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제작팀 지음 / 해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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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는 소식을 듣고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수업 시간에 몇 번 보여줬던 EBS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정리한 도서가 출간된다고 하니 이제껏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하지만 다큐 뿐만 아니라 도서로 나온 것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을 줄 수 있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가장 앞섰던 것 같다.

 

'대학'이라는 공간보다는 '대학생'이라는 주체에 대한 삶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회의 불균형 속에서 20대는 혼란스러운 터널을 지나 정체성에 허무를 느낀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된 우리는 점점 입을 닫고 귀를 막고 봐야할 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정작 진리의 배움터가 되어야 할 곳에서 침묵하는 것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의 당위성과 가치는 인정받을 만하다.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제작진의 시각에서, 같은 대학생의 시각에서, 전문가 등 각각의 시선에서 대학과 대학생의 현실을 포착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원래 이 다큐 시리즈는 총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경우에는 6부작을 세 분류로 나누어 총 36장으로 목차를 구성하고 있다. 1부는 '대학에서 길을 잃다'는 제목으로 '침묵하는 대학''학점과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청춘들'을 조명하고 있다. 2'인재의 탄생'에서는 '당신은 인재입니까''인재란 내 안에서 태어나는 것'으로서 대학생 몇 명을 선발하여 실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3부는 '대학의 탄생'으로 '말문을 터라. 생각을 터라''성장을 위한 배움을 회복하라'로 구성되어 있다.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도서는 다큐를 그대로 베껴낸 대본집 같은 것이 아니라 각 다큐의 핵심이 되었던 내용을 좀더 구체화시켜 ''이라는 매체에 맞게끔 재구성하여 명시하였다. 예를 들면 5부작 '말문의 터라'의 다큐에서는 세인트 존스 대학의 독서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서 그치지만, 책에서는 세인트 존스 대학의 필독서 목록을 학년별로 제시하는 등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보완하였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296, '암기력이 아닌 생각을 평가하라'이다. 경북대 정효찬 교수의 예로 들면서 문제가 되었던 2002년 기말 시험의 대표격 네 문항 정도 싣고 있다. 그는 살아가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 피똥의 주재료, 성공률 100퍼센트인 키스법은 같은 것들을 물어보았다. 엽기적이라는 반응과 참신하다는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암기형보다는 훨씬 교육적이라는 말이 더 힘을 얻었다. 이 수업은 미술 이론만을 가르치는 것보다 생각에 대한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사유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비롯한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독특한 사례여서 꼽기는 했지만 이 책 전반에 걸쳐 귀감이 되고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이 많았다고 지적하고 싶다.

 

한 가지 명제에 대한 한 가지 질문, 한 가지의 답변만을 강요하는 오늘날 근본적인 교육 제도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면 최소한의 문제점들을 포착하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 책과 이 책의 바탕이 되었던 다큐프라임의 영상들은 '진짜 대학''진짜 대학생', 이 대학생들이 앞으로 짊어질 '진짜 사회'에 대한 본질과 현실의 괴리를 신랄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고민스럽고 치열하며 답답하지만 대면해야만 하는 것이다. 예비 대학생, 대학생을 비롯해 교육자와 학부모 등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바이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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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그림책 -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입니다 위로의 책
박재규 지음, 조성민 그림 / 지콜론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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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그림책>의 메인에 그려진 우주인의 모습을 보며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우주인 그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옛날 청소년 시절 읽었던 <파페포포시리즈>와 비슷할까. 아니면 이외수의 <아불류 시불류>와 비슷할까. 사실 두 권과 사뭇 비슷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위로의 그림책>이 건네는 위로의 방식에 대해 흥미가 갔고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심리적 상태를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그리 각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입장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4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책길에서, 향기나는 사람, 외면의 끝에는, 비로소의 어른"이 각 챕터명이다. 각 장별마다 키워드가 40~50개 정도씩 적혀 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정작 본문에서는 그 제목이 생략되고 내용만 있어서 역으로 추적해보는 것도 이 책을 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제목으로 '도미노'가 목차에 적혀있다. 그런데 정작 해당하는 10페이지로 넘기면 '도미노'라는 제목은 생략되고, "그대여 제발 혼자라는 생각에 쓰러지지 말기를 그대가 쓰러지면 그대를 사랑하는 나도 그대가 사랑하는 그도 쓰러져 버린다"라고만 쓰여 있다. 


