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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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 히데오 저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 책의 맨 겉장 띠지에 적힌 강렬한 글귀가 책의 내용을 읽기 전부터 시선을 끌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무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을까? 근래에 개봉한 영화가 생각나면서 남편에게 막대한 보험금이라고 있는 건가 했습니다. 실제 내용은 제 예상과는 많이 달랐지만... 살인은 어떤 이유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님 실패할까? 앞으로 이 여자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들 떠올리며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나오미와 가나코 

나오미는 스물여덟. 아오이 백화점의 외판2과 직원입니다. 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했고 미술 전시회 관련 일을 하고 싶어서 미술관을 가진 아오이 백화점에 입사를 했지만, 장기 불황으로 미술관 쪽 인원이 축소되어 원래의 바람과 다른 부서에서 벌써 칠 년째 근무 중입니다. 나오미가 소속한 외판 2과는 부유한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관계로 거의 집사처럼 고객의 사사로운 요청에도 다 응대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이 다 매출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서비스업에 자아는 필요 없다. 봉사 정신은 일종의 군대식 규율에서 생겨난다. 이런 합창을 매일 계속함으로써 인간은 자기최면에 빠진다. 큐레이터를 목표로 들어온 백화점에서 나오미는 빈틈없는 톱니바퀴의 하나가 되어 기계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p.16)

현재 하고 있는 일은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일반 서민이 싫어지고 자신의 생활마저 추레하게 생각된다. (p.22)

 

나오미의 오랜 친구는 가나코. 대학 동창으로 처음 만난 날 친해진 사이입니다. 우울할 때는 서로 위로해주며 무슨 일이든 의논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성격은 정반대로 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진 구석이 있다면 가나코는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편입니다. 둘 다 사치스럽지 않고 소설과 영화를 좋아해서 몇 시간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이이지요. 가나코는 작년 가을 은행원과 결혼하여 전업주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나오미는 몸이 아프다는 가나코를 위해 먹을거리를 건네주러 갔다가 얼굴에 멍이 들고 볼이 부어있는 친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가 남편에게 결혼 이후 줄곧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맞고 사는 엄마를 보며 자란 나오미는 가나코와 똑같이 공포를 느끼고 친구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다짐합니다.

 


어젯밤 가나코에게 들은 남편의 폭력 이야기에 나오미는 충격을 받았다. 동시에 봉인됐던 기억의 상자가 열려 이중의 타격을 받았다. 기억에도 생생한,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얻어맞던 폭력의 광경. 가정 폭력은 주변 사람들마저 지옥에 빠트린다. (p.28)

 

클리어런스 플랜

 

왠지 백화점의 세일 같은 느낌이 들어 선택했다는 단어. 클리어런스 플랜(clearance plan). 나오미와 가나코는 가나코의 남편을 처리하기로 합니다. 그저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생각이려니 했던 것들이 가나코의 남편과 똑닮은 중국인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자 더 이상 이 계획에 거부할 수 없는 힘을 느끼게 됩니다.

