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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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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는 현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은 충만감을 준다. 깊이 감춰진 생의 다채로운 면면이 잔잔한 물결 위로 하나둘씩 반짝이며 흘러나온다.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라 한다. 인생은 과정이기에 깊이를 지니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사건이기에 잠시도 멈추지 않고 닥친다는 사실을 깨달으라 한다.


고통을 피하려 할수록 더욱 고통스러워지는 역설을 이해하고, 고통을 긍정적으로 마주하며 앞으로 나아가라 한다. 자신의 어둡고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하고 통합해, 더 온전하고 균형 잡힌 자아를 만들라 한다. 부정적인 감정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의식적으로 적극적 사랑을 보내라 한다. 불안과 두려움을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 도전하라 한다. 자기계발서가 주문하는 감당불가한 지령 목록이 아니었다.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났다. 두고두고 오래 먹도록 조금씩 아껴 읽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주제는 "질투"였다.

"그 내담자가 친구를 질투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런데 왜 그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걸 손에 넣었을 때조차 행복할 수 없었을까요? 진실은, 진정한 만족은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가지지 못했는지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행복은 오로지 우리가 어떤 세계에 살기로 했느냐에 달렸습니다. 진정한 삶이 존재하는 세계가 있고, 결핍이 존재하는 더 낮은 차원의 세계가 있습니다. 질투는 우리를 저차원적 세계로 끌어내립니다. "
- 260면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는 말한다. 그것들을 손에 쥔다 해도 당신은 진정으로 만족할 수 없을 거라고,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정신세계에 달려있다고.


질투는 내 길보다 남의 길을 걷고 싶다는 말과 같았다. 그 마음은 내 인생을 무의미로 전락시키고, 길을 잃게 만든다. 경쟁이 유발한 결핍의 세계에서는 창조력과 자신감이 사라진다. 저자는 사고의 틀을 바꾸지 않는 이상 결핍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탈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의 길로 돌아오려면 아주 강력한 힘이 필요한데, 그 힘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질투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보낼 때, 그들이 우리에게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그 무언가는 우리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환기하게 된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에게 사랑을 보내기 위해 저자는 '적극적 사랑'을 제안한다. 저절로 일어나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사랑을 모아 그 사람에게 전송하는 이미지를 상상해본다. 그 사랑이 상대에게 들어가는 걸 적극적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찰나의 순간, 사랑 덕분에 우리는 상대와 하나가 된다. 질투의 회로가 닫힌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무엇을 가졌든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다. 상대를 놓고,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


저자의 말대로 따라 했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작지만 힘껏 모은 사랑이 그분에게 전해지는 장면을 상상하니 벅차올랐다. 상상만 했을 뿐인데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다니, 사랑의 위력은 과연 신통하다. 다른 데서 구하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 쓸만한 사랑이 있었다.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외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몇십 배는 강한 사랑의 힘을 나의 것으로 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진정 자유로운 삶을 시작하는 고통 마주하기 연습,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는 외부의 역경과 내면의 어두움을 겪고 견뎌내는 고된 과정에 든든한 친구와 같다. 언제든 이 책을 펼치면 흔들리는 마음에 리듬을 맞춰 함께 흔들리고 공감해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삶에 더 큰 힘을 들이고, 어둠만이 알려주는 것을 껴안고, 아픔을 넘어서는 필 스터츠의 메시지를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도서지원 #필스터츠의내면강화 #다산초당 #내면강화 #고통 #마음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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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
조디 웰먼 지음, 최성옥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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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유한한 존재라는 자각은 예로부터 우리의 사유와 감정에 깊숙이 자리매김해 왔다. 문화와 시대를 초월해 문학과 철학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 중 하나다. 삶의 유한성은 때로 불안과 두려움을 불러오지만, 현재를 충실히 살고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죽음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조디 웰먼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는 긍정 심리학의 원칙을 기반으로, 가슴 벅찬 삶을 살다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다. 긍정 심리학은 인간의 웰빙과 의미, 번영에 초점을 맞추는 학문으로, 저자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길을 탐구한다.


왜 죽음과 가까워져야 하는지, 왜 더 즐겁게 살고 싶은 욕구를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지 설명하며, 복잡한 감정들로 인해 더 온전하고 충만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 왜 월요일일까? 월요일은 우리가 삶에서 활력을 느끼는지, 무력하게 살고 있는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월요병을 심하게 앓고 사는지, 월요일을 오히려 기대하며 설렘으로 시작하는지가 삶을 대하는 우리의 무의식적인 자세를 비추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는 질문하는 책이다. 당신의 삶을 추천할 수 있는가? 지금 얼마나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마지막 부록으로 실은 "인생 점검 평가지"에서 나는 얼마나 생기 있게 살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습관적으로 살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의미 있게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끝난다.


