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주차장 찾기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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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설은 처음이다.
작가 이름 오한기. 화자 이름 오한기. 게다가 화자의 직업마저도 소설가다. 세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가족들)까지 모두 같다. 그래서 연작소설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장편소설처럼 느껴졌다. 이전의 작품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지어오신 모양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한 편을 쓰는 매력적인 작가”(산문가 김신식)라는 평가를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오한기 소설가는 ‘가장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을 비트는’ 작가로 손꼽혀왔다. 정말이었다. 이야기들의 배경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극사실주의로 읽히는 대목들이 많다. 그런데 서사의 흐름은 도대체가 종잡을 수 없다. 그렇다고 판타지라 할 정도로 튀지는 않는다.


앞표지에 선명하게 "연작소설집"이라 쓰여있건만 이야기들의 정체를 특정할 수가 없다. 자전적 경험 같은데 소설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재미있기는 힘들다. 에세이인가, 소설인가 계속 헷갈리다가 중반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에 빠져 읽었다. 에세이면 어떻고 소설이면 또 어떠랴. 오한기가 창조한 세계는 재미있고 의미까지도 있으니 그저 몰입하면 될 일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보란 듯이 무너뜨린 《무료 주차장 찾기》.


여러모로 이 소설들은 기존의 소설적 틀에 가둘 수 없는 오한기만의 이야기였다. 그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다. 시니컬하지만 소심하게 도덕적이고 따뜻하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내 맘대로 당당하게 타입의 괴짜일 것 같다. 물론 에세이가 아니니 실제 작가님이 어떤 분일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화자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작가님의 큰 그림 속에는 독자의 이러한 상상과 착각도 포함된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꼬이고 얽힌 혼란스러운 반응까지도 기대하며 신나서 쓰셨을 것 같다는 예상이 절로 든다.


제목도 특이하다. 소설 제목이야 워낙에 다채롭고 기발한 게 많지만 이상하게 《무료 주차장 찾기》는 더 생뚱맞아 보였다. "무료 주차장"이라는 말을 평소에 쓰지 않아서 생소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도중에도, 다 읽고 책을 덮고서도 제목에 숨은 다른 의미를 더 찾고 싶어 계속 곱씹었다.


표제작인 첫 번째 소설 <무료 주차장 찾기> 속 화자 오한기는 소설가지만 고정적인 수입은 적다. 다행히 대기업 정직원 마케터인 아내 덕분에 생활이 어렵지는 않다. 딸 주동이는 오한기가 전담해 돌본다.


그러던 어느 날,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주동이 유치원 버스가 사라졌다고 했을 때, 유치원에 가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피식 웃었다. 주동아, 거짓말을 해도 그렇게 유치원 버스처럼 귀여운 거짓말을!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였다. 유치원 홈페이지에는 기사가 버스를 몰고 사라졌다며 당분간 운행할 수 없으니 등하원을 직접 해야 한다는 당황스러운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무료 주차장을 찾으러 갑니다.

기사는 이런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 31면


원인은 원장의 갑질이었다. 유치원이 주택가에 있어 주차할 데가 마땅치 않은데, 원장이 정직원 전환을 인질 삼아 수십 년 동안 주차비용을 기사에게 부담시켰던 것이다. 기사가 암묵적으로 동의를 했기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빤하지만 씁쓸한 사건이었다.


황당무계하지만 있을 법도 한 이야기였다. 무료 주차장을 찾는다는 말뜻에 한동안 골몰했다. 나도 동네를 벗어난 곳에 갈 일이 있으면 주차 환경 먼저 살펴본다.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는지, 살짝 신세 질 만한 아파트 단지가 있는지, 갓길에 댈만한 장소가 있는지 말이다. 어렵겠다 싶으면 대중교통이 오히려 편하다. 사실 주차요금을 내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지만 모든 운전자들이 그렇듯 주차비는 이상하게도 참 아깝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다. 자동차는 끝없이 판매하면서 주차 공간에 대한 시스템은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세태가 마치 자동차는 만들면서 정작 도로는 여전히 흙길, 자갈길로 내버려둔 것처럼 어이없다. 주차 자리 같은 기본적인 자원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하염없이 돌고 돌아 헤매야 하는 현대 생활의 고단함과 부조리가 "무료 주차장"으로 나타나 보였다.