"이 계획, 완벽한 것 같지 않니?"
"응, 완벽한 것 같아. 하지만 잘 될까 싶기도 해."
가나코가 말했다. 그 말투는 할 마음이 생긴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건 우리가 하기 나름이야. 쉽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나오미는 자신을 타이르듯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남자를 한 사람 죽이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다만 이 대역 트릭에는 견딜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것은 사람의 일반적인 감각을 온통 마비시켜버릴 정도였다. (p.168)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치밀하고 완벽한 계획을 준비한 듯했으나 부족한 현실감으로 인해 여기저기 드러나는 허점을 발견하는 스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사일에 땅을 파느라 지체되는 시간을 막기 위해 미리 땅을 파두려고 계획하지만, 땅을 파러 가는 길에 ETC(전자요금 징수, 우리로 치면 하이패스쯤 되는 듯)가 무언지 몰라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헤매는 장면은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여자들이 사건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소설입니다. 사건을 일으키는 나오미와 가나코 외에도 이들에게 의도치 않게 많은 영향을 주는 화교 출신 아케미 사장과 본의 아니게 사건에 조력자가 된 사이토 부인. 그리고 두 여자를 구석으로 몰고 가는 남편의 여동생 요코. 심지어 맨션의 관리 이사장(CCTV와 관련한 인물)도 여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작가가 일부러 의도한 걸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전에 접했던 남성 위주의 작품들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나오미 이야기'와 '가나코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나오미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전반부는 사건의 계획, 실행쯤에 해당 된다고 하면 후반부는 가나코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사건 뒷이야기쯤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의 진행에 두 여자의 성격이 잘 어울리는 훌륭한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초반에서는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가나코의 성품이 후반부로 가면서 주도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하는데 큰 기능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몇 페이지가 남지 않았을 때까지도 결말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작가분도 망설이셨군요. 왠지 덜 억울한데요.ㅎㅎ 재미있는 스릴러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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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전쟁 - 7세부터 10세까지 엄마와 아이가 꼭 한 번은 치러야 할
김윤정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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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취학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주변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 초등학생은 공부해야 할 것이 참 많다고 합니다. 교과 과정도 어려워져서 고학년이 되면 선행 학습이 필요하고 영어도 해야 하고 스토리텔링 수학이라며 달라진 수학 공부도 해야 한다네요. 그런데 엄마표 독서록 지도법이라니. 공부하느라 책 읽는 시간도 빠듯한데 독서록까지 챙겨야 할까요?

 

 

 

글쓰기의 중요성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일기 쓰기, 독서록 쓰기가 숙제로 나오지요. 살면서 이 정도의 글쓰기만 하면 참 좋으련만 대학 입시를 앞두면 논술시험이 떡 버티고 있고, 그 산을 넘어 대학에 가면 각종 리포트에 논문도 써서 내야 합니다. 취업을 앞두면 자기소개서를 앞에 두고 한숨 쉬는 대학생들이 많지요. 오죽이나 답답하면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알바까지 나타났을까 싶습니다.

 

그 이유는 글을 읽는 것과 다르게 글쓰기는 생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능력은 후천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지요.

 

글쓰기를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글쓰기가 평생을 걸쳐 한 사람의 성공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이의 글쓰기 실력은 단지 숙제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나 관련 대화에서 상장 몇 개 더 받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니다. 그것의 가치는 초등학교를 뛰어넘어 점점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독서록 쓰기, 왜 필요할까?

 

저자는 어린이 책을 다수 출판한 기획자인데요. 아이들의 독서논술 선생님으로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게 엄마표로 독서록 쓰기를 직접 지도 해본 결과 초등학교 아이들의 글쓰기 훈련에 독서록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난 1년간 아이와 글쓰기 전쟁을 치러본 결과, 일기보다는 독서록 쪽이 '남는 것이 많은 장사'라는 판단이 섰다. 일단 독서록은 일기보다 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중략) 게다가 독서록은 일기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한다. (중략) 정해진 주제에 맞게 써야 하므로 섬세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 내용을 요약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도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글쓰기 훈련에 독서록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엄마표가 최고!

 

독서록을 쓰는 데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독서력과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발산적 사고력.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종합하고 정리할 수 있는 수렴적 사고력과 아이가 해본 다양한 경험. 마지막으로 소근육 발달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독서록을 못 쓰는 이유를 찾아라! 중에서)

 

아이마다 발달 정도가 다 천차만별이라서 정해진 시간 안에 진도를 나가야 하는 독서논술 선생님이 내 아이의 능력에 맞게 쓰기 지도를 해주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내 아이의 관심사와 발달 정도를 잘 알고 있고 아이의 발걸음에 맞추어 기다려 줄 수 있는 엄마가 가장 적당한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익숙하지 않아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독서록의 시작은 반드시 엄마 주도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망망대해에서 항로를 잃은 선원에게 나침반이 필요한 것처럼, 처음 보는 기계를 접하는 사람에게 사용설명서가 필요한 것처럼, 독서록을 처음 쓰는 아이에게는 엄마 선생님의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 독서록의 시작은 엄마 주도형이 안성맞춤 중에서