죽음과 긍정심리학의 바다에서 수면으로 떠오르는 질문들은 중요한 삶의 본질에 눈을 돌리게 한다. 저자는 스트레스와 통제에 대한 갈망으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굶고 토하기를 반복하며 거식증 환자로 살았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후회 없는 삶에 집착하며 성공이라는 허상을 좇았다. 그러다 '죽음이 삶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제를 만나며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걷게 된다.


그 여정과 결론을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자가 긍정심리학으로 인해 삶이 변한 것처럼, 독자의 삶도 바뀌기를 바라며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마치 핀셋으로 집어내듯 구체적으로 찾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죽음에 관한 책을 읽으며 죽음을 가까이하려 했지만 나도 모르게 죽음은 하얗게 사라지고 나는 매일의 삶에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죽음과 친구가 되라는 이 책에 슬그머니 마음이 갔다. 죽음과 친해지는 것이 깨달음을 얻고 삶에 더 많은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메시지는 삶을 온갖 빛깔로 채색한다. 죽음이 주는 긴박감, 우선순위, 의미는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힘을 준다. 이 책이 특히나 강조하는 의도적인 삶을 바라보게 하는 손짓들을 따라가고 싶었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는 활력과 의미라는 개념을 강조하며, 좋은 삶은 이 두 가지 요소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의 핵심 가치에 부합해 기쁨을 주는 활동을 파악하고, 활력과 진정성을 느끼도록 다양한 질문을 수없이 던진다. 공격적으로 퍼붓는 질문들에 답하는 게 쉽지도 않고 시간도 걸렸지만, 짧은 시간 동안 나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어 무척이나 가성비 높은 독서였다.


잘 살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는, 삶의 유한성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게 되는 나와 같은 40대와 50대에게 특히 유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건강 문제와 신체적 제약을 온몸으로 느끼며, 의미와 목적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강해진다. 삶이라는 축복된 시간이 얼마나 유한한지 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는 전환기를 헤쳐나가는 중년층에게 시기적절한 행복 안내서다. 변화하는 우선순위에 맞춰 적극적인 선택을 하게 해, "중년의 행복감 저하"를 피하도록 돕는다. 남은 "월요일"을 계산하고 인생의 의미를 더듬으며,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이 책을 추천한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진솔하지만 카리스마 있고 자신있게 목소리를 내는 메시지에 대한 신뢰였다. 망설임 없이 확신에 찬 문장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렇지만 바람과 달리 현실에서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경험들을 무척 진솔하게 전한다.
"나는 내 삶이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너무 바빴고 두려웠으며 막막했다. 두려움 너머에 더 나은 삶이 있으리라 확신했지만,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3년이란 시간을 무력하게 보냈다."
- 30면


그렇기에 저자가 내놓은 전략들은 참으로 실용적이었다. 좋은 의도와 희망만으로는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없음을 분명히 알고 찾아낸 방법들이었다. 핵심적인 질문에 답하도록 지면에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다양한 학문적 툴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통계 수치와 과학적 사실과 사례를 제시하며 인생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를 읽다보면 인생을 넓지만 깊이 들여다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죽음이라는 마지막 챕터가 주는 힘을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가까이하는 3가지 방법을 전하며, 후회와 허무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향한 걸음에 이 책이 디딤돌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추천한다.


1. 죽음을 명상하라
동양의 종교와 철학은 서양에 비해 죽음에 훨씬 더 개방적이다. 모든 마음챙김 명상 중에서도 죽음에 대한 명상이 최고라고 부처는 말했다. 늙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아픈 것은 당연한다, 나는 질병을 피할 수 없다. 죽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내게 소중한 모든 것과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과의 이별을 피할 방법은 없다. 나는 몸과 말, 마음으로 행한 행동의 결과를 물려받는다. 나의 행동은 계속 이어진다. 이 문장들을 매일 암송하라. 아침과 밤에 읽어라.


2. 부고기사를 검색하라
매년 1월 저자는 아버지와 유명인의 죽음을 찾아보고 대화를 한다. 부고를 읽으면 죽음의 필연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사진 속 돌아가신 분들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떠올린다. 그들은 행복했을까? 내 삶은 인터넷의 작은 사각형 안에서 어떻게 요약될까? 질문을 품고 자신의 부고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좋다.


