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앵무새 죽이기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영국인들이 꼽은 역사상 최고의 소설 1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등 이 책이 얼마만큼 영향력 있는 책인가를 설명하는 수많은 지표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이제서야 접하게 된 것을 약간 창피하게 생각하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어린 소녀인 스카웃을 중심으로 그의 오빠 젬, 친구 딜, 스카웃과 젬의 아버지인 변호사 애티커스 등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밖에 스카웃이 어릴때 엄마를 잃고 그 자리를 대신해온 흑인 유모 캘퍼니아,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는 래들리 집안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한 축입니다. 책의 초반부에는 젬과 스카웃, 딜이 래들리 집안에 대해 가지는 호기심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마을에서는 래들리 집안을 다 꺼려하는 분위기이지만 호기심많은 아이들은 래들리 집에 몰래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등 사건을 벌입니다. 그리고 스카웃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모디 아줌마의 집에서 불이난 이야기도 다뤄집니다.

1부의 중후반부부터는 변호사 애티커스가 흑인의 변호를 맡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책의 배경이 1930년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백인 변호사가 흑인을 변호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었는지 잘 상상이 안갈 정도입니다. 덕분에 스카웃과 젬은 친구와 친척들로부터 놀림과 공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인 애티커스는 이를 감당해야 할 몫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도 절대 싸우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애티커스가 맡고 있는 변호를 포기하게 하려고 사람들이 협박과 압력도 행사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애티커스는 이를 포기하지 않죠. 이후 뒷부분은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생략하겠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책의 저자가 '앵무새 죽이기'이후 새롭게 출간한 신작 '파수꾼'에서 애티커스의 다른 면모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스카웃이 성인이 된 이후의 내용을 담은 책으로 흑인을 변호하는 정의로운 변호사 애티커스의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니 '파수꾼'의 내용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