 

 

 

독서록 쓰기의 전력과 전술을 알려드립니다

 

엄마표 독서록 지도가 좋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엄마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힐 만큼 <독서록 전쟁>은 엄마들을 위한 확실한 길잡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와 본격적인 독서록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하기 좋은 독서록 준비운동들과 아이가 즐겁게 독서록을 쓰도록 할 수 있는 다양한 비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엄마표 독서논술 교재를 만들어 아이와 함께 쓰는 것도 좋은 준비운동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독서록을 쓰는 공식을 알려주어 독서록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와 엄마도 쉽게 독서록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아이의 독서록의 변화 과정. 처음에는 그림에 몇 줄의 글씨만 쓰던 아이가 점점 글이 많아지는 독서록을 쓰더니 후에는 글만 있는 독서록을 쓰게 됨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의 후반에는 독서록 쓰기 좋은 책의 특징과 책 고르는 요령에 대해서도 알려주어 어떤 책으로 독서록을 시작하면 좋을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행이다

 

초등학생의 학습 능력은 언어력에 크게 좌우된다고 합니다. 언어력이란 이해력과 사고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아이가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독서력을 쓸 수 있다면 학습 능력은 부록으로 따라오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6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글자 쓰기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소근육 발달 활동을 해준다거나 책을 읽고 엄마와 함께 대화하고 그림으로 자신의 감상을 표현해보는 활동은 지금부터 시작해도 좋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록을 중요성을 적절한 시기에 알게 되어서 참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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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
이동호 지음 / 세나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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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저씨,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하다

 

저자는 27살. 마흔이 된기준에서 보면 파란 청춘이지만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군생활을 시작해 이미 10년의 군생활을 한 군인입니다. 2014년 2월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을 전역하고 세계 여행 길에 오르게 됩니다.

 

 

지난 10년, 울타리가 되어주고 많은 배움을 주었던 군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길을 나선다. 지금의 현실에 머무는 것은 정착이라는 느낌보다는 퇴보라는 강렬한 생각이 가슴 깊은 곳에서 끝없이 솟구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군대에서의 삼십 년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은 너무도 서글프고 내가 진정 원하는 나의 삶이 아니었다.

 

 05. 인도 매그로드 간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중에서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로,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279일간의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 길의 끝에서 저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요?

 

 

그들의 진짜 삶을 보고 싶었다

 

 

 

 

에티오피아의 파출소

 

279일, 나름 소박한 여행을 하고자 했다. 상업주의 껍데기 속에 가려진 삶의 진실을 보고 싶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었다. 산다는 건 무엇일까, 인간이란 무엇일까. 눈으로 보는 것,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느끼고 싶었다. 각 나라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싶었다. 먹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 문화니까. 길거리 음식을 주로 먹었다. 식중독에 걸렸다. 사람들의 삶을 보고 싶었다. 가는 동네마다 시장바닥을 기웃거렸다. 날강도를 만났다. 무엇이 문화를 다르게 만드는 걸까. 경계 이상의 경계, 행정적 경계인 국경을 넘어 문화가 바뀌는 경계를 보고 싶었다. 버스를 타고 나라와 나라 사이를 이동했다. 장거리 버스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을 맛보게 했다. 겸손한 자세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거지처럼 다녔다. 그냥 거지 같았다.

 

에필로그 중에서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었던 저자는 태국에서는 상한 샐러드를 먹고 며칠간 설사로 고생을 하면서 인간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하고 몽골에서는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떠나 유목민과 함께 생활을 하며 양 떼로 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인도에서는 고아원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작음을 느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1149km의 자전거 여행을 '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을 안고 페달을 밟았고 에티오피아에서는 전자책 단말기를 훔친 꼬마 소매치기를 잡아 허름한 파출소에 가기도 합니다.

