 본받겠다는 의미처럼 사임당은 7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사임당의 남편인 이원수는 부인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그런 남편을 위해 사임당은 10년동안 학문을 성취하기 위해 남편을 떠나보냅니다. 하지만 몇번이나 돌아온 남편을 되돌려보냈고 이원수는 훗날 종5품 벼슬을 지냈다고 합니다. 또한 이원수와 주막집 색시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그것이 바로 율곡 이이의 탄생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임당은 뛰어난 예술가였습니다. 초충도와 산수도에서 볼수 있는 훌륭한 그림실력뿐만 아니라 서예에 있어서도 일가를 이룰 정도였습니다. 사임당의 초서는 '조선 중기 초서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막내 아들 옥산 이우에게 전해'졌습니다. 심지어 '조선 4대 명필 중 한사람인 석봉 한호'도 사임당의 서풍을 수용했을 정도였습니다.
사임당하면 이이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어린시절부터 천재성과 훌륭한 인품을 보여줬던 이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외할머니 앞에서 지었던 자경문의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다, 마음을 가다듬어야 말이 적게 된다, 천하를 다준다고 해도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 등' 열두가지의 내용은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위인전을 읽는 셈이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것들과 느끼는 점들이 많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