그림책이라는 책 제목 답게 사실 이 책에 쓰인 문장을 기대하고 펼쳤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처음 프롤로그에서도 위로라고 하여 일말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겨 보니 인상 깊은 문장은 드물었다. 놀라울 것도, 감탄할 만한 것도, 감동할 것도 없이 너무나도 상투적이라 단숨에 읽히되 기억에 남는 문장이 거의 없다는 게 흠이었다. 처음 목차를 보았을 때에는 미로, 잔고, 광, 비상구, 뉴스 등 흥미로운 제시어들이 많아서 어떤 문장들이 삽화와 함께 구성되어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완독한 이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문장력이 떨어졌다. 반대로 그림의 경우에는 눈길이 가는 페이지가 일부 있었으나 처음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장과 삽화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삽화를 예로 들면 흔히 기프트샵에서 파는 엽서에 그려진 깔끔한 이미지 정도라고 보인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몇 문장을 꼽으라면 88쪽에 "이른 아침 알람을 매일 투덜대며 끄고 있다면 지금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일찍 도착해 지루해 하는 것이 늦게 도착해 당황해 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다"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처럼 청유형 내지는 평서문이 대부분이다. 반면 이 책의 장점을 찾으라면 첫째, 종이 질이 깔끔하고 좋아서 뒷장이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이 질이나, 컬러에 비해 가격이 적당한 편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둘째, 청소년기에 접어든 여학생에게 선물하기 무난하다. 그러나 책에서 제시한 어른들에게 위로의 선물로는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다. 끝으로 페이지 상의 텅 빈 공간이 많은데 일부러 비워둔 고도의 전략인지, 의도하지 않은 여백의 미인지 모르겠다. 심적으로 흥분되거나 역으로 절박해졌을 때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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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색칠 명상 - 색칠로 배우는 히말라야 명상 워크북
변건영 지음 / 밥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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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색칠 명상>은 <비밀의 정원>이라는 책으로 이미 많이 알려진 컬러링북의 일환으로 출간된 책이다. 요즘 컬러링북이 워낙 많아서 어떤 도서를 선정해야할지 고민이 되었으나 자비와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히말라야 만다라를 선택하기로 했다. <만다라 색칠 명상>은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흔히 볼 수 없는 동물과 상징들이 밑그림 되어 있었다. 사실 미술에는 재능이 없어 색칠을 잘하지는 않지만 내용이 흥미로워 동화를 흡수하듯 순수한 마음으로 색칠 명상을 해 보았다.


<만다라 색칠 명상>이 다른 컬러링북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명상 워크북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색칠이 곧 명상이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색칠명상을 통해 잡념과 스트레스를 떨치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만다라 문양, 히말라야 산과 티베트 문화를 가미시켜 색칠 명상을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성찰을 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스케치가 균형 있고 안정감 있는 구도로 그려져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색칠 명상 이외에도 가부좌, 반가부좌, 평좌, 양반다리 자세 등 바른 자세로 명상하는 방법을 순서대로 적어두었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그려져 있는 많지 않은 개체와 배경 요소에 대한 의미를 적어 두었다. 예를 들면 히말라야 산맥을 ‘세계의 어머니 여신(초모롱마)’라고 한다거나 쵸르텐을 ‘티베트식 불탑’, 푸른양을 ‘버럴’이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매듭, 바퀴, 동물, 울림사발, 연꽃 등 독자가 앞으로 색칠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미리 언급하고 있어 책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였다.