 

 

여행의 끝에서

 

 

 

 

 

세계여행을 다녀오면, 눈에 박힌 화살 정도는 뽑아버리는 유비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친구들은 아저씨가 되어 돌아왔다고 말한다. 싫지 않다. 적어도 로봇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았으니까. 여행을 출발하기전, 차라리 로봇이었으면 싶던 날들이 있다. 감정도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로봇만도 못하게 살았던 날들이 있다. 그저 내 앞만 보며 걸어가던, 내 주변이 어떻든 무관심한.

 

(중략)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자전거 여행 같은 과정이 적어도 100만 개는 있을지도 모른다. 28살 새로운 선택 앞에 선 내게 난 주문을 외운다.

'다른 이의 마음을 느끼는 인간이 되길. 다른 이의 고통에 눈감지 않는 인간이 되길. 내가 선택한 그 길을 믿길. 하루하루 삶을 완성해 나가길.'

 

04. 그리스 1,149km 자전거 여행(2) 중에서

 

 

이 책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여행 감상기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싶습니다. 책의 구성도 여행의 순서대로 아니라 여행이 묻다, 여행에게 묻다, 사람들이 묻다 등 여행에 대한 감상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답답함과 막막함에 한번 쯤은 현실을 떠난 여행을 꿈꿔본 분들에게 여행을 고민하기전에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작년에 남동생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훌쩍 아이슬란드로 짧은 여행을 갔다오겠다고 선언을 했었습니다. 만류해도 듣지 않아서 잘 다녀오라고 더이상의 잔소리는 하지 않았지만 그 속내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바람이 부는 순간>을 읽으면서 '속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내린 결론이겠구나' 어떤 심경이였을지 다소나마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여행 후 귀촌을 했다고 합니다. 여행이 주는 답이 거창하거나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자신의 시선을 바꿔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겠지요. 각자의 삶의 여행을 위해. bravo my life~

 

 

앎과 모름 사이에는 문이 존재한다. 이 문에서 돌아서면 우리는 현재에 머물 수 있다.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그곳은 이내 밝아지고 고통은 진실이 된다. 여행 또한 삶의 문을 여는 과정이 아닐까.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라, 어둠 속에 뛰어들어 어둠을 밝혀가는 과정 말이다. 어둠 너머에서 가져온 진실. 모두가 다를 것이다.

 

10. 그리스, 이건 뭡니까. 맛 파스타를 만드는 비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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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의 진실
명승권 지음 / 왕의서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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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마치 약 먹는 것 같아서 캡슐이나 타블릿 모양의 식품을 꺼리기도 하고 과일이나 채소로도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평소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하지만 TV에 의사들이 나와 현대인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다거나 성장기 아이에게 오메가-3가 꼭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난 너무 가족 건강에 너무 무신경한가 싶어 식구들에게 미안해집니다.

그래서 가끔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비타민C를 사주거나 남편이 피곤해하면 홍삼 진액을 물에 타주곤 하네요. 먹기는 꺼려지고 안 챙기면 미안해지는 비타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런 고민이 해결되겠구나 싶어서 읽어봐야지 싶었습니다. 우선 책을 읽기 전에 과연 이런 책은 누가 썼는지가 더 궁금하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인 명승권 님은 현재 국립 암센터 가정의학과에서 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는 의사선생님입니다. 의학적으로 무지하지만 저자분이 암에 대해서만큼은 한소리 할 수 있는 분이라는 건 알겠네요. 그런데 특이한 이력은 팟 캐스트 <나는 의사다>시즌1의 진행자였답니다. 쇼 닥터와 과장광고에 휘둘리는 국민들에게 바른 의학 상식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분이라네요. 책 뒷면에 쓰인 이상호 기자의 추천글에서 강렬함이 느껴집니다.