3. 기회가 될 때마다 묘지를 산책하라
최후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그곳에서 죽음을 느껴보라. 이 특별한 답사가 어렵다면, 유명인의 묘지를 검색해보자. 묘비를 보며 한때 같은 땅을 밟았던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보라. 그들의 희망, 꿈, 그리움을 무엇이었을지 그들의 입장에서 하루를 상상해보라. 마지막 순간에 어떤 기분이었을지, 무엇을 자랑스러워했을지, 무엇을 후회했을지 상상해보라. 최소 15분 정도는 집중해서 죽음을 생각하라. 묘지에 있는 기분은 어땠는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가? 무엇을 알아차렸는가?


#도서지원 #당신에게는몇번의월요일이남아있는가 #토네이도 #토네이도북클럽 #소용도리2기 #죽음을기억하라 #메멘토모리 #자기계발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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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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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 라디오 DJ, 소설가, 동시 시인, 화가...
대한민국의 멀티 엔터테이너 김창완.


1995년 김창완의 첫 산문집 <집에 가는 길>이 2005년 <이제야 보이네>로 개정해 선보인 후, 30년 만인 2025년 《이제야 보이네》 가 개정증보판으로 새 글 8편과 작품 20점을 더해 찾아왔다.


기타에 매달리듯 안겨 눈을 꼭 감고 있는 표지에 눈길이 머문다.
"삶은 여전히 이제야 보이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눈을 뜨고도 못 봤을 수 있고,
눈을 감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삶이 들려주는 대답은 그 의미가
단 한 번으로 완결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로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 사로잡히기보다
흘려보낼 때, 그때 인생이 알려주는 것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개정판 프롤로그


《이제야 보이네》는 김창완이 놓쳐버린 물고기에 관한 이야기이며 삶의 흔적에서 흘러나온 긴긴 노래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들, 비로소 의미를 드러내는 순간들, 이제야 보이는 삶의 의미를 활자로 돌아왔다. 삶은 답을 구하는 기회가 아니라 질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며, 먼 미래에도 모를 것만 같은 수많은 질문이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이제야 보이네》를 다시 세상에 내보이셨다고 한다. 흘려보냈다가 다시 돌아온 인생이 그에게 무엇을 들려주었을까.


《이제야 보이네》를 읽는 동안 시원하고 편히 숨을 쉬는 것 같다. 살다 보면 불현듯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지금 놓쳐버리면 영영 끝일 것 같다. 갖지 못한 것들이 아쉽고, 실패한 것들이 후회스럽다. 또, 또 그럴까 봐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고 스스로를 들볶았다. 하지만 김창완은 말한다.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흘려보낼 때, 비로소 배우는 것들이 있으니 놓아주어도 괜찮다고. 잃어버리고 나서야 보이는 소중함이 있고,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고.


"하루만큼 가면 하루만큼 멀어집니다.
이제는 그 시간의 흐름을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삶도 음악도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요.
무대 위에서 저는 항상 이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합니다.
옛날에 유명했던 곡을 부르는 게 아니라고요.
지금 이 모습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요."
-117면


《이제야 보이네》 책이 내 손에 쥐어진 지금은 나와 함께 있지만, 이 글 또한 흘려보내야 할 것을 이제는 안다. 가수의 글은 노래를 불러오나 보다. 곧장 답가가 멜로디로 흐른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인생은 모순과 아이러니다.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남풍만 불 수는 없다. 북풍, 서풍, 동풍 모두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상실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었다. 고통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견뎌내야 하는 것이었다.


"한쪽 방향만 가리키는 풍향계는 고장 난 녹슨 풍향계다.
나는 오늘 어디서 바람이 불어올지 모른다. 그러므로 오늘도 어디를 바라다볼지 나는 모른다. 그저 바람 부는 대로 흘러온 내 인생길. 후회가 낳은 기쁨도 있고, 절망이 낳은 보람도 있으며, 환희의 자식으로 고통이 태어나기도 했다."
- 13면



"억지로 지우려 드는 대신 통증을 껴안을 수 있는 내성을 기르는 것도 방법이에요. 마음이란 게 쉽게 부서지는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몇 번 부서져서 붙이고 꿰맨 가슴은 점점 더 안 깨져요. 지금 산산이 부서졌다고 해도 서서히 붙더군요. 그것도 아주 말끔하게요."
-24면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멈췄다. 프롤로그를 넘어가는 데 하루가 걸렸다. 문장마다 질문이 걸려있었다.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허공을 헤맸다. 행간마다 내 속의 다른 내가 말을 걸었고, 그 말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폭신한 산책길이라기보다 자갈 섞인 흙길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걷는 기분이었다. 느릿느릿 걸을 수밖에 없었다. 길에 들어서자마자 비가 조금 내렸다. 하늘이 맑았는데 어떻게 비가 떨어지는지 알 수 없었다. 또 질문해야 했다. '나 왜 우는 거야?'