달릴 때가 있으면 멈출 때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내가 멈출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이 있다면 한결 가볍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당당하게 주차장에 주차했으니 차 빼라는 전화가 올까, 주차 단속이 뜨진 않을까 초조해하지 않고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일을 할 자유를 보장받는 기분일 것 같다. 나를 받아들여주고 존중해주는 환대의 감정을 느낄 것 같다는 건 오버일까. 잠시 멈추고 쉴 안식처마저 늘 애써 찾아야 하는 우리의 불안정한 삶을 비추는 것 같았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멈출 공간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또 달려야 하는 아이러니가 서글프다.


블랙 코미디 같은데 빨간머리 앤도 떠올랐다. 공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짓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사는 앤이 오한기 작가님과 닮았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제약 없이 써내는 이야기꾼 같았다. 독자의 시선마저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자유분방함이 느껴져 좋았다. 소설의 가치나 문학의 의미 같은 거창한 정의에 매이지 않고 편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 같았다. 재미를 중시하며 즐겁게 쓰는 소설이 주는 유쾌함과 통쾌함이 있었다.


삶이란 본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삶을 닮은 소설도 낯선 이야기가 말이 안 된다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난할 게 아님을 깨달았다. 명확한 구조나 의미 없이 흐르다가 난데없이 방향을 틀어버릴 수도 있는 게 인생이었다. 창조자인 소설가가 그렇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스토리였다.


색다른 소설, 현실적이지만 붕 떠 있는 것도 같은 소설. 영상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에 빠지고 싶을 때 《무료 주차장 찾기》 추천합니다.



*** 출판사 작가정신의 서포터즈 작정단 13기의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한기 #무료주차장찾기 #작가정신 #연작소설 #오한기식생계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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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변화의 힘 - 하루에 1%만 성장해도 1년 후 37배 다른 내가 된다
대런 하디 지음, 유정식 옮김 / 부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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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ound effect,
《아주 작은 변화의 힘》의 원제목이다. 복리효과.
이 책은 삶을 바꾸는 단 하나의 공식 "아주 작은 변화 + 꾸준함 + 시간 = 엄청난 차이" 복리효과 하나만을 말한다. "작지만 현명한 일련의 선택들이 엄청난 보상을 낳는 원리" 말이다.


그래 맞다. 복리효과란 모름지기 놀랍다. 이미 다 잘 알 것이다. 그거 말고 다른 신박한 정보는 없냐고 묻고 싶은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원리는 없다.
진실은 새롭지 않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짐 론


18세에 사업을 시작해 24살에 백만장자가 된 <석세스>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저자 대런 하디도 같은 말을 한다.
"당신은 성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울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이 '더 많은 정보'라면, 인터넷을 검색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두 대저택에 살고 강철 같은 복근을 자랑하며 더 없는 행복을 누려야 마땅하지 않은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니다.
실천에 필요한 새로운 '계획'이다. 이제 성공으로 이끄는 새로운 행동과 습관을 창조할 때가 온 것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 26면


책 초반을 읽으면서 괜히 골이 났다. 성공은 단순하고 간단하다고 말할 때마다 속으로 대런 하디에게 대들었다. '인생을 바꾸는 게 그렇게 간단하고 쉽다면서 난 왜 이래요? 매일 계획한 투 두 리스트는 체크하지 못한 목록들이 당연하듯 쌓여만 가고, 지난 달이나 작년이나 저는 똑같은걸요! 성공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비하하는 거예요? 계속 읽어볼 테니 날 설득해 봐요!'


25페이지를 읽고 곧 멋쩍어졌다.
"경고해 둘 것이 있다.
성공을 이루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은 힘들고 지루하며 재미라고는 조금도 없다. 당신의 분야에서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월드 클래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느리고 몹시 고되다."


