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과 부끄러움 - 현대소설 백년, 한국인의 마음을 본다
서영채 지음 / 나무나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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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다음에 감상을 쓰는 편인데, 이 책 5장 그러니까 <가난과 부끄러움의 윤리>는 읽으면서도 그리고 읽고나서도 솟구치는 과잉 열기를 진정시키지 못해 써버린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면서 수없이 숙고했을 부끄러움과 부끄러움의 부끄러움. 가난한 나, 편재하는 타인의 시선, 감출 수 없는 속물적 인정욕의 갈망 등으로 점철된 서글픈 인생을 거쳐 봤다면, 그렇지만 전염되지 않으려고 타락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 본 이라면 이에 대한 숙고를 피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탁월한 에세이에 나는 한가지 더 첨가하여 숙고해본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꽤나 숙고해봤기 때문이다. 복수욕망이 그것인데, 이 자본주의의 근본정념 같은 것이 윤리적 부끄러움을 무기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원한감정은 속물적 부끄러움에 머물게 한다. 초월적 윤리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맵시 곱고 정갈스런 누님'(243쪽)에 대한 증오가 왜 없었겠는가. 나는 이 감정을, 이 올연한 장에서만큼은 누락 또는 은폐시키면 안 되는데도 그리 한 평론가의 무의식을 주목해 본다.

속물적 윤리, 즉 가난해서 부끄럽다는 그 마음은, 억울하면 출세하라(240쪽)라는 복수욕과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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