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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s 경성 무지개 - 그들의 심장은 뛰었다 ㅣ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2년 2월
평점 :
p. 199 내가 일제 강점기에 살았더라면 나는 친일 민족 반역자가 되었을까? 목숨을 건 독립 투쟁을 했을까? 그도 아니면, 나는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 냈을까?
작가의 말 첫 문장이다.
정말 나도 일제강점기를 생각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었는데....
이런 생각이 이런 책을 쓰게 했다니 너무 멋진 질문이고 그런 생각 하나하나가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나였으면 정말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내 목숨 바쳐 정말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건 그런 행동들을 과연 했을까??
아니면 힘든 고문이 무서워 친일민족으로 살았을까???
p.31
‘나쁜년, 제 년은 일본 놈들 밑이나 닦아 주는 개놈 딸년 주제에. 제 년도 조선인이면서 부끄러움도 없이, 쳇 제 아비가 벌어들인 그 더러운 돈으로 신여성 행세나 하며 돌아다니는 정신 나간 년. 에라, 속도 없는 쓸개 빠진 년아!’
본문에 이 말이 유독 가슴에 맺힌다.
수희는 일본 놈들 밑에서 일하며 부자로 사는 동갑내기 친구를 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시대가 정말 어렵고 암울했고, 또한 내가 하고 싶은 저런 말도 속으로만 해야 했던 시대다.
그런 시대가 있었고 또한 그런 시대에 우리 선조들이 감내 해야 한 것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지내고 있는 것인데...싶은 마음이 드니 가슴 한 켠이 먹먹해 진다.
비가 오고 난 뒤 뜬 무지개를 보며 저 무지개 너머엔 다른 세상이 있을까 하는 말을 한 수희의 말이 이 책의 제목을 말해주는 듯 하다. 1930년 경성 무지개.
부모님이 나라를 위해 작은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면 잡혀갔고 또 그런 일이 있으면 그 가족들은 감시 대상이 되는 그런 시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 그 속에 사랑이 있고 그 안에 나라를 위한 심장이 쿵쾅대는 여러 가지의 사건들이 나를 그 시대로 이끌어간다.
p.49 그래. 이 봐라. 잊은 채 살고 모르는 채 살라 하면 그저 평온한 하루가 아닌가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더러운 꼴은 피해 가며 복받치는 억울함도 꾹꾹 눌러 담고...하아..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그만 아닌가. 나라 팔아먹는 일이 따로 있나, 나라 구하는 일이 따로 있을까. 그냥 그저 되는 대로 살면 되는 것이지. 묻고 따져봐야 똑 부러진 답도 없는 세상. (중략)
얼마나 답답하면 얼마나 끝이 안보이면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꿈이 있어도 마음대로 꿈을 펼치기는커녕 꿈은 그저 사치에 불과했고, 내 부모를 죽인 원수를 보고도 그저 보고만 있어야 하는 그 당시의 설움을 어디에 토로할 수 있었을까...
수희가 아씨라고 부르는 하연은 끝까지 자기와 함께 있어준 수희가 그저 고맙고 또 잘 참아주고 하연을 늘 자기를 지켜준 수희를 보면 눈물겹다. 그래, 그 때는 서로의 마음을 다 얘기 하지 않아도 알았으리라..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응어리를 짐작할 수 있었겠지...
함께 있어줌은 어떤 걸까 나의 마음에 위로 되는 친구
언제나 든든히 내 곁에서 조용히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
수희와 하연 그리고 혁진과 우진...
이들만이 아니라 수 많은 그 시대의 청춘들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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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하는 일은, 독립운동이라는 것은 엄청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힘도 세야하고 많이 배운 이들이 하는 것인 줄 알았지요.
하지만 만세를 부르다 죽고 옥고를 치르다 죽은 많은 이들은 그저 조선인이었습니다...(p.191)
그래, 그랬으므로..그 시대의 모든 조선인이 독립운동가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