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월든》
 
나는 문을 열고 살기를 즐기게 되었다 도시에서 살던 지난날이나 시골에서 사는 오늘날이나 문을 걸어 잠그지 않을 뿐 아니라 유리문으로 늘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곳에서 지내기를 즐겼다 창원에서 살던 지난날에는 2층에서 전세집에서 살던 때에도 현관 문을 활짝 연 채 지내기 일쑤였고 시골 동네 김해로 와서는 꿈꾸던내 집을 마련하고 나서는 대문이면 현관문을 다 열어놓고 옥탑방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기도 하고 밤이면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밤의 정적을 깨우기도 하고 봄이면 논두렁에서 우는 개구리들 소리에 잠못들기도 했지만 이젠 친근감 마저 들었다 조그마한 마당에서는 시골동네의 푸른 지붕 만큼이나 넓은 하늘과 유유히 날아다니는 고추 잠자리가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다 시골의 자연을 더욱 동경하고 지내게 되었다

  9월의 저녁해가 기울 무렵 마루문을 거쳐 바깥 하늘에 발그스름한 빛이 서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아이들한테 책를 읽어 주다가 부리나케 멈추고는 두 아이를 부른다
“얘들아 마당으로 나가자!”
마당에 서서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는 하늘 바라기를 한다
“성연야 성길야 저기 봐 저 하늘빛이 바로 노을빛이란다”
발그스름하다가 노르스름하다가 이내 짙붉게 물드는 저녁노을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들에서 일하던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저 하늘빛 보셨을까 등이 굽은 탓에 못 보실까 경운기 모느라 한 눈을 팔 수 없어 못 보시려나 풀벌레 노랫소리 감겨드는 마당에서 노을빛을 누리는 어머니 곁에서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니며 즐겨워 한다 아이들 노랫소리는 풀벌레한테 스며들고 풀벌레 노랫소리는 아이들에게 젖어든다

  한기찬 님이 한국말로 옮긴 《월든》을 읽으면 소로우는 젊은 날에 월든 호숫가를 따라 나들이를 다니고 숲속에서 5평 남직한 오두막을 짓고 산 까닭 또한 ‘나'가 무엇인가를 더 깊이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바로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 말뜻은 ‘나다움’이다 곧 내가 나인 줄 느낄 때에 아름다움이 아닌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알 때에 사랑과 꿈을 짓는 삶을 누리려 하기 마련이다

박경리 작가님님이 이녁 삶을 사랑하고 꿈꾸는 길을 걸었던 모습을 아직도 못 알아챘을까 글보다 흙을 만지고 글을 만지고 싶으면 흙과 함께 글을 만지면 될 텐데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월든 호수에서 떠오르는 붉게 타는 태양과 자연의 숨과 공기 그리고 월든 호수의 바람과 물맛을 누릴 수 있는 삶벗 을 만나고 싶어졌다

📚 책속으로
파상풍으로 떠난 형의 죽음 때문에 월든호수를 찾은 작가는 콩코드의 위대한 현자 에머슨 (소로우의 스승)의 도움으로 월든 호숫에 살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월든 호숫가에 작은마한 5평 남지한 자신만의 원두막을 집을 짓고 2년 2개월을 동안을 월든 호수가의 산과 호수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겪어 수많은 일상 내면의 세계에 질문을 던지며 통찰력있게 사물들과 동물들의 이야기를 묘사한 부분들이 자연주의 애찬론에 가깝다

심지어는 자신의 식단까지도 자세히 설명 하고 있는데 아침 눈을 뜰때 부터 시작하여 잠들 때까지 기록 한것을 보면 자서전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2년 2개월여 동안 월든 호숫가에 일어난 모든 일들과 작가의 사념과 경제학. 철학. 사상. 꿈. 인생관 등등을 이 책 한권에 담고 있으니 영혼의 지침서 같다

작가의 오두막 집에는
"내 집에는 의자가 세개 있었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한 의자.둘은 우정을 위한 의자.셋은 친교를 위한 의자였다"

이 책은 1인칭 관점으로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쓰여 졌다는 점이 특히하다

책을 읽다 보면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도 등장한다 기독교의 성경 이야기는 물론이고 고전등의 책들도 등장하고 작가의 자작시도 눈여겨 볼 만하다

무엇보다 2여 동안 살아 오면서 혼자서 자신의 밭을 일구고 손수 빵까지 구워가면서도 지출입 장부를 꼼꼼히 기록 하고 있다 가계부를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데 말이다 작가의 꼼꼼한 성격에 또 한번 놀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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