서문만 읽어도 어떤 마음으로 쓴 책인지 알 것 같을 때가 있다. 담담하고 잔잔하게 흐르지만 까마득하게 수심이 깊다. 가끔 김창완 아저씨의 인터뷰 영상을 우연히 본다. 그때마다 울컥한다. 웃고 있어도 뒤돌아서서 울 것만 같은 표정이다. 긴 울음을 지나야 지을 수 있는 말간 웃음이었다. 얼마나 아팠기에 저런 얼굴을 할 수 있을까, 알면 다칠 것도 같지만 무심한 듯 꺼내놓은 이야기들이 따뜻하고 아름다워 더 가까이 다가가 듣고만 싶다.


데뷔 48년 차 일흔 살의 다재다능한 예술가, 닮고 싶은 어른으로 꼽히는 김창완이 "꾸밈없이 툭," 건네는 진솔한 성찰과 위로가 《이제야 보이네》 안에 가득하다. 일상 속 사소한 것에서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시선과 잃어버리고 잊은 줄 알았던 의미를 건지는 삶을 향한 간절함이 빛난다. 자신의 결점이나 모순을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손에 쥔 것만 인생이 아니라는 말씀이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항상 어제보다 나은 나를 원했다. 늦더라도 이제야 볼 수 있는 멋진 변화를 원했다. 예전보다 더 나약하고 비겁해졌지만 그게 더 편하고 좋다는 아저씨의 말씀에 따라웃으며 생각했다. 이전보다 더 나은 내가 아니라도 언제나 지금의 내가 편하고 좋았으면 좋겠다고, 찌그러져도 예뻐할 수 있는 동그라미면 좋겠다고.


《이제야 보이네》를 좋아한 가장 큰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 살고 싶은 인생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아저씨의 말씀을 들으니 더 오래, 더 잘 살고 싶어졌다. 어떤 하루를 보냈든 오늘의 나와 사람들에게, 세상에 감사하며 잘 살았다 어깨를 툭 쳐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chill한 마음이 커졌다.


물과 바람을 닮은 글. 흘려보내도 괜찮다지만 투명한 유리병에 모아두고 싶은 글. 계속 읽으며 나를 씻기고 말간 얼굴로 빛나고 싶게 만드는 글. 이제야 보이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기에 오늘 더 낮아지고 작아질 수밖에 없게 하는 글. 같은 메시지라도 다른 온도와 무게로 삶을 전하는 글. 연약한 듯 오롯이 자신만의 색깔과 소리를 드리운 글. 가수가 쓴 글이 아니라 작가 김창완이 쓴 글.



《이제야 보이네》를 통해 삶의 모퉁이마다 반짝 빛나던 당신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서지원 #이제야보이네 #김창완 #다산북스 #에세이추천 #어른의지혜 #삶의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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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 - 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당당하게 나 자신으로 살자, 202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김은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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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을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의 길을 안내하다 ♬


격동의 시대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은 발전하고, 지금 이 순간도 AI는 자가학습으로 똑똑해지는 반면, 편리와 정보의 풍요 속에서 현대인들은 길을 잃고 무기력해지고 있는 것 같다. 구직을 포기한 2030 세대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30대 '쉬었음' 인구도 6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쉬었음' 인구는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라고 답한 이들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부재와 불안의 증폭이 큰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은 길을 잃은 당신에게 '나'로 살아가는 힘을 제시한다. 넘실대는 변화의 파도 속에서 틀에 갇힌 세상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까지 더해져 우리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오직 입시 하나를 위해 어린 시절을 전력질주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스펙을 쌓으며 모든 걸 갈아 넣지만, 애초부터 방향이 틀렸다면?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 가짜 모습으로 살다가 삶을 마감하게 되면 그 마지막 순간이 얼마나 공허할까?


