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레위기 - 눈감고도 그려지는
김경열 지음 / 두란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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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열, <드라마 레위기>, 두란노, 2020


이런 기획이 참 좋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시작하는 성경통독은 언제나 고비를 맞게 된다. 창세기 내러티브는 흥미롭다. 출애굽기도 12장까지는 물 흐르듯이 간다. 그런데 출애굽기 13장부터 시작되는 절기와 언약, 성막과 제의에 관한 이야기는 레위기에 다다라 절정에 이른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결국 그 높은 산을 넘지 못하고 포기만 수십 번, 창세기만 100독하게 되는 이유는 창세기가 재밌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기획이 참 좋다. 책의 제목이 ‘눈감고도 그려지는’ 드라마 레위기다. 읽기에 부담스럽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레위기를 레위기 전문가의 수고로 두렵지 않게 만들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는 레위기에 나오는 제사와 규례에 대한 배경부터, 각 제사의 형식과 내용, 그 의미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각 장마다 장의 내용을 요약하는 드라마를 실어서 앞으로 배울 내용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각 제사의 히브리어, 영어, 한자를 풀어주는데, 그 제사가 갖는 어원적 의미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간간히 한글성경의 오역을 바로 잡아주어, 보다 나은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지점도 여럿 있다. 물론 집중하지 않으면 용어 자체의 어색함 때문에 여전히 쉽지 않게 느낄 수 있지만, 이만큼 쉽게 해설 해놓은 책도 보기드물다. 1부를 소화하면 최소한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에 대해서는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책의 2부에서는 레위기 전체에 흐르는 ‘거룩’이라는 큰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 거룩의 목적은 무엇이며,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구분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구분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지를 매우 은혜로운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1부에서 각 제사의 의미를 살펴보았다면, 2부에서는 각 절기의 유래와 의미를 살핀다. 최종적으로는 희년에 제도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모든 부조리함이 한 번에 새롭게 되는 것의 참 의미를 밝힌다.


이 책을 비유하자면, 오르기 힘든 산을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로 같은 느낌이다. 레위기를 읽다보면 언어적, 문화적, 시간적 간극에서 오는 여러 가지 용어, 제의, 행동들에 대한 질문들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저자가 스스로 묻고 답해준다. ‘대체 왜 이렇게 할까?’라는 질문이 들면, 어김없이 저자가 친절한 해설을 들고 나타난다. 아울러 매 끝장마다 은혜로운 적용이 나온다. 적용은 대부분 구속사적 관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하고 있는데, 그 적용이 매우 은혜로워서 평신도에게만 아니라, 목회자의 설교 포인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성경은 그저 집에 보관해야 할 책이 아니라, 집어들고 날마다 읽어야 할 책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책이다. 그러므로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에는 친절한 안내자가 필요한데 레위기는 <드라마 레위기>가 제격이다. 만일 좀 더 전문적인 해설서가 필요하다면 저자의 <레위기의 신학과 해석, 새물결플러스)를 참고한다면 큰 유익을 얻게 될 것이다. 좋은 기획으로 레위기 안내서를 출간해 준 두란노와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경열 #드라마레위기 #두피플 #목회자서평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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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라는 선물 - 우리 몸에 새겨진 복음의 경이한 한 몸의 의미
폴 브랜드.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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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브랜드, 필립 얀시 <몸이라는 선물>, 두란노, 2020


개인적으로는 <몸이라는 선물>은 두피플 서평단에 참여하면서 읽은 책 중에 가장 탄복하며 읽었을 뿐 아니라, 삶의 태도에 영향을 줄 만큼 의미 있었던 책으로 꼽을 수 있다. 폴 브랜드는 평생을 인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선교했던 정형외과 의사다. 그가 어떻게 한센병 환자를 돌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을 돌보면서 깨닫게 된 하나님의 은혜를 육체의 유비를 통해 전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리없이 잠자리에 들고, 잠을 자고, 잠에서 깨어나고, 다시 일상을 사는 패턴을 반복하면서도 우리 육체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감지하지 못한다. 살아있는 육체는 겉모양뿐 아니라, 세포, 피부조직, 근육, 뼈, 내장 등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협응하고 있는 상태인데도 말이다. 만일 우리가 이런 반응들을 끊임없이 감각해야 한다면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삶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실 때에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으셨다.


