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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 뇌과학 - 세계적 뇌과학자가 밝힌 유전 지능을 이기는 공부 지능 발달 습관
가와시마 류타 지음, 이효진 옮김, 김보경 감수 / 부키 / 2025년 5월
평점 :
일본의 뇌과학 책은 이상하게 술술 읽힌다. 쉬운 표현 때문만은 아니다. 핵심 이론을 간략하게 제시하고, 독자가 쉽게 공감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예시로 연결한다. 짧고 리듬 있는 문장이 전체 문맥의 흐름 안에서 매끄럽게 흘러, 전혀 부담이 없다.
가와시마 류타의 《공부머리 뇌과학》 도 마찬가지다. 쉽고 정확하게, 뇌의 학습 회로를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아이가 반드시 가지고 있을 "강점 지능" 을 파악해 동기 부여를 하면 그것이 공부머리가 된다. 뇌에 대한 이해와 습관, 최적화 프로젝트로 현실화하게 돕는 책이다.
읽기, 쓰기, 계산하기.
이 세 가지 단순한 훈련이 전전두피질을 자극하고, 뇌 전체를 깨우는 열쇠라는 사실이 인상 깊다.
특히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음독은 뇌의 기본 회로에 자동화된 처리 속도를 높인다. 전혀 다른 영역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어, 계산력, 기억력은 물론 창의력, 감정 조절력까지 향상된다. 이것이 전이효과다.
학습은 독립적인 스킬이 아니라 연결된 회로 위에서 작동한다. 수학 문제를 푸는 일과 문장을 음독하는 일이, 뇌를 광범위하게 단련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교육관 자체를 재설계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독서를 거듭 강조한다.
또 독서냐고? 그저 독서가 아니다.
독서는 창의력의 원천이었다. 창의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영감이 아니다.
어휘와 언어를 다루는 뇌 영역이 창의적 사고와 맞닿아 있기에, 독서는 뇌를 전방위로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언어 자극이 뇌의 연결 회로를 다채롭게 바꿔주는 것, 그것이 독서의 진짜 힘이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부분은 ‘스마트폰 사용 ’에 관한 실험 결과였다. 하루 1시간 미만으로 폰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집에서 2시간 동안 공부를 한다 해도
스마트폰을 장시간(4시간 이상) 사용하면 전혀 공부하지 않는 아이보다 성적이 안 좋다."
- 115면
스마트폰은 뇌의 블랙홀이었다.
성적은 공부 시간 총량과는 관련이 없다. 공부를 몇 시간 하든, 공부 중에 스마트폰으로 여러 앱을 (특히 메신저) 사용하면 뇌 활동이 저하되어 공부한 내용이 제대로 저장되지 못한다.
그러니 반드시 물리적으로 멀리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실질적인 뇌효율은 계속 깎여나간다. 스마트폰의 즉각 보상 시스템은 공부의 지연 보상 구조와 정반대라, 폰을 오래 쓰는 뇌는 "기다림 없는 자극"에 최적화된다. 결국, 아무리 공부해도 인출과 적용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학습은 복리처럼 쌓이는 작업이지만, 스마트폰의 과잉 자극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곧 ‘복리의 저주’로 돌아온다. 긴 시간 쌓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뇌 회로가 조금 바뀌었나 보다. 책을 덮자마자, 고민할 새도 없이 실천했다. 아이들이 공부와 독서, 집안일을 끝낸 후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규칙을 세웠다.
첫째는 기분이 상한듯 한동안 말이 없었지만, 책도 읽고 청소도 하고 잠깐이나마 공부도 했다. 둘째는 큰 반발 없이 집에서 폰 한번도 열지 않고 시험 공부와 독서를 병행했다. 이날 하루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다.
뇌과학 책의 본질은
뇌를 바꾸는 게 아니라,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닐까.
《공부머리 뇌과학》은 뇌에 대한 이해 없이 교육을 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아이들은 배움을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배움이 주는 뿌듯함’을 맛본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희망은 있다. 뇌는 반복에 강하고, 학습에 반응한다. 뇌의 회로를 다시 깐다면, 아이들은 다시 배우는 쾌감을 기억해낼 것이다.
공부머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 스스로 배우고 연결해 창조하는 '똑똑한 두뇌'를 갖는 것보다 더 든든한 자산이 어디 있을까.
《공부머리 뇌과학》을 통해 아이와 함께 뇌를 훈련하며, 자녀는 스스로 배우는 두뇌를, 부모는 늙지 않는 두뇌를 갖게 된다면, 그보다 더 지혜로운 투자는 없을 것이다.
뇌를 바꾸는 작업은 결국,
우리의 삶을 바꾸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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