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희망이다
윤성모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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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창인 윤성모 목사가 책을 한권 보내왔다. 대전에서 알콜중독자 치료를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체험한 것을 직접 쓴 책이라고 했다. 제목은 <사랑이 희망이다>.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친구가 쓴 책이니 무조건 읽어봐야지', 다음에는 '오랫동안 알콜중독자 치유를 위해 일해왔으니 뭔가 결실이 있겠지'라는 기대도 되었다, 이어서 '목사님이니까 하나님 얘기 무지 많이 썼을 거야', 마지막으로는 '근데, 알코올중독이 치료가 가능한가?'라는 생각이었다.    

기대했던 대로 알코올중독 치유에 대해 연구도 많이 하고, 여러 국내외 선진기관을 벤치마킹 견학하고,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엄청난 고생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에는 알콜중독자들이 왜 중독에 빠지는지, 어떻게 치료해야하는 지,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 등이 잘 나타나 있었다.

알콜중독의 원인은 심리적인 것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학대받은 영혼', '버림받은 영혼'이라고 했다. 이를 치유하려면 이들이 스스로 존엄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세우는 과정은 엄청난 고행의 과정이다. 실제로 윤성모 목사 부부의 노력은 초인적인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래서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구나'라고 나 나름대로 생각했다.  

나는 알콜중독은 치유가 불가능할 줄 알았다. 그런데 성공률이 20%나 된다고 한다. 만약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 성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알콜중독뿐 아니라 도박중독을 치유한 사례도 나온다. 주식중독, 성중독도 거론된다. 분야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나는 중독을 치유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중독은 치유가 안되는 줄 알고 있었다. 그 만큼 내가 이웃들의 불행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안된다고 쉽게 결론 낸 것 같다. 

우리 청소년과 그 가족 중에는 알콜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성공적인 사례를 접하니 신이 난다. 절망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소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눈물을 흘렸다. '윤성모목사 부부가 사람 능력 이상의 일을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 같다. 역시나 하나님 얘기를 많이 했는데, 하나님 얘기 많이 안해도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종교와 관계없이 중독 혹은 인간 심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주변에 알콜중독자가 있는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시고 이 공동체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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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 -상 까치동양학 26
사마천 지음 / 까치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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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익 선생님은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에서 여러 차레 사마천에 대해 언급을 하셨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위대함에 대해서...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사마천의 사기가 나의 관심영역에 들어왔다. 까치글방에서 나온 3권짜리 <사기열전>을 2-3달에 걸쳐 읽었다.

중국 상고시대인 황제로부터 한나라 무제(BC 101)까지 역사에 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흥망과 영욕을 70편에 걸쳐 다루었다.  

첫편은 은나라 말 형제 간에 임금 자리를 서로 양보하고 수양산에 들어갔으며 주나라가 은을 멸하자 수양산에서 굶어죽은 백이숙제의 이야기를 담은 '백이열전'이며, 마지막 편은 조상 대대로 역사를 주관해온 사마천 자신의 집안 내력과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인생을 걸고 사기를 짓게 된 배경, 사기의 구성체제 등을 다룬 '태사공자서'이다. 

이 외에 기억나는 인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비천한 처지였으나(이때부터 포숙아가 관중의 인물됨을 알아봄) 결국은 제나라의 최고의 관직에 올라 제 환공의 패업을 이루게 했던, 관포지교의 주인공 관중 
사마천이 공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존경했던 노자, 그리고 공자  
아버지와 형이 비명에 가고 용맹과 지혜로 오나라를 위해 공을 세웠으나 역시 비명에 간 오자서
합종을 주장한 소진과 연횡을 주장한 장의(내 소견으로는 둘 다 천하의 사기꾼),
개혁정치를 통해 진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법가의 상앙(그러나 진나라는 법가의 강퍅한 사상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 것 같다)
진나라 장수로서 백전백승하여 조나라의 40만 대군을 생매장시키고 결국 조나라를 멸망시킨 백기
문객과 선배들을 좋아하여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명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삼은  맹상군 등등
비천한 처지에서 때를 기다리고 결국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일으키는 데 공을 세웠으나 결국 죽임을 당하는, 토사구팽의 말을 남긴 한신
왕 앞에서 굽힘없이 자기의 의견을 말하고 나라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돌보지 않은 원앙
귀신같은 의술을 펼쳤으나 이를 시기한 라이벌에게 살해된 편작
적과는 용감하게 싸우고 사졸들에게는 자애로와 적들이 벌벌 떨었으나 황제에게는 끝내 인정을 받지 못했던 이광(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듯)
그밖에 '자객열전', '혹리열전', '골계열전', '유협열전', '화식열전' 등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되어 있다. 변방의 이민족의 인물들도 빠짐없이 다루고, 정치가, 학자, 공직자, 무인은 물론, 협객, 자객, 부자, 점성가, 심지어 '왕의 남자'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대개의 경우 각 편 말미에 사마천이 간략하게 비평을 했다. 일종의 평전이라 할 수 있다. 

