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먼 옛날, 매일 밤마다 달님과 작은 물고기가 만났어요

안녕, 물고기야

안녕하세요, 달님

잘자, 물고기야

잘자요, 달님"

이렇게 15일동안 반복되는 이야기이다.

물고기는 매일 사랑하는 대상이 바뀐다.

달님, 해, 바람, 파도 ,작은배, 작은섬, 코끼리, 나무, 민들레, 왕자님, 공주님, 작은 물고기...순서로.


처음엔 '물고기가 어떻게 코끼리를 만나고 민들레를 만날 수가 있지? '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생각해보니 이 그림책은 잠자리 동화다.

그래서 아이들은 잠들기 전 이 이야기를 들으며 자유롭게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마음껏 상상해볼것이다.

예를 들면, 물고기가 물 밖에 있는 나무와 만나는 장면 등 등 에서.

(작가님은 아마도 그런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글을 지었으리라.)


그러다가 스르륵 잠이 들기도 하겠지. 표지 속 달님과 닮은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

15일이 지나면서 보름달에서 시작한 달은 점점 사위어가 마침내 그믐달로 변해간다.

이미 달의 모양이 매일 바뀌어간다는 아이들은 그 사실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리라.

해님처럼 달님은 늘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궁금증도 호기심도 의구심도 들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저런 궁금증와 상상을 하면서 행복하게 잠 들 것이다.

그러니 잠자리 동화로서 특급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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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씨의 생활을 보여 주는 겉장의 삽화들에 눈길이 한참을 머문다. 그리고 한장 한장 넘겨 펼치면 알수 있다.

순례씨는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나 지방의 단독 주택에서 살고 있다.

혼자서 살아가고 있다.

누구의 도음도 없이 그리고 누군가를 돌봐야하는 상황도 아니다.

인스턴트 커피라 추측되는 종이컵에 담긴 음료를 마시는 순례씨, 화초에 물을 주는 순례씨, 허리 뒷춤에 방석을 매단 순례씨, 강아지에게 밥 주는 순례씨...그리고 순례씨의 등긁개(효자손), 젓갈병, 장화, 약봉투, 거울 등등

소품 하나 하나도 왜 이다지도 정겨운 것일까...?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로 작가의 소개글에서...

채소

...(생략)

감자를 즐겨 먹고 푸르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오래도록 곁에 머무르는 것들이 마음에 담깁니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순간을 사랑합니다.

(중략)

순례씨, 작가의 소개글 중에서

작가님이 궁금해진다. 작가님에 관해선 검색이 안된다. 그래서 나름 상상해본다.

그는 아마도 채식주의자일것 같다. 필명이 채소라서...

그리고 함께 한 할머니를 무척이나 사랑할(?) 것 같다. 할머니의 소품을 이다지도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것 보면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서평단 소개글에서 봤을때는 소설 <순례주택>과 관련있는 '순례씨'인가 생각했었다. 그건 아니고 그냥 동명 이인 이야기.

최근 연로하신 여성분들의 이야기에서 실명이 등장하는 제목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이명환 작가님의 <경옥>도 그랬고...

그냥 '할머니'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한 존재로서의 이름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다.

나도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슬며시 울엄마라고 저장해 놓은 글자 앞에 엄마의 이름 석자를 써 넣 는다. 왠지 뿌듯해진다.

난 이 책의 메세지도 좋았지만 그려진 소품 보는 즐거움이 참 컸다.

순례씨의 방, 순례씨의 부엌, , 그리고 순례씨의 앞마당... 그리고 그 공간들을 차지한 이불들, 액자 속 사진들, 항아리, 세숫대야, 김치통까지..흔히 보는 살림살이들이건만 그림 속에 순례시의 손길과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순례씨의 생활이, 그리고 순례씨의 삶이...

땅을 파다가,

땅에서 곡식 올라오듯이 생겨난 아이들을 위해 또 땅을 파다가,

결국은 땅 속으로 먼저 가버린 남편...


담박한 삶이란 이런 거겠지. 그 언제 이 생에서 떠난다하더라도 아쉬울 것 없는 삶...

참 쓸쓸한 것 같지만 받아들여만 하는 삶...

그래도 아침이 밝아오면

세수를 하시고

화장을 하시고

식사도 하시고

친구분들도 만나시고

운동도 하시고

고추도 따러 가시고

책을 덮는데 한숨 아닌 "큰 숨"이 쉬어진다.

그냥 오늘 하루를 또 잘 살아보자. 순례씨처럼.

살아갈 수 있는 또 하루가 나한테 주어졌으니 선물이겠지.

후회없이.

순례씨처럼.