오해하고 있었다. 간단하다는 말이 쉽다는 뜻이 아니었다. 복리효과를 적용해 성공하는 데는 시간을 쌓는 것이 관건이다. 그 하나는 곧 올바른 습관을 장착하고 나쁜 습관을 없애며,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내는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인 것이다.


이 책은 마법의 해결책이나 비법, 즉효약 따위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속 시원하게 일갈한다. 자신은 그런 속임수에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며, 굉장히 많은 길을 돌아다니며 진실이 무엇인지 힘들게 습득했다고 한다. 자신이 말한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의 책이었다. 몇 분 전과는 정반대의 태도로 《아주 작은 변화의 힘》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귀가 얇다니... ^^;;)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해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꾸준함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내가 그동안 꾸준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초기의 변화가 아주 미세해서 감지조차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작은 변화들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않기에 컴파운드 이펙트가 발휘되기 전에 지지부진한 채 나도 모르게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의 힘》가 제시하는 사례들을 읽으면서 분명하게 깨달았다. 대런 하디의 동네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세 명의 친구들이 있다.
래리는 평범한 하루하루에 그런대로 행복하게 똑같이 살아간다.
스콧은 하루에 10페이지씩 책을 읽고, 출근길마다 영감을 주는 이야기가 담긴 오디오북을 30분씩 듣기로 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매일 125kcal씩 덜먹기로 결심한다. 시리얼 한 컵, 콜라 한 잔 덜먹으면 되는 정도다. 그리고 하루에 2000보가량 더 걷기 시작했다.
세 번째 친구 브래드는 대형 TV를 구입해 실컷 시청하고, 푸드 채널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하길 즐기는데 캐서롤과 디저트를 특히 좋아한다. 거실에 바를 설치해 일주일에 한 번씩 음주도 즐긴다. 그저 좀 더 즐기며 살고 싶을 뿐이다.


5개월이 지나도 겉보기에 세 사람은 동일하다. 10개월, 18개월이 지나도 그대로인 것 같다. 그러다 25개월쯤 지나면, 마침내 뚜렷한 변화가 보인다. 31개월째가 되면 그 변화는 깜짝 놀랄 만한 수준에 이른다. 스콧은 15kg 빠진 반면 브래드는 30kg이 늘었다! 스콧이 독서와 오디오북으로 지식을 습득한 시간은 승진과 연봉 인상, 윤택한 결혼 생활로 돌아왔다. 브래드는? 직장에서 뒤처지고 결혼 생활 역시 위기다. 래리는 약간의 후회는 있지만 2년 반 전과 거의 비슷하다.


브래드의 나쁜 습관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자.
가족들은 그가 만든 머핀을 좋아한다. 요리하면서 더 많이 먹곤 했다. 그렇다고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과다한 음식 섭취로 숙면이 어려워진다. 피곤이 덜 풀린 상태로 깨느라 별것 아닌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난다. 수면 부족과 짜증은 브래드의 업무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상사의 피드백도 부정적이다. 그런 날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좀 더 차려 먹기 쉬운 음식에 손을 뻗고 만다.


생활에 에너지가 떨어지니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준다. 아내와 함께하던 산책이 줄어드니 엔도르핀 분비도 줄어들고 만다. 행복감이 떨어지자 타인의 결점만 부각되어 보이고, 아내를 향한 칭찬 역시 자취를 감춘다. 에너지와 아내를 향한 관심의 고갈이 결혼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피곤할 뿐이다. 밤늦게까지 TV 앞에 있다. 힘들지 않을 뿐 아니라 즉각적인 쾌락마저 주기 때문이다. 아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만의 세상으로 숨는다. 외로움에 싸인 채 일에 더 에너지를 쏟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린다. 주변 남성들이 추파를 던지는 걸 보면서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애석하게도 브래드가 매일 행한 작은 선택들은 결국 인생의 모든 영역을 사정없이 파괴하는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말았다.