여러 인물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역사의 엄중함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자기의 소신과 철학을 인물들의 삶을 보여줌으써 주장하려 한 것 같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도 다루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사마천은 고루하지도 편협하지도 않으면서 합리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책에 몰입했을 때는 나같은 소인배들은 사람들의 처세와 그 영욕에 관심을 갖게 된다. 실제 처세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인간이 참으로 이해관계에 밝은 동물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런데 그 이해관계에 밝은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의 도모하는 것과 흥망이 무관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이해에 너무 밝아 일찍 죽은 사람도 있고, 너무 강직하여 일찍 국은 사람도 있다. 나라를 위해 많은 공을 세웠으나 역모로 몰려죽은 사람도 있다.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아 죽은 사람도 있다. 위에 언급된 인물 중 비명횡사하는 사람만도 오자서, 소진, 장의, 상앙, 백기, 한신, 원앙, 편작, 이광 등등... 불행하게 죽은 사람들만 기억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

인물들의 삶이 너무나 다양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와 영욕도 저마다 다르다. 삶의 태도와 영욕의 인과관계도 사무 다르다. 어떤 법칙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사마천이 이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처세에 관심을 덜 갖게 된다. 처세와 영욕에 초점을 두고 삶을 대하면,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게 되는 것이다. 처세와 그에 따른 영욕보다는 자신이 어떤 가치를 갖고 살고자 하는가, 즉 그러한 의지와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생각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부족하지만 이 정도로 맺을 수밖에...  

기회가 되면 <사기>의 다른 편도 봐야겠다. 사기는 총 130편으로 되어있는데, 나머지 60편은 제왕의 연대기인 본기(本紀) 12편, 제후왕을 중심으로 한 세가(世家) 30편, 역대 제도 문물의 연혁에 관한 서(書) 8편, 연표인 표(表) 10편으로 되어있다.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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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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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님의 <유진과 유진>을 어제 8시30분부터 밤 2시30분까지 쉬임없이 읽었다. 그 심각한 아동성폭력문제를 정면으로 깊이있게 다룬 걸작이다.  청소년에게는 가르침을, 어른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에서 성폭력을 당한 큰유진과 작은유진이 중학교때 같은 반이 되었는데 큰유진은 그 때 일을 기억하고 있으나 작은유진은 기억을 못하고 있다. 큰유진은 공부는 못하지만 정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놀기를 좋아한다, 작은 유진은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이고 친구도 없고 소통도 할 줄 모르는 외톨이이다.  

큰유진과 마주치면서 작은유진은 어린시절의 기억조각들을 짜맞추게 된다.  기억조각을 짜맞추는 과정을 통해 작은유진은 자신의 기억상실증이 성폭력피해를 은폐하려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초래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부모들의 대처방식과 태도가 두 유진이 서로 다르게 자라나게 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작은 유진의 부모는 도망치듯 이사를 가고, 큰유진의 부모는 다른 부모들과 함께 사건을 적극적으로 이슈화하였다. 작은 유진의 부모는 아이의 입을 막고 아이를 더럽혀진 존재로 취급했으나, 큰유진의 부모는 '네 잘못이 아니다'며 아이에게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작은유진은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공부해 모범생으로 자랐고, 큰유진은 공부는 못하지만 정 많고 당당한 보통 청소년으로 자랐다. 