하루하루가 모인 인생길의 순례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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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작은 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6
토머스 하딩 지음,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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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00년전,

베를린 근방 호숫가에 상냥한 의사 아빠와 밝고 씩씩한 엄마가 지은 집이 있었다.

자녀 네 명과 함께 주말 별장으로 지내기 위해 나무로 아늑하고 따뜻하게 지은,

햇살이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그런 집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그들을 행복한 삶을 계속 이어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나치가 집권했을때 유대인이었던 그 의사 가족은 집을 떠나야만 했고,

게슈타포에 의해 집은 압수되었다.

그 다음엔 작곡가와 영화 배우 부부가 살았는데

함께 살던 두 아들들은 나중에 히틀러 청소년단에 가입하였고

다른 가족들도 오스트리아로 도피하였다.

세번 째 이 집에서 살게 된 부부도 있었는데 소련군이 마을을 점령하기 직전에 달아났다.

네 번째로 이 집에 머물게 된 사람은 겉으로는 거리의 청소부였으나

동독의 비밀 경찰로 마을 사람들을 염탐하는 사람이었다.

1961년에는 집과 호수 사이에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30년동안 호수로 나갈 수도 없게 되었다.

100년동안 호숫가 작은 집은 한동안은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한 아늑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또 어떨 때는 성난 사람들이 열쇠를 가져가고 창문은 닫히고 문은 잠긴 채로

집만이 혼자 남아있기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그림책의 장면들은 집안에 사람들이 가득차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때의 분위기와

가족이 떠나가 텅 비어 있을때의 분위기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극명하게 교차하면서

독일의 굴곡진 역사를 표현하고 있는듯하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베를린 장벽에 쌓여져 집에서 호숫가로 나갈 수도 없었을때의 상황과

갑자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는 호수에서 불어오는 달콤한 바람이 집안 구석구석 들어와

손주들이 호수로 뛰어드는 장면에서는 나도 덩달아 야호하는 외침이 절로 나왔다.

2013년에 이 책의 글 작가인 토마스는 이 작은 집을 찾게된다.

바로 100년전 이 집을 지은 의사분이 그의 증조할아버지였던 것이다.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집을 고치고 청소하여 예전의 영광을 찾아준다.

그리고는 이 그림책을 짓게 된다.

현재 그곳은 알렉산더 하우스라는 기념관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독일 여행의 기회가 찾아 온다면 꼭 가보고 싶다.

짦은 그림책이었지만 100년의 역사를 담은 그림책이라 그런지 영화 같은 그림책으로 기억될 듯하다.

그림 작가인 브리타 테켄트럽의 삽화가 너무나 인상적이고 역사 속 작은 집의 분위기를 훌륭하게 표현한 듯하다.

브리타 테켄트럽은 <여우나무>에서 넘 멋지게 죽음과 애도를 표현한 작가라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 글책으로 다시 만나니 넘나 반가우면서 작가의 역량에 또 다시 감탄하게 되었다.

이 분의 다른 그림책도 검색하여 인근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 두었다.

<호숫가의 작은 집>을 통해 독일의 역사에 대해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고

그림책의 분위기에 끌려서 한 장 한장 넘겨본 시간이 소중하여 좋았다.

이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기다리는 마음이 설렘이다.

*좋은 책 만들어 주신 봄봄, 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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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멋진 그림책. 제목에서부터 딱 내얘기다 싶게 하는..그래서 꼭 만나보고 싶었던 그림책이다.

어디를 가거나 산책할 때마다 올려다보게 되는 하늘...

하늘에 떠 있는 달, 별들은 내겐 늘 신비스럽고도 알고 싶은 대상이었다.

오늘 달은 어떤 모양이며 언제 떠서 언제 지는가 ?

어떤 날은 달이 낮에도 보이고 또 어떤 날은 아닌것인가??

내가 보이는 반짝이는 저것은 별인가? 인공위성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물체인가?

북극성은 정말 어떤 것인가?

수많은 별자리의 이름은 누가 지어준 것인가?

그믐날엔 정말 달이 완전히 안보이는 건가??

요런 초등학생 수준의 궁금증을 50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질문이 더 이상 달라지지도 않고 커지지도 않고 또 그 답을 알려고 고군분투 하지도 않는다.

그나마 달이 뜨는 시간은 해가 뜨는 시간대처럼 비슷하지도 않고 하루에 한 시간씩 늦어진다는 사실 정도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원리를 누가 내게 질문해 온다면 아직도 대답은 모르겠다이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방학이 되면 ...<코스모스>를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가 방학이 되면 그 결심마저 또 잊어버린다. 보이면 궁금한데.. 답 찾기를 또 잊어버리기 일쑤이고... 사실 알려고해도 언뜻 이해가 쉽지는 않다. 3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그런지 머리 속에서 잘 그려지질 않는다. 그냥 내 머리의 한계구나 하고,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1750년 독일 출신의 캐럴라인 허셀은 그 궁금증을 끈질긴 질문과 문제해결력과 의지를 가지고 풀어낸, 그리하여 여성 직업 천문학자로 성장한다. 그것도 신체적 장애와 여성 차별을 극복하고 말이다. 역시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의 차이인가보다.

