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컨트롤러 - 누가 내 선택을 조종하는가?
김민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선택이라고 하면 자신의 지식이나 동기, 목표 등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생각적으로 하는 선택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런 의식적 선택 외에도 외부의 자극에 의해 자동적으로 결정되거나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선택들도 있습니다. 글을 읽거나 또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등의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시각이나 청각, 촉각 등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 중에 일부만을 자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죠. 저자는 일너 무의식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에펠탑의 높이가 150m 보다 높을까 혹은 낮을까?'라는 질문과 '에펠탑의 높이가 500m보다 높을까 혹은 낮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98%의 정확률로 에펠탑의 최소높이와 최대높이를 설정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펠탑의 높이를 150m와 500m 기준으로 설정하게 됩니다. 즉 150m를 기준으로 하는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500m를 기준으로 하는 질문을 받은 사람들보다 에펠탑의 높이를 훨씬 낮게 판단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판단이 사전에 주어진 기준을 중심으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효과를 '정박효과'라고 부릅니다. 특이하게도 권력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어진 기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조절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가진 생각이 맞는 것인지 혹은 틀린 것인지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정치 지도자, 재계의 총수, 조직의 리더가 자신과 다른 읙녀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죠.


신호탐지 이론에서 신호가 없는 데 있다고 판단하는 오경보와 신호가 있는데 없다고 판단하는 누락이 있습니다. 두가지 오류 중 반드시 피해야 하는 오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오류를 피하는 것이 좋을까요? 만약 공군 레이더 탐지 병사라면 오경보 보다는 누락오류를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CT나 MRI를 촬영해 환자의 몸에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의사도 오경보 보다는 누락오류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판사에게는 다수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무고한 사람이 처벌받는 일이 없어야 하기에 누락오류가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오경보 오류와 누락오류 중 어떤 오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냐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우리의 기억은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변형하여 저장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암시나 맥락을 통해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어난 것으로 잘못 기억하는 것이 오기억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목격자가 유일한 증거인 사건이 한해에 수만 건이고, 이중 5~10%에 해당하는 수천건의 사건에서 목격자가 실제와 다른 잘못된 증언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목격자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기억에 허위 정보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 중에는 그것이 사기임을 알려 줘도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 살마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그 사기꾼에게 많은 재산과 정성을 쏟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종말이 온다고 외치는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그날이 지나도 심판이 오지 않으면 다른 이유를 만들어 신앙심을 강화시기키도 합니다. 왜냐하면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그동안 투자한 자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종종 뉴스나 시사프로그럼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접할 때 저 사람들은 왜 속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구나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외에도 이 책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지, 우리의 사고가 어떤 상황에서 편향되는지를 알려주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 삶의 방향과 운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