예상되는 뻔한 이야기였나. 그렇다. 컴파운드 이펙트는 예측 가능하고 측정 가능하다. 엄청난 희소식이 아닌가. 아주 작은 단계들을 차례대로 꾸준히 시간을 두고 밟아가면 삶이 개선될 수 있다니, 다행이지 않은가! 복리효과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똑같은 힘을 발휘한다. 간발의 차이가 시간의 어마무시한 축적을 통하고 나면 엄청난 보상의 차이로 돌아온다. 당신은 어느 방향으로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컴파운드 이펙트의 운영 매뉴얼이다. 복리효과를 구성하는 핵심 원리 6가지를 제시한다. ‘복리의 원리’ ‘선택의 원리’ ‘습관화의 원리’ ‘모멘텀의 원리’ ‘영향력의 원리’ ‘가속화의 원리’가 그것이다. 이 6가지 원리를 실천하면 누구든 원하는 삶을 현실로 살아갈 수 있다.


그중 "선택의 원리"에서 권하는 자신의 행동을 추적하라는 방법을 소개한다. 개선하고 싶은 삶의 영역과 관련한 모든 행동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한 가지도 빼지 말고 메모장에 적어라. 핑계나 예외는 없다. 빅 브라더가 감시하고 있다 여기고 적어라. 3주 동안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적겠다고 결심하라. 자신의 발전과 실수를 추적함으로써 자신의 결정을 의식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아는가? 모든 테이블, 돈을 따는 모든 사람을 매시간 추적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트레이너들은 왜 높은 연봉을 받을까? 선수들이 행하는 모든 운동과 먹는 모든 음식 및 칼로리를 추적하기 때문이다. 승리자가 되려면 추적자가 되어야 한다. 사정거리 안에 목표를 위치 시키고 일상을 꾸준히 추적해야 한다. 매 순간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인식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이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지 못하면 관리나 개선 또한 불가능하다. 자신의 습관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든 아니든 (장담컨대, 당신은 잘 모른다), 바로 지금부터 추적하기를 실천한다면 생활방식과 인생이 바뀔 것이다.


패배가 습관이듯이 성공도 습관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점점 더 절실히 다가오던 작은 습관의 힘, 작은 행동의 힘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자기계발서 특유의 동기부여력 덕분에 읽는 동안 당장에 이것들을 실천하리라 다짐했지만 아주 작은 시작을 강조하는 책이 아니던가. 작은 수첩 하나를 마련해 오늘 먹은 음식을 차근히 적어보는 것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그리고 3주 후 음식을 대하는 나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조금은 몸이 가벼워졌기를 바라면서.


현실적인 경고도 통쾌하게 날려주어 신뢰하며 집중해 읽었다.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경험 속 이야기들이 흥미로워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자산이 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며 오늘 주어진 이 하루가 다이아몬드처럼 되새길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자기계발서는 다 비슷한 말만 한다는 편견을 가진 독자라도 이 책은 만족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습관 형성에 필요한 구체적인 팁을 원하는 분들께도 만족스러운 책이 될 것이다.


#도서지원 #아주작은변화의힘 #부키 #대런하디 #복리효과 #컴파운드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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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지음,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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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
그림책을 펼치면
봄날의 나른한 햇살이 쏟아져 나온다.


이 눈부신 계절과 잘 어울리는 레몬빛 세상에는 아이들이 산다. 표지에는 한 아이가 버드나무 아래 카라꽃 향기 짙은 들판에 엎드려 있다. 아이는 무엇을 하는 걸까?


" 씨앗을 심어요. 그리고 자라는 걸 지켜봐요."

겨울에 심은 씨앗에서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카라꽃은 5~8월에 핀다. 눈이 지나가고 꽃이 만발하기까지, 아이에게는 아주 오랜 기다림이었을 텐데도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른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땅속에서 자라고 있는 씨앗이 아이에게는 보이는 걸까.


"가끔은 망칠 수도 있어요.

비밀을 소중히 여기고
두려움 앞에도 마주 서 봐요."

친구가 잘라준 머리카락이 엉망이 되고, 종이컵 전화기로 비밀을 나누는 아이들. 뱀이 무섭지만 도망가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나뭇가지로 소통을 시도하는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제는 여기 없는 이들을 기억해요."
늘 천진하게 놀기만 하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죽은 새를 발견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생명의 마지막을 애도한다.