최근 직장 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터라 이 책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업무에 시달려 업무 외의 일상에는 집중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하는 20분 정도는 거뜬히 잘 앉아 있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우측 페이지에 그림이 있고, 좌측 페이지에는 '제목', '지금 떠오르는 것들, 느낌, 생각', '한마디로 정리하여 말하면'을 직접 쓸 수 있게 공간을 비워두고 있다. 독자가 저마다의 사유를 정리할 수 있게 일기장처럼 지면을 할애해 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 가장 처음 색칠한 그림의 제목을 “단청, 기와, 지붕”이라고 지었으며, 두 번째로 색칠한 그림의 제목을 “일몰, 내일을 기다림”이라고 붙여 보았다. 


그리고 ‘한 마디로 정리하여 말하면’ 공간에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떨치면서 가능한 긍정적인 말로써 페이지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왜냐하면 그 공간 하단에 '한 줄의 짤막한 명언'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 문장이 주는 울림에 비추어 반성과 성찰을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명언이 “삶의 조화란 각각의 다채로움을 허용할 때 비로소 일어난다.”라고 되어 있다. 예전에 365달력이라 해서 철학가의 명언이나 아름다운 문장들을 매일 하루에 하나씩 365일 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달력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그 달력의 정처를 알 수 없게 되었지만 <만다라 색칠 명상>이 그 역할을 해 줄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해졌다. 책이 굉장히 가볍고 비교적 얇고 작은 크기라서 기존에 알고 있었던 여느 컬러링북들보다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오히려 소장용으로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부담 없어 만족스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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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필사노트 : 메밀꽃 필 무렵 / 날개 / 봄봄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 1
이효석.이상.김유정 지음 / 새봄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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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문학 전공도 아닌 그 사람에게 비법을 물었더니 대수롭지 않게 필사를 취미 삼아 한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때부터 필사를 해야지 마음을 먹었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베껴야 할지, 종이나 펜 같은 필기도구도 신경이 쓰이고, 가능하면 작품성이 보증된 작품을 베껴쓰고 싶은 욕심에 섣불리 작품을 선정할 수 없었다. 차일피일 미루던 어느 날, 뜻밖의 우연으로 <나의 첫 필사노트>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책을 새해 첫 계획으로 잡아 시작하면 의미 있겠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필사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책에는 총 3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이상의 [날개], 김유정의 [봄봄]이다. 그리고 표지는 랜덤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메밀꽃 필 무렵] 배경이 왔다. 이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작품이 적혀 있고, 오른쪽 공백에는 같은 페이지 쪽수가 기입되어 나의 글씨로 채우면 된다. 사실 오래된 작품이거나 전집의 경우 e-book어플에서 무료로 배포도 하기 때문에 종이책으로 읽은 적이 오래되었는데 작품도 꼼꼼하게 읽을 수 있고 문장 한 줄, 두 줄마다 감명 깊게 짚어갈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이책의 구성 상 출판사 쪽에서도 그리 어려운 제작이 아니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세심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필사 다음 페이지를 보면, 작품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이 있다. 작가 설명, 작품 설명, 서지 정보 등이다. 그런데 필사를 하기 전에 이 부분을 싣고, 필사를 하게끔 배치했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224쪽에 보면 [노트]라는 소제목으로, 줄 노트을 배치하였다. 필사하고서, 더 쓰고 싶은 문장들을 이곳에 쓰면 좋을 것 같았다. 나의 경우, 이상의 오감도 같은 것을 베껴썼는데 한자로 베껴쓰는 바람에 두 줄에 한 글자씩 걸쳐 썼다. 줄 간격이 넓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본문의 경우에도, 한 페이지에 너무 많은 글자를 써야한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한 페이지에 글자를 꽤 써버린 탓에 작품 필사가 아니라 학교 다닐 때 하던 빡빡이 숙제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이책의 개정판이 나온다면 조금더 여유 있는 지면을 주고, 글자도 크게 하여 전 세대가 향유할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한글 공부를 막 시작한 어린이나 노년층에게도 꽤 유익한 책인데, 그들이 읽기에는 작품 본문의 텍스트 크기가 작게 느껴졌다. 