소개하기가 벅찰 정도로 인체는 엄청난 신비를 품고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협응 유기체다. 나아가 한 유기체인 인간이 다른 유기체를 만나 또다른 심리적 반응을 주고 받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통해 만족을 경험하기도 하고, 비애를 겪기도 한다. 신묘막측한 육체의 유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하고, 성도의 교회됨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몸이라는 선물>은 그야말로 우리에게 잊고 살아 생소하지만, 소중한 선물을 전해준다.


필립 얀시는 평생 인도의 한센병 환자를 돌보며 여생은 보냈던 한 정형외과 의사의 기록을 토대로 글을 다듬어 책으로 엮었다. 조금 난해한 지점은 어디까지가 폴 브랜드의 글이고, 어느 대목이 필립 얀시의 글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보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미루어 보건대 한센병 환자를 돌보면서 깨닫게 된 실제적 적용은 폴 브랜드의 것으로, 묵상에 덧붙여진 교회론적 해설은 필립 얀시의 것으로 짐작해볼 뿐이었다.


그러나 글이 누구의 것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책은 은혜를 잊은 모든 이들에게 유용하다. 평범해보이는 육체를 통해 은혜의 복음을 깨우칠 뿐 아니라, 교회됨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특별히 코로나19로 교회의 공동체성이 위기를 맞은 이때에 적절한 메시지가 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한센병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통각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고통은 반드시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감각과 그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손바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넉넉히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몸이라는 선물>을 통해 은혜로운 육체를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이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몸이라는선물 #폴브랜드 #필립얀시 #두피플2기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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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목회 - 새로운 시대 앞에 선 교회의 전망
톰 레이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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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레이너, <코로나 이후 목회>, 두란노, 2020


인류는 수없이 많은 위기를 직면해왔고, 처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으로 그 위기를 극복해왔다. 물론 모든 방식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인생이고, 역사이니 거부할 이유는 없다. 인류는 다시 한 번 종말에 가까운 전염병을 마주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어야만 하는 변화에 직면해 있다. 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고 어거지로 견뎌낸 측면이 없지 않지만, 여하튼 코로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번 코로나 위기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가장 큰 충격을 입은 곳은 교회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는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교회가 팬데믹을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방황했던 이유를, ‘예배에만 치중했던 교회가 약점을 드러낸’ 것라고 지적했다. 교회가 대면예배를 드리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방점은 ‘예배에만’에 찍혀 있다.


대면예배를 드렸더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예배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교회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목회>의 저자, 톰 레이너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 목회의 방향은 교회를 찾는 성도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런 변화에 맞추어 선제적으로 적응하며 선도하는 교회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말하자면, ‘예배에만’ 치중하지 않는 교회가 어떻게 살아남게 될지를 보여준다.


톰 레이너가 말하는 것은 ‘변화’와 ‘변용’,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세상은 분명히 변했고, 변하고 있고, 변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서도 안 되고,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톰 레이너가 호언장담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변화에 대처하는 교회의 자세가 중요할 것인데, 변화하는 세상에서 교회가 어떻게 변용할지의 문제가 대두된다. 무엇을 변용할 것인가.


대면으로 진행되었던 예배는 거의 모두 비대면 예배로 전환되었다. 최소한 온라인으로 송출하고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예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수없이 보게 된다. 온라인 예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인터넷 개인방송이 활발해짐으로 영상송출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교회는 혼란 중에도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총동원하여 비교적 쉽게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수 있었다. 현재는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사역들에 강점을 가진 사역자들을 급구하는 추세고, 재정적 여유가 있었던 교회들은 방송,영상,음향 시스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코로나는 세상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교회를 바꾸고 있다. 


두 번째는 교회의 역할이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교회의 지역성 개념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는 지역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코로나가 알게 해주었다. ‘동네교회’, 지역에서 감당해야 할 교회의 역할이 있을 것인데, 그동안 교회는 내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몰두한 나머지, 주변 지역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다. 헌신적인 성도들은 교회를 위한 섬김과 봉사, 훈련에 투입되어 가족들마저 뒷전으로 밀려나게 했던 것이 교회의 실정이었다. 코로나는 강제로 교회 내부가 아닌, 교회 외부로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준 도우미가 된 셈이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교회 성도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있다. 단순히 그 나라를 누리는 데만 목적이 있었다면 복음 전파의 사명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복음을 들고 나아갈 지역과 사회가 있어야 한다. 교회는 그동안 이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던 책임이 코로나를 통해 드러나고 말았다. 


