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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사용 설명서 세트 - 전12권 - 구원과 삶에 관한 거의 모든 것 ㅣ 기독교 사용 설명서
강현복 외 지음 / 세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세움북스
#기독교사용설명서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손재익 #황원하 #한상훈
SFC출판부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자들과의 대화(SFC)>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기독교 사용 설명서(세움북스)>는 그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는 총 12권, 4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종교개혁, 교회정치, 교회직분, 2부는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이다. 3부는 공예배, 교회예식, 교회력이고, 4부는 혼인, 가정예배, 신자의 생활을 다룬다. 기독교에 관한 전반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권당 120페이지 안밖의 분량으로 축약했다. 기독교를 알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집어 들어 읽을 수 있고, 개교회에서도 신앙 기초를 쌓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교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2부에 해당하는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을 읽었다. 교회를 처음 방문했거나 신앙적 기초가 형성되지 않은 신자가 읽었을 때 굉장히 유익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성경의 가장 첫들머리 혹은 마지막 장에 수록되어 있는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 등은 익히 들어 알지만, 들었다고 해서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로 사도신경이 무엇인지,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었고, 구성되었는지? 언제부터, 왜? 예배 중에 신앙고백으로 활용되었는지와 같은 충분히 궁금할 만한 내용들을 잘 설명해두었다. 십계명과 주기도문도 신자의 삶과 기도의 모범으로써 어떻게 적용하고 구체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가 잘 정리되어 있다.
사도신경은 손재익 목사님께서, 십계명은 황원하 교수님께서, 주기도문은 한상훈 목사님이 쓰셨다. 예장 고신교단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전체적인 관점은 개혁파적 입장에서 기술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의 기본을 놓치지 않으며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한 신자의 삶을 독려한다. 각 챕터의 끝에는 ‘토론을 위한 질문’이 수록되어 있어 새신자 교재 또는 청장년 신앙 기초교육 교재로 활용할 때도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12권 시리즈로 구성된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매월 1권을 읽으며 교육을 한다면 1년 교육 커리큘럼으로 구성이 간편해 개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도 큰 유익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지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도신경 파트를 예로 들면, 신경(creed)의 특성상 해설이 교리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독자 친화적으로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고민이 필요했다고 생각되었다. 한 문장을 발췌하여 예로 들어 보겠다.
“성부는 성자를 영원부터 낳으셨고, 성자는 영원부터 성부에게 나셨습니다. 그렇기에 이 ‘낳음’은 ‘창조’ 행위와는 전적으로 다릅니다.”
물론 기독교 언어와 신학에 익숙한 독자의 경우에는 대충 어떤 뜻인지는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사용 설명서>라는 책의 기획을 고려하면 이 책을 읽을 대상은 초신자 또는 신앙의 기초가 빈약한 청소년, 장년들이다. 그들이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와닿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성부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이나 신경의 문장들을 풀어가는 해설 과정에서 독자를 위해 좀더 치열한 고민이 묻어났다면 비록 짧은 책일지라도 그 기획의도와 목적을 보다 충실히 이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물론 그 책임이 내게 맡겨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말하게 되는 면도 인정한다.)
신자를 위한 기초도서들이 잘 준비되어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일은 언제나 환영할 만하다. 다만 읽혀지는 게 중요하다. 책은 독자에게 가서 읽힐 때에만 그 가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들이 이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의 기초가 탄탄히 세워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