그림책의 그림도 참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펜화로 밑그림을 그리고 수채화로 채색한 그림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미국 작가들의 책에서 이런 분위기의 그림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어쩐지 난 이런 그림풍들은 서사적인 면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특히 이 망원경 만드는 장면들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말똥에서 망원경의 유리 재료를 찾아내었다니..그 시절의 망원경을 만드는 기술이 신기방기하기만 하다. 이렇게 해서 캐럴라인과 그 오빠가 처음 만든 망원경은 1.5미터 길이의 경통에 15센티미터 자리 거울을 단 것이었는데 그 거울은 6000배의 확대해보여주었다고 하니 그 원리를 어떻게 깨우친것일까??

마침내 이 남매는 은하라는 둥근 천체가 수백만개의 별이 모인 집단이란걸 알아냈다고 한다.

캐롤라인의 오빠인 윌리암은 그 후 천왕성도 발견하고 케럴라인도 8개의혜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두남매의 업적은 그 당시에 엄청 큰 것이었다고 한다. 특히나 캐럴라인은 어릴때 병을 앓아 키가 130센티미터 밖에 되지않았다고 하니 그 연약한 몸으로 어쩜 그리 큰 일을 한 것인지..그 뒤엔 오빠의 지지와 응원도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여기서 얼마전 읽은 <달팽이 헨리> 생각이 났다.

점액질을 갖지 못하고 테어난 헨리는 자신에게 없는 점액질 대신 근육을 키워 나무 줄기 끝에 결국은 오르게 되고 그걸 도와주는 민달팽이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민달팽이는 캐롤라인의 오빠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근육을 키운건 캐롤라인이 작은 키의 소유자였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점액질을 가진 달팽이 이상의 업적을 남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밤하늘의 별하늘을 바라볼 때는 캐롤라인 허셜까지도 생각날 것 같다.

까만 밤하늘이을 바라보면 그녀가 밤하늘의 별들을 그리려고 할 때 얼어붙었던 잉크가 연상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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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업고 레디, 액션! - 한 편의 영화로 남은 한국 첫 여성 감독 박남옥 바위를 뚫는 물방울 15
김주경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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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 감독의 생애를 그려낸 그림책이라고해서 정보책이라고만 생각했었나보다. 이 그림책이 이렇게나 재미질줄이야.

일단 그림이 볼거리가 가득하여 얼굴 표정 하나하나 생생한데다가 분량이 많고 그림들의 구성이나 짜임이 다채로우면서도 안정감 있다는 느낌이다.

어떤 장면은 만화책 같기도, 또 어떤 장면은 시 또는 드라마 같기도 하다.

또 어떤 대목은 소설 같기도 한 그야말로 한편의 영화같은 그림책.

작가님의 역량이 돋보인다. 김주경작가님을 기억할것이다.

어린 시절의 남옥이는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소녀. 그 여러 에피소드가 넘나 재미졌다.

학창 시절의 남옥이는 그림도 잘 그리고 책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는 다재다능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그런 시절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 또한 그녀가 상상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졌다. 결국은 자퇴를 하고...이런 저런 배움의시도와 좌절을 거듭하는 가운데 결국 영화의 녹음 작업에 참여하게 되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그러던 와중에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결혼을 하게 된 박남옥. 피난갔던 부산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와 미망인이라는 영화를 찍게된다.

이때 태어난 아기까지 업고, 스텝들에게 밥까지 해먹이며 영화를 찍은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된다. 하지만..

그 다음 이야기는는 그림책에서 확인하시길...^^

(여기서 궁금한거 하나, 저 업혀있는 저 아기는 지금은 노년층의 나이가 되셨을거다. 어떻게 살아가고 계실까...?혹시...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시지는 않을까?)

199740년만에 다시 상영된 영화 <미망인>.

 

그림책을 다 보고 유툽에서 미망인이라는 영화를 찾아서 보았다. 그녀의 유일한 영화가 궁금해서. 다행히 화질도 좋고 대사도 잘 들리고 줄거리도 그 시절 이야기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박남옥감독님은 영화를 통해 어떤 메세지를 주려고했는지 알 것도 같다.

 

볼거리, 생각거리가 풍부한 그림책을 만나 며칠동안 여성 감독이라는 자리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미망인이라는 단어의 아쉬움에 대해서도...

고마운 그림책이고 가까운 모든 이들에게 소개하고픈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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