 

명승권은 의사(醫師)다. 사람 고치는 의사. 그것도 잘 나가는 대형 병원의 유명 의사다. 하지만 내게 명승권은 의사(義士)다. 윤봉길 선생같이 불의에 맞서는 의로운 행동가다. 방대한 연구자료를 근거로 비타민제를 비롯한 잘못된 의학 상식과 의료자본의 음모를 뒤집는 그는 위험인물이다. 피가 뜨거운 나는 이 돈키호테의 파란만장 여행길에 기꺼이 산초가 되어주기로 했다. 다시 날이 밝아온다. 그대여 말을 달려라.

이상호 | 고발뉴스 대표기자, MBC 해직기자

 

 

건강기능식품이란

 

책의 첫 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유래와 그 정의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상업적으로 성공한 기능성 식품은 일본에서 개발한 '화이브미니'랍니다. 식이성 섬유 음료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지요.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늦게 건강기능식품이 알려지고, 2002년에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어 2004년부터 시행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 기준이라는 것이 약은 아니지만 약인 듯 애매모호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 참고)

 

 

가장 상위의 질병발생 위험 감소 기능 등급에는 단 3종. 칼슘/비타민D, 자일리톨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이 1등급도 아닌 2등급이래요. 건강기능식품의 대명사급인 홍삼도 3등급입니다.(p.31)

 

우리와는 다르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약과 식이보충제 정도로 나뉘어 규제되고 있으며 식이보충제는 '치료' 할 수 있다고 광고하면 안 된답니다. (아래 그림 참조)

 

 

 

건강기능식품, 몸에 과연 좋을까?

 

책의 나머지 장들에서는 비타민, 오메가-3, 글루코사민, 칼슘 보충제, 프로바이오틱스, 홍삼 등 인기 많은 건강기능식품들에 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근거는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정말 몸에 좋은지에 관해 객관적인 근거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미 들어본 이야기도 있고 처음 알게 된 것들도 있지만, 건강기능식품들이 몸에 좋다, 필요하다 류의 이야기들이 쇼 닥터라고 불리는 의사들의 개인적인 견해 혹은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마치 의학상 식인 양 많은 사람들이 보는 TV에서 보였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위의 표에서 건강식품 시장에서 각 제품군별로 자치하는 비중을 알 수 있습니다. 홍삼이 제일 높고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있군요.

 

메타 분석 meta-analysis

 

저자가 객관적인 근거의 기준으로 삼는 메타 분석. 메타 분석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서 어떤 새로운 약이 효능이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 방법에는 실험실 연구, 동물실험, 환자 증례 보고, 환자군 연구, 단면적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임상시험,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은 전임상 연구(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음)이고 나머지 연구들이 넓은 의미의 임상 연구입니다. 메타분석은 개별 연구결과를 모두 종합해 양적으로 제시하는 연구 방법입니다.

 

 

위 그림은 '근거수준 피라미드'라고 불리는데, 일반적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연구의 빈도는 낮지만, 연구방법의 '근거수준'이 높다고 본다. 즉,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여러 다른 연구 방법을 시행했을 때 근거수준이 높은 연구 방법으로 시행된 연구결과가 더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p.102)

"연구대상자의 수가 많을수록 더욱 믿을만하다." (p.105)

 ​

 

 

당신의 선택은?

 

메타분석 결과 섭취하더라도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건강기능식품도 있었고 오히려 섭취할 경우 건강을 해치는 건강기능식품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진실은 꼭 책을 통해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의사, 한의사를 비롯한 전문 의료인들은 이렇게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치료법들을 환자나 일반 대중에게 권하거나 선전해서는 안 되며 지속해서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하고 근거에 기반을 둬 양심적인 진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양심적인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비정상의 진료비와 의료체계 등의 진료환경이 정상화되도록 정부 차원의 의료개혁에 대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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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타이밍 육아 - 끝까지 공부하는 힘을 기르는 생후 10년 자녀교육 로드맵
오영주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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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자식농사"라는 말이 있지요. 자녀를 키우는 건 농사를 짓는 것만큼 고되고 손이 많이 간다는 뜻인가 보다 했었는데요. 씨앗에서 싹이 나고 곡식이 열리는 것처럼 아이도 다 자라는 때가 있다는 뜻도 있다는 걸 아이를 낳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엄마 마음이 조바심이 나도 그때가 되길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요.

