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수업 -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 심리학
송성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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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결혼을 준비하면서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걸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연애할 때는 다툴 일이 없었는데 함께 살아갈 공간이 생기다보니 각자 다른 생활습관 때문에 갈등이 생기더라구요. 심각한 건 아니지만 결혼도 하기전인데 벌써부터 이런 갈등이 생긴다는게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상황들을 겪으면서 든 생각은 앞으로는 내가 참자, 맞춰주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배우자는 불화의 원인이 되는 말이나 행동을 바꿀 리가 없으니까요. 갈등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침묵하지 말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부부 애착이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세가지 징후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비교하며 상처주기'입니다. 친구의 아내 또는 남편을 기준 삼아 말하는 순간 논쟁은 전쟁이 됩니다. 애착이 손상되면 부부는 서로를 타인과 비교하며 어리석게 행동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미심쩍다'입니다. 우리는 배우자의 장단점 중 보고싶은 것만 봅니다. '만약 당신이 배우자의 호의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부부의 애착은 이미 손상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세번째 징후는 '달라진 말투'입니다. 평소보다 배우자가 분노, 짜증, 침묵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빈번하게 표현하고 있다면 애착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결혼 후에 배우자가 달라졌다고 느껴본 적 있죠? 사실 결혼 이후 달라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대개 부부는 결혼 후 서로에 대한 기대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수정하고 이를 수용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하지만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상적인 기대에 일일이 배우자를 맞추려고 할 경우 갈등이 커집니다. '기성복 매장에 가서 맞춤복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비유가 참 와닿았습니다. 또 만약 배우자가 당신의 기준에 딱 맞는 가치관과 행동을 보인다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당신도 행복하냐고, 혹시 나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어봐야 합니다.


 감정에도 1차감정과 2차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1차 감정은 주로 서운함, 우울함, 두려움, 불안 등과 같은 정서로 본래 자신이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은 진실한 감정입니다. 2차 감정은 주로 분노와 질투, 짜증과 같은 반응적인 감정으로, 1차감정에 기반을 두지만 갈등해결보다는 갈등을 고조시키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과 충돌이 있을 때 느껴지는대로 2차 감정을 내뱉으면 갈등이 더 심각해집니다. 대신 2차 감정을 언어화하여 나타내도록 연습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뭐 그런 걸로 화를 내!" 대신 "당신이 사소한 일에도 짜증에도 짜증부터 내면 너무 화가 나"로 표현하는 식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자신의 1차 감정을 찾아낸다면 "당신이 짜증부터 내면 또 우리가 싸울 것 같아서 불안해"로 표현할 수 있겠죠.


 이제까지는 제가 예비신부인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제 모습을 존중해주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하는 것에서 짜증이 났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혼자 자유롭게 살아왔던 제 모습을 결혼 후에도 유지하려고 하는 것도 이기적인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참고있는 부분이 있다면 여자친구 역시 저에게 맞춰주는 부분이 있을텐데 그 부분을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죠. 앞으로의 결혼생활에서 좀 더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운 책이라 유용했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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