세 번째는 건물이다. 한국교회의 황금기?에 유행처럼 번졌던 것이 ‘너도나도’ 교회건축이다. 사람들이 몰리면 빚을 내서라도 교회건축에 열을 올렸고, 집 팔고, 차 팔고, 대출을 내서라도 ‘내 교회’ 건축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재정을 쏟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처럼 교회건축물이 쓸모없이 방치되고 있는 때가 있을까. 비대면예배의 여파로 20여명 남짓의 최소 예배인원만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마저도 주일을 제외하면 큰 건물의 대부분은 놀고 있는 상황이다. 톰 레이너는 이 공간을 지역사회를 위해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교회를 찾지 않는 이유는 교회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교회가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내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도 좋은 공간이 너무도 많은데, 쓰임을 찾지 못하고 창고로 방치된 공실들이 많다. 이 공간만이라도 지역사회를 위해 연다면, 교회는 사람들의 발길로 끊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교회로 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교회를 ‘사람들’에게 여는 것이다. 


톰 레이너는 미국의 많은 교회들을 상담하고 컨설팅해준 전문가이다. 고민을 털어놓는 미국목회자들의 상황들이 어쩌면 그렇게도 한국교회와 닮아있는지 놀랍다. 그말인즉 현 미국교회가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 무너지고 있다면, 한국교회도 무너질 것이 자명하다는 것을 내포한다. 톰 레이너는 자신의 팀이 코칭한 대로 실행한 많은 교회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실제적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그의 처방이 진리는 아닐지라도, ‘변화’와 ‘변용’을 적용하지 못하는 교회는 이미 교회사에서 많은 교회들이 자취를 감추었던 것처럼,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다.


책은 한 손에 쥘 만큼 짧고 얇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알차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바, 우리끼리만 너무 바빴던 교회가 이제는 눈을 돌려 지역과 사회를 위해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 부교역자로서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두란노 #목회자서평그룹 #톰레이너 #코로나이후목회 #변화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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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
이동원 지음 / 두란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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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 2020


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었다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고전 중에 고전이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가장 많이 팔린 책 자체는 아직 완독해보지는 못했고, 최근 최철규 작가가 그린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전 3권), 생명의말씀사>를 통해서 천로역정의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천로역정>은 천국을 향하여 가는 ‘크리스쳔’의 여정을 소설로 담아낸 글인데, 그 글을 통해서 존 번연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성경에 집중했으며, 그 이야기를 흥미로운 스토리로 엮어 냈는지 가장 많이 팔렸고, 읽힌 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동의할 수 있었다.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읽히는 고전이 되는 것은, 단순한 진리를 깊이 있게 담고 있을 때 가능한 것 같다. 이동원 목사는 천로역정을 통해서 자신의 목회철학을 정립하게 되었고, 목회를 시작하고 마치는 순간까지 <천로역정>의 메시지를 목회에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서문에서 밝힌다. 그 결과가 <이동원 목사와 함께 걷는 천로역정>, <영성의 길> 등 천로역정과 관련된 책을 두 권이나 집필했고,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까지 세 권을 세트로 완성시켰다.


1권이 천로역정 자체를 해설하는 책이라면, 2권에서는 천로역정에 담긴 신학과 영성을 길어올렸다. 마지막 3권은 천로역정을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핵심주제로서 ‘하나님 나라’를 소개한다. 한국교회에서 그동안 강조되어왔던 하나님 나라의 미래성에서 탈피하여 보다 현재적 면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천로역정의 메시지가 오해되지 않고 읽혔을 때, 실제 우리 삶에서 얼마나 다양한 적용점을 제공하는지를 여실히 확인하게 된다. 


