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적 파상력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역(周易)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 1889~1958) 선생과 금강경(金剛經)의 대가인 신소천(申韶天) 선사가 맞붙은 적이 있다.

주역 최고의 핵심은 무엇인가?

건괘 구오요.

금강경 최고의 핵심은 무엇인가?

파상破相!

이 책 사회학적 파상력에서 파상 역시 금강경처럼 기존 가치·열망 체계가 충격적으로 와해됨을 말한다. 파상력은 그 와해를 끝까지 감수하면서 사유하는 감수성이자 인식론적·윤리적 태도다

다시 말해서 밀즈의 사회학적 상상력에서, 상상력이 없/있는 것을 있/없는 것처럼 구성하는 능력이라면, 파상력은 꿈에서 깨어나는 각성처럼 몽상과 총체성의 허구를 깨뜨리고 파편 또는 카오스의 세계를 응시하는 힘으로 평가된다.

신자유주의적 경쟁, 승자독식, ‘꿈의 붕괴’ 이후 한국 사회의 정동(불안, 상실감, 우울, 분노)을 독창적으로 사유한다.

특히 촛불집회 등 최근 한국사회의 정치·사회적 격변을 파상의 시대라는 정동적·문명사적 변동으로 읽어내며 거기에서 희망의 씨앗을 기막히게 포착하고 있다.

이책, 21세기 금강경이다.


여튼 벤야민, 아렌트, 감정사회학, 마음의 사회학 등 이론적 레퍼런스가 촘촘히 얽혀 있는,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저술이다. 요는, 이 분의 책들이 다 그렇듯 무척 탁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