"떠나야 할 때는 떠나요.
손을 잡아요. 그리고 때가 되면 놓아줘요.
다가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을 준비가 되었나요?
스쳐 가는 이들에게 손 흔들어 줄 준비는요?"


《어떤 날은》은 아이에게 들려주는 어른의 목소리로 들리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이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이 똑같은 날처럼 보여도 삶의 다채로운 순간과 경험들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 속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와 응원이 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며, 삶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기를 권하는 따뜻한 격려가 담겼다.


원제목은 "making space"
《어떤 날은》이라는 제목으로 책의 초점이 공간에서 시간으로 이동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공간과 시간은 참 닮았다. 우리가 존재하는 터전이 지금 여기, 바로 시간과 공간이니 말이다.


공간을 만든다. 그 공간은 곧 시간이기도 하고 마음이며 관계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가고 존재한다. 씨앗을 심고 기다린다. 친구들과 탐색하며 몰두하다가도 멈춘다. 죽음과 실패를 마주하기도 하고 이별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자신을 탐구하며, 틈틈이 작은 행운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은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들을 시적인 문장과 부드럽고 간결한 그림으로 말하고 있다. 매일의 어떤 날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작고 특별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소중히 여기는 섬세한 시선들이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힘을 빼고 느슨하게 흐르듯 표현된 그림의 선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완벽하게 설계되고 구조화된 그림이 아니라 어딘가 조금은 부족한 듯한 그림은 편안하고 정겨웠다. 오직 검은 선과 노란 채색으로만 표현된 세상은 여백과 어우러지며 자유롭게 상상하고 문장을 음미할 여유를 준다.


문장도 그림도 단순해 보이지만 생동감이 넘친다. 단순하기에 메시지에 집중하게 한다. 두 번, 세 번 자꾸 들춰보게 만드는 매력이 가득하다. 일상의 날들을 덤덤하게 그저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을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고 작은 행복으로 채우며 적극적으로 여느 날들과 같지만 다른 어떤 날을 만드는 태도와 가치를 권하는 소리다. 그것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만드는 비밀을 속삭이는 그림책 《어떤 날은》의 노란빛 세상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도서지원 #어떠날은 #파올라퀸타발레 #미겔탕코 #문학동네 #영감목록 #이토록소박하고평범한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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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 - 평범한 아이도 영재처럼 사고하게 만드는 질문의 힘
이창준 지음 / 비타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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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
꽤 길지만 분명 눈길이 가는 제목이다. 서울대 공대 아빠라면 우리가 모르는 수학의 비밀을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그의 수학 비망록인 셈이다.


저자 이창준은 서울대학교 졸업, 도쿄대 재료공학 박사 학위 취득 후 S전자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다. 오랜 시간 동안 수학 잘하는 국내외 엘리트들을 누구보다도 많이 만났다. 게다가 저자는 중 3 때부터 과외 선생님으로 활동하기 시작해 고 3 때부터 학원 강사로 일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또 열심히 관찰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저자는 수학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공부 잘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30년 동안 고민했다. 깨달은 바를 전하고 싶어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 '생각루트'를 열었다. 그리고 《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 출간까지 이르렀다.


《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는 한마디로 "수학 교육의 본질"을 풀어헤친 책이다. 반드시 공부가 재미있는 상태로 만들어줘야 공부 머리가 좋아지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수학에 재미를 느낄지, 그래서 수학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핵심을 꿰뚫어 전한다.