전도, 교회, 가정, 영적 전쟁, 치유, 손 대접, 사회섬김, 어린이, 노인, 장애인, 중보기도, 성경해석, 호스피스 등 천로역정과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13가지의 영역들이 이동원 목사의 해설과 적용 아래에서 적절하게 연결되고 있다. 물론 천로역정의 내용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 것은 곤란할 것 같다. 어느정도 천로역정에 대한 이해 없이는 내용 전개의 맥락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설교문체이기 때문에 문장이나 문단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교회 목회원로 이동원 목사의 목회철학과 천로역정에서 길어올린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독을 권할 수 있다. 다만, 이동원 목사가 제안하는 것처럼 천로역정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저자의 책 3권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은 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하나님 나라 사역들은 이 13가지 사역 말고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p.45


이제 남은 사역들의 확장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라 할 수 있다. 새해는 천로역정의 크리스쳔과 같이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가는 여정 가운데,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성실히 감당해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되기를 바란다.


#이동원 #천로역정과하나님나라 #두란노 #두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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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말하다 - 이규현 목사의 설교론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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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현, <설교를 말하다>, 두란노, 2020


어렸을 적 기억에 ‘설교하고 자빠졌네.’라는 핀잔을 종종 들었던 것 같다. 감사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이의 예언대로 나는 설교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보통 이 말은 남들이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에게 그 입을 다물라는 요구를 할 때 주로 쓰인다. 설교는 어쩌다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 취급을 받게 되었을까. 목회자에게 있어서 설교는 영광이라는데, 청중에게 있어서 설교는 듣고 싶지 않은 지루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작년 출간된 이규현 목사의 ‘목회를 말하다’를 올해의 책으로 꼽는 목사들을 꽤 많이 보았다. 호주에서 이민교회를 개척해서 섬기며 아파했던 목회현장 경험과 부산 수영로교회 2대 담임으로서 경험하게 된 대형 목회의 경험이 녹아들어 많은 목회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보수교단의 대형교회 목사답지 않은 열린 자세와 목회와 강단에 대한 진지한 열심이 그것을 대하는 목회자들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책 역시도 대형교회 담임목사답지 않게 설교 강단에 대한 순수한 열의를 보게 되면서 신선함을 느꼈고, 반대로 대형교회 목회자가 여실히 드러내는 한계를 보게 되는 묘한 책이었다. ‘설교를 말하다’는 그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목회를 말하다’ 후속편으로 추진된 듯하다. 표지 이미지만 봐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 안에 들어있는 장단점도 뚜렷해 보였다.


내용상의 차별성은 떨어졌다. 대게 설교관련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간혹 설교자들은 이미 알고 있지만, 놓치게 되는 본질적인 부분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들이 마음을 간지럽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책 전체 내용을 갈무리 한다면, 나름 목회와 설교에 있어서 ‘성공’한 목사라고 평가받는 이규현 목사가 동료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사려 깊은 설교 코멘트 정도로 보면 적당할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최근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적 이해를 설교에 적절히 녹여야 함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두었고, 여기에 도움이 될 만한 저자 또는 도서들을 친절히 기록해둠으로써 설교자들이 들여야 할 품을 줄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설교자에게 있어서 책과 독서는 굉장한 무기가 되는데, 좋은 무기를 여럿 소개해준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하다. 이민교회, 대형교회에서 주로 설교 사역을 해왔던 저자의 한계가 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 있다. 설교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설교 사역에 올인All-in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역하고 있기에 가능한 말들을 배려없이 쏟아놓는 것이다. 그런 여건과 지원이 어려운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95% 이상이고, 더욱이 부교역자라면 그런 준비는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물리적인 시간과 재정, 여건이 마련되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읽다보면 ‘그대는 그렇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겠수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태도와 준비과정에서의 치밀함, 목회자로서 청중을 이해하려는 자세 등은 모든 목회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들이라고 생각한다. 설교가 복음(좋은 소리)이 아니라, 잔소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마음 아픈 현실이다. 


물론 책이야 뻔한 얘기를 한다지만, 뻔한 이야기들을 지켜 행하지 않는 많은 설교자들 때문에 한국교회 강단이 무너졌다. 그 뻔해 보이는 일들을 성실하게 지켜 행하는 설교자가 동료 사역자에게 요청하고 있다. 제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만 해보자고 말이다. 이 책이 설교에 대한 열정을 잃은 많은 설교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때로는 회초리가 되어서 한국교회 강단이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란다.


#두란노목회자서평그룹 #두란노 #이규현 #설교를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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