 

또한 "자식농사"란 말에는 김을 매 준다던지 비료를 주는 것처럼 부모가 제때에 도와주어야 하는 일도 있다는 걸 뜻하기도 하고요.

 

 

내 아이를 위한 타이밍 육아

 

아이를 키우는 방법 이야기에 학습을 빼고 이야기한다면 속없는 찐빵인 셈이죠. 이 책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육아의 기본이 되는 감정코칭부터 아이의 수면시간과 성취, 동기 자극 등 기본이 되는 것들과 학습에 필요한 언어력, 실행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언어력과 실행력은 각각 두 파트씩 분배해서 자세하게 설명해두었습니다.

 

비슷한 육아서들이 영아기, 유아기, 초등기 등 한 두 가지의 연령대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이 책은 영아기부터 초등기까지 각 연령대별 언어력과 실행력의 발달 과정에 대해 알려주고, 각 연령대 별로 언어력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육아 방법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한 권의 책으로 아이의 발달과정 전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다둥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도 한 권으로 끝.

 

 

끝까지 공부하는 힘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는 만 3~4세 정도까지만 적용되는 바람인 것 같습니다. 건강하되 공부도, 인간관계도 잘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게 요즘 부모들의 마음일 텐데요. 저자는 공부를 잘 하는 아이로 자라는 비밀은 언어력과 실행력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뇌는 감정의 뇌(변연계)에서 이성의 뇌(대뇌 피질, 전전두엽)로 발달해 나갑니다. 감정이 평온하지 않으면 감정의 뇌가 이성의 뇌보다 우선권을 갖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에는 학습에 필요한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부족하게 된답니다.

 

 

 

 

 

언어력

 

언어력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4대 언어 유형을 구사하는 능력이다. ..중략.. 대개의 아이들은 한두 유형의 언어는 잘하고, 다른 유형의 언어는 보통이거나 못한다. 왜 그럴까? 이는 언어의 유형마다 담당하는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고, 또 아이마다 더 발달한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p.69)

 

한글 언제부터 가르쳐야 하는지 엄마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때 한글은 떼고 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일찌감치 한글 공부는 시키는 엄마도 있고, 글자 공부는 아이에게 유사자폐 같은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7세 무렵에서야 시작하는 엄마도 있지요. 저자는 뇌 발달 상 만 두세 살 즈음에는 글을 읽을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그 방법은 잘 고려해야겠지요. 

 

 

 

실행력

 

실행력이란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실천하는 능력'이다. ..중략.. 아이가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하지 않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이것이 '긍정적 실행력'이다.(p.75)

 

어른들도 해야 하는 일은 미루고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어른이라고 실행력이 놓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학창 시절에 하기 싫은 시험공부를 잘 했더라면 더 나은 모습으로 살 수 있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실행력은 학습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실행력은 동기 점화와 자기통제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기통제력은 유아기부터 초등기 사이에 반드시 길러주어야 한답니다.

 

식당에서 아이가 뛰어놀게 놔두는 것이 아이의 학습능력과 상관이 있을까요? 저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의 능력은 타고난 것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합쳐져서 나타난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요즘 뉴스들을 보면 타고난 능력보다는 부모가 자녀에게 많은 환경을 제공한 아이들이 더 높은 성취를 나타낸다고 하더군요.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탈무드의 격언처럼 중고등학교에 가서 가계부 휘청하는 사교육을 시키는 대신 적기의 타이밍 육아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 길게 보아 더 낫지 않은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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