이 책에서는 훌륭하게 역경을 딛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심리 메커니즘을 자기결정성 이론의 기반 위에서 체계적으로 살펴봅니다. 행복 전략들을 스스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 프롤로그 23면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자기결정성'이다. 바깥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나'로서 살아가는 근본적인 힘, 자기결정성의 중요성을 저자는 역설한다. 자기결정성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넘어, 삶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이다. 외부의 평가나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욕구와 동기에 따라 행동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자기 삶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이 자기결정성의 핵심이다. 자기결정성이 부족할 때, 개인은 무력감과 불만족을 느끼며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삶을 살기 쉽다. 반대로 자기결정성을 확립한 사람은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진정한 행복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은 자기결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동력으로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을 말한다.

자율성
자신의 욕구와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구조화"된 자율성을 강조한다. 합리적인 규칙과 한계를 인식한 뒤 체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자율성 지지적 환경을 만드는 법을 간단히 정리했다.
1. 충분한 시간을 들여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을 듣는 경청하기
2. 시간을 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리기
3. 정보를 담은 긍정적 피드백과 적절한 힌트를 제시하기
4. 관점을 수용하고 소통하며 질문에 즉각 반응하기


유능성
환경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지각으로, 잘할 수 있다는 내재적 동기를 높인다. 긍정 정서를 가진 사람들은 행복도가 증가하고, 이는 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진다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인 것 같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명상과 운동을 추천한다. 명상은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뇌가소성을 증가시킨다. 변연계의 활성화를 억제시켜 불안과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특히 달리기는 해마의 성장을 촉진시켜, 더 잘 기억하고 학습력이 뛰어난 뇌가 되게 돕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걷기와 뛰기를 한다면 긍정적 정서를 점점 더 향상되고, 더 큰 유능감을 갖게 될 것이다.


관계성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강력한 조건이 관계성이다. 우리가 맺는 관계의 총합이 곧 우리 삶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5성 장군으로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때, 밤에 불쑥 막사를 찾아가 사병들을 한 명씩 만나 격려하고 사진을 찍기로 유명했단다. 그리고 그는 사진과 함께 친필 편지를 적어 가족들에게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해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주신 것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세상에 돌려주고 싶어 했던 사람이다. 세상도 그에게 사랑과 존경으로 답하며 후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모든 소통의 시작은 자신과의 소통이다. "내가 더욱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화하고, 더욱 내 삶에 만족하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즉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위한 최우선"이다.(202면)

"하나하나의 만남을 축복으로 바꾸는 지혜,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한 마음,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대하기 쉬운 마음을 다스리는 절제,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태도로 관계성을 쌓아가야 합니다."
- 212면



삶의 선택을 스스로 해나가면서 자율성을 챙기고, 일을 열심히 하면서 과업을 잘 해낸다는 자신감을 확보하고, 주요 타인들과의 관계를 친밀하고 단단하게 잘 맺어가는 것. 각각의 능력을 별개로 인식해 균형을 맞추기보다,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보고 통합한다는 관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밥상머리교육이 효과적인 이유는 부모의 일과 세상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가정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사랑으로 더 단단하게 결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모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을 갖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작은 시도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이어가는 것, 그 중심에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알아가는 것,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며 매일을 점을 찍듯 감사하게 살아간다면 내가 나의 주인으로서 선택한 걸음들이 아름다운 삶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명확하고 쉬운 체계로 정보를 전달한 점이 가장 큰 강점이었다. 복잡할 수도 있는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덕분에, 한 번만 읽어도 명료하게 기억으로 남았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달리, 자기결정성 이론이라는 탄탄한 학문적 기반 위에서 적절한 연구 사례를 엮인 힘이 특히 돋보였다. 특히 저자 자신과 아버지의 일화에 담긴 따뜻한 진심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자기결정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외부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동력을 통합함으로써, 막연한 자기계발이 아닌,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구체적인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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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안드레아 칼라일 지음, 양소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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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생의 이 단계에 와 있다는 사실에
나보다 더 놀랄 사람은 없을 거다.
수백만 명이 그러하듯 나 역시 이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고개를 돌리되,
이 해안가에 있는 우리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하려 들지는 말기를.
당신도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것이다."
- 서문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에 가장 놀랄 사람은 자신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맞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내 나이가 객관적으로 인지되는 순간이 있다. 분명히 맞긴 맞는데, 그 숫자가 얼마나 낯설고 어리둥절한지 모른다. 20대일 때 나는 지금 내 나이를 지닌 사람들을 그야말로 어른으로 봤다. 뭐든지 척척 해결하고 알 것만 같은 어른. 정작 그 위치에 서게 된 나는 정신적으로 젊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두렵고 엉성하고 서툴다. 신체의 많은 부분은 노화를 보이지만 정신의 노화라 할 수 있는 성숙함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우리는 분명히 매일매일 늙어가고 있지만, 노화는 언제나 낯설고 멀리하고만 싶다.


