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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프닝 - 하루 한 끼, 당신의 지성을 위한 감성 브런치
김미라 지음, 조정빈 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내 삶을 아름답게 열 [오늘의 오프닝]
라이오를 청취할 때면 오프닝 멘트가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진다. DJ로부터 들려지는 길지는 않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는 오프닝을 통해서 때로는 삶의 커다란 진리를, 때로는 내 삶을 성찰하게 하는 질문을, 때로는 힘들어 지쳐 있는 내게 힐링을 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길지 않은 몇 개의 문장을 통해서 전달해야 하는 오프닝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오늘의 오프닝>이란 책은 라디오 작가 김미라의 책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적혀있는 내용들이 라디오 오프닝 멘트처럼 때로는 강한 임팩트로, 때로는 삶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로, 때로는 힘든 삶에 위로를 주는 글들이 적혀 있다. 오프닝 멘트라는 것이 길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때로는 너무 관념적이 되거나 너무 추상적이 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하지만 김미라 님의 <오늘의 오프닝>은 그런 위험요소들을 배제한 점이 돋보인다. 너무 관념적이지도 않고 또, 너무 추상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지적이지도 않고 지적이면서 감성을 건드리는 글들로 책을 채우셨다.
우선 서두에 김미라 작가가 결론으로 이끌어 내고 싶은 메시지에 걸맞는 팩트(fact)를 소개한다. 어떤 단어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이 경험한 이야기들일 수도 있고, 역사에 기록된 어느 한 순간일수도 있다. 그렇게 소개된 팩트 위에 이 팩트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요소들을 하나 둘 끄집어 내신다. 글에서 소개된 팩트가 지금 2013년 대한민국이라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지 오랜 경험의 작가적 관점에서 하나 둘 끄집어 내시면 자연스럽게 저자가 우리에게 던져 주고자 하는 메시지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마무리 지으신다.
저자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때 단순히 메시지만 전달한다면 그 메시지의 힘의 강도는 훨씬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너무 약하다. 메시지와 그 글을 읽는 독자 자신을 분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메시지를 뒷받침해줄만한 팩트가 곁들여진다면 어떻게 될까? 자연스럽게 팩트와 메시지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고 더불어 팩트와 메시지에 독자 자신의 상황, 본인 자신을 연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미라 작가는 그런 면을 탁월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여러 부족들의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습니다"라는 뜻의 인사 "우투(Ubuntu)"를 소개하면서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해야 할 필연적 존재임을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단순히 사람이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인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모릅니다 라고만 한다면 그저그런 이야기로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우분투란 팩트를 언급하면서 서로를 의지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을 소개할 때 2013년 대한민국의 우리에게도 그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김미라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참 많다. 책을 읽을 때 인사이트(insight)를 주는 문장에 줄을 치면서 읽었는데 너무 많은 부분에 줄을 긋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 큰 도전과 위로, 때로는 내 삶을 성찰할 질문들을 하며 또 나는 내 삶의 오프닝을 어떻게 여는 것이 좋겠는가 고민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