그렇다면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생각하는 방식이다.
"논리를 사용하려고 노력했고, 본인의 생각이 맞는지 검증하려고 했습니다.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걸 즐겼고 생활 속에서 만나는 현상들을 수학을 사용해서 해석하고 문제 해결하는 걸 즐겼습니다."
-10면


아, 역시 다르다. 일상을 사는 모든 순간들을 수학적 관점으로 생각하고 단련했던 것이다. 우리는 애초부터 글렀던 걸까? 저자는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누가 들어도 이름을 아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능력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면 99%의 평범한 사람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실하게 말한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 아인슈타인


다른 요령을 찾지 말자. 지금처럼 생각하면서 지금보다 더 똑똑하게 변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학을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


"수학은 편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차근차근 모든 과정의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추론 능력, 논리력을
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선행학습이나 심화학습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40면


"수학은 철학이자 언어"라는 말을 실감했다.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수학을 잘할 수 없다. 언어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수학에 노출되는 시간들도 필요하다. 분모나 분자라는 용어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 개념과 의미, 왜 통분을 하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것들을 왜 배우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가 없다.


개념을 먼저 이해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면서, 수학과 친해지도록 돕는 것이 수학을 가르치는 어른들의 역할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좋은 질문과 기다림을 꼽는다.


"재미있는 수학 질문을 던져주고,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해보는 과정을 통해
진짜 수학에 대해 알아가도록 돕는
내비게이션 역할."
-45면


수학 질문? 재미있는 수학 질문?
그렇다. 수학은 공식을 외우고 계산해서 문제를 푸는 시험이 아니다.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수학이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수학을 잘 하는 것의 비밀이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던져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하는 기회와 질문에 답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시간이 아이들을 바꾼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던져줄 수 있는 질문들과 그 의미와 답이 《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에 담겼다. 초등 저학년부터 중고등학교까지 3개의 레벨로 나뉘어 다양하고 깊은 사고를 유도하는 질문들과 수학 상식, 실생활에 수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사례들을 다룬다.


"78 * 9가 무슨 뜻이죠?
78을 9번 더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78을 10번 더한 것에서 78을 한 번 빼는 것. 여기까지는 쉽다. 더 복잡한 걸 생각해보자.

78*19는 무슨 뜻일까?
78을 19번 더한 것이다. 누군가는 78을 20번 더한 다음에 78을 뺄 수도 있고, 누군가는 19를 80번 더한 다음에 19를 두 번 뺄 수도 있다. 78을 10번 더한 다음 78을 9번 더한 것을 서로 더해주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단순한 문제도 풀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는 단 한 가지 방법으로만 풀 수밖에 없도록 수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수학에서 당연한 것은 없음을 분명히 알고, 다양하게 접근하고 수학 개념을 추상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기.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어디일까? 만약 네가 건축가라면, 이 넓은 운동장에 똑같은 크기의 건물을 여러 채 지으려고 해. 건물을 빈틈없이 배치하려면 어떤 모양으로 지어야 할까?) 틀린 답을 내놓더라도 비난하거나 바로 정답을 알려지기보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대화하며 올바른 개념을 스스로 깨닫도록 돕기. 부모들이 먼저 생각을 바꾸고 수학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도록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챕터 말미에 실은 공부법도 무척 유익하다. 그중에서도 집중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남았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로 뇌가 멍할 때 그간 쌓인 지식들이 정리되고 체계화된다. 뉴턴이 사과를 보다가 만유인력에 대한 힌트를 얻고,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생각하며 유레카를 외친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하는 일은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확보해야 합니다."
-119면

그러니 산책이나 명상, 단순 반복 작업(콩나물 다듬기), 목욕하기 같은 습관을 의도적으로 일과에 포함시키자. 스마트폰으로 강한 자극을 하루 종일 받는 환경은 집중력을 크게 해친다. 쉰다고 폰을 보는 것은 축구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뇌가 쉬어야 할 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는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공부하기를 원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비교와 경쟁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는 부모님들, 수학을 주제로 해 쉽게 손이 가지 않을 이런 책마저도 끝까지 읽고 노력하는 부모님들을 생각하며 쓰셨다고 한다. 이창준 선생님이 얼마나 온 힘을 다해 세심하고도 다정한 진심을 담아 쓰셨는지 느껴져 참 감사했다.