"젊은이들은 늙고
늙은이들은 죽는다."
-이어령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를 읽는 내내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젊은이들은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산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늙어버리지만, 여전히 죽음은 우리와 상관없는 일 같다. 지금 젊음을 열심히 살아야 늙을 줄도 알고, 열심히 늙음을 살아야 죽음의 의미도 안다고 하신다. 눈앞의 것들만 보느라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지 못한 걸까.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100% 확실한 진리, 늙어 죽어가는 인간의 삶을 이 책을 통해 한층 가깝게 내 일상에 들이는 시간이었다.


늙기를 기다려왔다는 충격적인 제목이 호기심을 끌어낸다. 늙어서 좋은 점들이 분명 있겠지만 그렇다고 젊음의 넘치는 기운을 능가할 수 있을까?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는 "나이가 들면 우리의 내면은 지극히 풍요로워진다. 우리의 삶이 가장 깊어지는 순간이므로."라고 말한다. 쇠퇴와 상실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노화의 특별하고 흥미로운 다른 측면을 밝혀주는 책이다.


연륜이 쌓이면서 타인에 대한 공감, 호기심, 이해심, 그리고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한 수용력이 넓어진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안정감과 회복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해 온 경험은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길러주며, 작은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삶의 의미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70세 이상 노인의 우울증 발병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오히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년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외롭고 힘든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되고 행복한 시기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메시지는, 나이가 든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의 경험을 통해 더욱 자기 자신이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자아의 축소나 소멸이 아닌 오히려 더 깊고 넓은 자기 이해의 과정인 것이다. 젊은 시절의 사회적 기대나 역할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는 노년이 어찌 쇠퇴의 시기라 할 수 있을까.


내면의 성장, 정서적 안정, 지혜의 축적, 그리고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노년의 긍정적인 진실을 듣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만 초점을 둔 노화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노화라는 경험으로 삶의 다층적인 본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들이 흥미로웠다. 노년은 삶의 마지막 장이 아니라, 인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빛나는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인생의 각 단계마다 고유한 아름다움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지금 내가 서있는 이 시기도 더욱 소중해진다.


"그 아이를 위로하며 말해주고 싶다.
머지않아 대초원을 떠나
다른 곳으로 떠나겠지만,
거기서도 결국 행복의 정점이 눈에 보이듯
네 상실도 풍경의 일부가 될 거라고.
상실은 초원에 자라난 풀처럼
다양한 나이에 온갖 형태로 찾아오겠지만,
우린 나이 들수록 그 모든 걸 마주할 힘을
한층 더 내면에 품게 된다고."
- 217면


상실도, 노화도 우리 삶의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였다.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풀처럼 상실은 끊임없이 찾아오겠지만, 그 모든 걸 마주하고, 어쩌면 더 좋은 것으로 빚어낼 줄 아는 힘을 갖게 될 거라고, 그러니 결국은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는 위로가 참으로 따뜻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나이 들었다. 요즘은 가끔 예전과 다르다. 하루하루가 가져다주는 모든 걸 헤아릴 필요는 없다. 그저 다가오는 대로 살면 된다. 나이 든 여자가 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 255면


삶의 시기마다 나름의 희로애락은 예외 없이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우린 늘 견디고, 헤쳐나간다. 동시에 웃고 떠들고 감사한다. 그 모든 것들과 공존하는 동안 삶의 모든 것들을 헤아릴 필요도 없었다. 삶의 밝음과 어둠, 무엇을 보느냐도 때마다 다를 것이다. 그저 내 그릇만큼, 내가 담을 수 있는 만큼 살면 된다. 그 그릇이 단단하고 넓어지는 최대의 때가 삶의 마지막, 노년이라는 것을 선명하게 가르쳐 준 책이다. 그 끝에서 그 안에 무엇을 소복하게 찰방이며 담겨 있을지 꿈꾸게 하는 책이다.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수용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만연한 차별적인 편견에 맞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하는 이야기를 통해 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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