한편 큰유진은 남자친구와 사귀다가 그 사건 때문에 실연을 당한다.  그리하여 큰유진과 작은유진, 친구 소라가 '의기투합'을 하여  함께 가출을 감행한다. 가출을 통해 이들의 상처는 폭발적으로 드러난다. 이를 계기로 작은유진은 엄마와 격렬하게 소통을 시도한다. 그리고 엄마가 부족하고 어리석지만 그녀도 사건 때문에 고통을 받았음을 알게된다.   

이금이님이 이 시대 최고의 아동청소년문학작가라는 평을 듣는 이유를 알겠다.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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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 제1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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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님의 소설 <완득이>(창작과비평)를 읽었다. 지난번에 포스팅한 '소설 속에서 청소년을 만나다'에 소개된 청소년소설 중에 첫번째로 읽은 것이 <완득이>다.  

책을 펼치고 한 페이지도 못 읽었는데,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인물과 맞닥뜨렸다. '똥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조폭스승'임을 자처하는 완득이의 담임선생이다. 거친 말로 학생들 기죽이는 말만 골라 하고, 기초수급자인 완득이에게 나온 식량을 빼앗아먹는 한심한 선생이다.   

그러는 가운데 완득이는 어머니의 존재를 알고, 만나게 된다. 아버지를 놀린 친구를 팼던 게 계기가 되어 킥복싱을 알게 되고 이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반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 1등 여학생과 친구로 지내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완득이는 점차 사람들과 마음을 열게 된다. 이런 사건들의 배후에는 똥주선생의 역할이 일정하게 작용했다. 만득이는 차츰 똥주선생이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나는, 장애인아버지와 집을 나가 얼굴조차 모르는 베트남어머니를 갖고 있는 가난한 완득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차례 배를 잡고 웃었다. 웃음소리가 건넌방에까지 들릴 정도로 참을 수가 없었다. 개성있는 인물들의 설정과 스피드한 이야기 전개가 잘 만든 드라마를 보는 듯하였다. 

그리고 소설을 통해 다양한 청소년문제를 만나게 된다. 장애, 가난, 다문화, 결손가정, 외톨이, 왕따, 입시, 진로 등 다양한 이슈 말이다. 이러한 이슈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다만, 완득이의 아버지, 삼촌, 다시만난 어머니, 똥주선생, 파리 날리고 있는 킥복싱 관장, 왕따 여학생 등 먼가 조금씩 모자라지만, 서로 돕고 위하는 가운데 이런 문제들을 힘겹게 이겨내는 모습으로 다루었다. 완득이와 어머니가 만나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은 참으로 가슴 뭉클하다. 

그리고 처음에 그렇게 악랄하고 못 돼먹은 인간으로 생각했던 똥주선생이, 세련되지는 못하지만, 참으로 인간적이고 훌륭한 선생으로 다가온다. 누구보다도 완득이의 처지와 상태를 잘 이해하고 완득이가 자기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세상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완득이 화이팅, 똥주선생 화이팅!!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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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 김미혜의 자연 이야기 2
김미혜 지음, 이광익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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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혜님의 <우리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라는 책을 읽었다. 계간지 <어린이책이야기>에 소개된 작가 인터뷰를 보고 필이 꽂혀서 샀다. 작가가 생활 속에서 관찰한 내용을 가지고 자연이야기를 썼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직박구리가 집으로 날아들어왔다니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쐐기 애벌래를 데려다가 키운 이야기, 벌이 초롱꽃에 들어가 온 몸에 꽃가루를 잔뜩 묻힌 이야기, 직박구리가 집으로 날아와서 물에서 목욕하고 사과랑 바나나랑 맛있게 먹은 이야기, 숲새가 침대에까지 들어온 이야기, 까치가 집짓는 이야기, 오색딱따구리가 드러밍하는 이야기 등 말만 들어도 행복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도 너무 이쁘다. 새를 좋아하는 나는 그림만 봐도 행복하다. 특히 아이들과 새와 나무가 조화롭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내 마음이 저절로 평화로와진다.  

어른들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러다가 어린이책만 읽게 될 것 같다.  

책에 소개된 윤석중님의 '넉 점 반'이라는 시를 소개한다. 너무나 사랑스런 옛날 시골어린이를 만나볼 수 있다. 

넉 점 반
- 윤석중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 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잠자리 따라
한참 돌아다니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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