끝으로, 처음 이 책을 처음 배송받았을 때 옆 부분이 조금 파손이 되어 있었다. 책을 읽고 쓰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소장용으로 보관하기에는 조금 신경이 쓰여 출판사에 문의했더니 다시 보내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약속한 기한이 지났고 결국 나는 기존 책을 토대로 본 서평을 썼다. 다시 문의를 해볼까 했으나, 어릴 때 쓰던 일기장이나 학습 노트들도 시간이 지나면 빛바래지고 종이가 낡아지듯 비슷한 이치라 생각했다. 내 글씨로 너덜너덜거리고 팔랑팔랑 힘이 실린 종이의 낱장들을 보니 이책은 깨끗할 필요가 전혀 없는 책이었기 때문에 다시 문의하지 않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김해경이라는 본명마저도 매력적인 그의 작품을 정성스럽게 읽을 수 있어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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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심리학 - 몸의 감각으로 돌아가는 심리치유의기술 만사형통 萬事亨通 시리즈 10
우즈훙 지음, 홍민경 옮김 / 스카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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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치유'라는 단어와 '심리학'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느낀다. '치유'라는 말이 절실할 정도로 인생이 치열하기 때문이고, '심리학'이라는 단어에 혹할 만큼 자신의 마음과 느낌에 대해 궁금해 한다. 나 또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면역이 되어 있고, 생리적 관점에서 보고 싶지 않은 것들과 마주해야 할 때가 많다. 특히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마음이 불안해지자 몸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이를 위로해줄만한 적당한 교양서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단어가 결합된 '치유 심리학'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우선 이책의 경우 챕터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몸의 감각으로 되돌아오기, 사고 게임 주도하기, 잠재의식의 우물 속으로 깊이 빠져보기, 몸과 마음의 흐름을 되살리기이다. 나는 그중에서도 챕터 2와 챕터 3에 눈길이 갔다. 부정적 사고가 현실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 자신을 알아가는 인생게임 등 나와 내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 심리학의 면면을 이책을 통해 알고 싶었고 그러한 내용이 챕터 2에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3의 경우, 간혹 '우울의 우물'이라는 말로 수렁 속에 빠지는 나를 저격한 챕터명이었기 때문에 눈여겨 보았다. 작가는 우리를 억누르고 있는 외부의 다양한 요소가 은연 중에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한다.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저항하고, 대응하며 자신만의 삶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데 실은 그렇지 못할 경우 몸도 마음도 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몸이 마음의 거울이라는 작가의 표현에서처럼 결국 심신을 단련하자는 옛말은 틀린 게 없었다.

 

이책 122쪽에 고통의 정의에 대한 이런 구절이 있다. 가족을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 고통일까. 이것은 하나의 사실이고, 이 사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경험이 바로 고통이다. 이부분에서 나는 소름끼치게 공감하면서 또 한번 실의에 빠졌다. 나는 누군가를 잃었을 때의 비극적인 순간 이외에도 아주 강렬하게 행복한 순간에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양쪽 모서리에 있는 이 극단적인 순간이 주는 상황과 그 상황이 쓸고 간 흔적들에 한없이 괴로웠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해도 그렇다.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나들이에서 나는 몹시 행복했으나 이 순간이 향후 얼마 간 더 지속될까 덜컥 겁이 났고 괴로워졌다. 이 괴로움이 나들이 이후 몸살과 걱정병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야기하는 것도, 또 그 문제에 괴로워하는 것도 나의 사유 체계 때문이라고 하니 이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한숨을 쉬었는지 모른다. 구구절절 나를 저격하지만, 또 맞는 말 같아서다.

 

물론 이책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것과 외부 요소에서 경계해야 할 것들 등 다양한 조언들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나처럼 마음의 병이 곧잘 몸의 병이 되고, 마음이 때때로 무너질 때가 많은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심신 건강에 대한 내용이 도움이 된다. 요컨대 <치유 심리학>이 채찍 같기도 하고, 지침서 같기도 하다. 앞으로 내부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동요에 대해 제어할 수 있는 나름의 방어기제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 없이 몰두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명확한 해결책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책을 통해 자아 형성에 있어 중요한 강조점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용기내야 겠다는 다짐으로 이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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