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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 비정상의 시각으로 본 정상의 다른 얼굴
조던 스몰러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표지에 나와있는 것과 같이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유전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여
인간의 뇌와 기질 등을 분석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500페이지를 넘는 막대한 분량
때문에 부담도 되었지만 연구결과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게 되고 또
행동하는지를 설명해 주어서 문과생인 저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육아에 관심이 있어서 2장 기질의 생물학과 3장 양육의 생물학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최근에는 육아에 있어 유전적인 영향보다 환경적인 영향, 즉 부모의 양육방식이나 성장환경 등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정설로 여겨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유전적인 영향의 중요성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가령 14개월 전후 아이들을의 기질을 분석하고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 아이들을 조사했을 때
아동기에 보였던 기질의 흔적이 현재의 뇌에도 숨겨져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즉, 유아시절에
내성적으로 분류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내성적인 성격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기질적으로 대담한 아이들의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폭력범죄, 알코올중독, 음주운전 등 위험한 행동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타고 태어난 기질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성격이 완성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양육의 생물학 부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특정 시기에 일어나야 할 발달이 일어나지 못하면 그것을 되돌리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민감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부분에서도 흥미로웠던 점은 어린 아이가 생후 8개월이 되기 전에는 어떤 언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후 1년이 지난 후에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음을 점점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아이의 뇌는 주변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에 맞춰지기 때문에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소리는 점점 더 듣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읽었던 다른 육아 관련 서적에서 나온 내용과 동일한 견해라서 흥미로웠습니다. 그 책에서도 역시 아주 어린 시기에 외국어 교육을 하지 않으면 그 이후시기에는 외국어 공부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늑대과였던 개가 다른 동물들보다 인간의 마음을 잘 이해하게 되는 내용도 흥미로웠고, 현대에 이르러 정신과적으로 비정상(우울증, 자폐증 등) 진단을 받는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한 정상과 비정상을 무엇으로 구분하고 나누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의미 있는 내용이었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