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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프린세스
마리 베르트라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명화 프린세스> 라니, 정말로 유치하네ㅡ.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상이다. 요즘 아동 서적중에서 내용과 질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조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를 골라 저급한 코미디나 유치한 만화등으로 버무려 돈을 벌려는 얄팍한 목적이 뻔히 보이는 책들이 많이 눈에 띄어서일까. 나는 제목만으로 이 책을 그런 책들과 같은 부류로 생각한 것이다. 초등학생에게 잘 먹힐 듯한 '공주님'만을 앞세우다니, 내용은 뻔하다고. 하지만 표지서부터 차례로 넘겨나가며, 나는 내 생각을 정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명화'는 어떤 의미일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골치아픈 것일까, 갓난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색칠덩이일까. 이 책은 아직 '명화' 또는 '그림'에 대한 개념이 서지 않은 아이들의 귓가에 다정스럽게 속삭인다, '그림을 보는 건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란다' 라고.
실제로 이 책은 세계적인 명화들을 야수파니 다다이즘이니 하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부드럽고도 재치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같은 그림을 처음 한 번은 주요 인물을 크게 확대하고 두번째는 그림 전체를 볼 수 있게 한 것은 그림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마치 미술관에 가서 내가 원하는대로 그림을 보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림 속의 작은 비밀들' 코너는 하찮게 여기고 지나쳐 버리기 쉬운 포인트를 집어주었는데, 그 중 '시씨-바이에른의 공주' 편에서는 그 비밀이 사소하면서도 놀라워 한참동안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며 실험(?)을 해보기도 하였다(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읽을 독자를 위해 비밀로 남겨두겠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나왔지만 어른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만약 어린이에게 권한다면 최소한 초등학생 이상이 좋겠다. 그보다 더 어린 유치원 아이라면 금방 집중력이 떨어져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