수학을 소재로 했지만 교육 철학서 같은 면모도 고루 갖춘 책이라 새로운 교육 관점을 얻고 본질에 맞는 교육법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누구나 만족하실 책이다. 무엇보다도 수학의 본질에 맞는 사고방식의 전환으로 처음에는 더뎌 보여도 오히려 제대로 수학을 공부하고 점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부모님들께 큰 도움이 될 《서울대 공대 아빠의 수학 비밀 노트》였다.


절대 어렵지 않으니 술술 읽히니
겁내지 말고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도서지원 #서울대공대아빠의수학비밀노트 #수학 #자녀 #육아 #공부 #생각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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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지능 -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의 일곱 가지 수학 지능
주나이드 무빈 지음, 박선진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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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가장 약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수학지능이 낮을 게 틀림없을 나는 《수학 지능》이라는 어마어마한 제목 앞에서 작아졌다. 하지만 "수학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라는 말까지 있듯,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우리는 인공지능의 핵심인 수학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다시 미적분을 공부하자는 말은 아니다. 《수학 지능》은 공식을 대입해 계산하는 수학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이자 능력으로서의 수학을 말한다. 왜 수학일까?
"이 시스템은 현재 우리를 위협하는 기술을 낳았지만, 이 디지털 괴물을 길들일 수 있는 기술도 역시 이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바로 "수학"이다."
-16면


순수 수학을 전공하고 10년 넘게 수학 교육에 힘써온 저자 주나이드 무빈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도구이자 AI 기술을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을 수학 지능이라 정의한다.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수학적 사고는 실생활에 더욱더 절실한 능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사용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과거를 모방해서 미래를 예측한다.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메커니즘에는 암묵적 편견이 켜켜이 내재되어 있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AI가 내리는 기계적인 인과적 추론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면 의식하지 못한 편견을 증폭시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수학이 편견을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면 말이다. 사실을 신중하게 정의하고 조사하며, 논증을 검토하기 위한 최적의 추론 형식을 채택하기 하기 위한 훈련으로서의 수학을 말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확장함으로 AI의 위협을 넘어 인간의 잠재력을 현명하게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수학 지능》은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에 녹아 있는 수학 지능의 7가지 원칙을 정리했다. 추정, 표상, 추론, 상상, 질문, 조율, 협동. AI와 함께 우리의 실존을 능동적으로 가꿔갈 수 있도록, 수학의 렌즈를 통해 인간 지능과 기계 지능의 본질을 조망한다.


7가지 수학 지능은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결책을 끌어내는 인간 능력의 근간을 이룬다. 예를 들어, 숙련된 수학자는 복잡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직관적인 추론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시도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AI의 능력만으로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지적 활동이다.


그중에서 "조율"에 관한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컴퓨터와 달리 우리는 메타 인지능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생각하고 스스로의 심적 행동을 조절한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수많은 층위를 가지면서도 체계적인 동시에 직관과 충동에 따르기도 한다. 그물망처럼 무의식 깊숙한 곳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스스로도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의 사고방식을 섬세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조율이다.


인문학에 가까워 보이는 개념인 조율 역시 수학 지능인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와 획득해야 할 정보의 양을 조율하는 기량, 이처럼 수학 지능은 수학이라는 용어에 갇히지 않은 광범위한 사고력을 뜻한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수학을 만날 수 있었다. AI를 최고의 도구로서 활용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것을 사용하는 우리 인간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했다. 방향성을 제시하고 깊이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 선장 역할은 여전히 인간의 몫인 것이다.


인간 고유의 지적 능력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AI와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창의적인 사고, 비판적인 질문, 협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집단 지성의 힘은 결코 대체될 수 없을 것이다.


《수학 지능》 은 우리에게 AI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인간 지능의 불멸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인간 희망 설명서다.



"수학의 전 분야는 우리의 의식적인 선택에 따라
그 방향이 정해지며, 수학이 어디로 향할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수학의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지적 탐구에는 정해진 궤적이 없다는 것이다.
수학적 지능이 우리에게 선사한 가장 큰 선물은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다양한 발견의 단계를
탐색할 수 있는 자유, 즉 주체성이다."
- 326면



*** 출판사 까지의 서포터즈 "까치글방 3기"의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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