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평점 :
거실의 TV를 치우고 그 자리에 책이 가득한 책장을 들어놓자. 가족들이 모인 저녁 시간에 멍하니 TV를 보는 대신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거나 책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도록 하자는 취지로 한동안 바뀐 거실의 풍경을 공개하고 달라진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엄마들이 생겨났습니다. 독서의 중요성을 깨달은 부모들이 늘어났다는 의미겠지요. 이제는 자녀들을 키우는 집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명도 아니고 부모에서 자식으로 대를 이어 대통령이나 정치인, 사업가나 학자를 배출하는 집안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요?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은 국내외의 이름난 가문의 독서교육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처칠, 케네디, 네루, 루스벨트, 버핏, 카네기, 헤세, 박지원, 밀, 이율곡 등 10개의 가문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함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사회에도 많은 기여를 한 존경받는 인물들이지요. 이들 유명인들의 다양한 일화와 함께 부모들의 독서 교육 방법과 독서 비법, 필독서를 담고 있습니다.
명문가의 독서교육법
10개의 가문이 각자의 가풍에 맞게 개성적인 독서 교육을 하고 있지만 공통적인 모습들도 있었습니다. 제 기준으로 몇 가지만 꼽아 본다면,
하나. 책은 접하기 쉬운 곳에 두기
아이마다 다 개성이 다르니 책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재미없어 아이도 있지요. 책을 아이들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둡니다. 집안에 서재를 보유한 경우도 있고 아이들 눈길이 닿는 곳에 둔 경우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만지기라고 하라'는 처칠가의 이야기입니다.
책과 친구가 되지 못하더라도, 서로 알고 지내는 것이 좋다. 책이 당신 삶의 내부로 침투해 들어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로 알고 지내다는 표시의 눈인사마저 거부하면서 살지는 마라.
- 처칠 가 중에서
둘. 시사에 관심을 갖게 하기
명문가에서는 책 속의 세상에만 머물지 않고 아이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관심을 갖도록 지도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논쟁 거리가 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많지만 학교에서 다 가르쳐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떤 것을 읽어야 할까요?"
"일간지를 읽으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단다. 어느 시점에 스포츠든 경제 뉴스든 관심 가는 분야가 생기기 마련이고, 더 많이 알수록 더 배우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 버핏 가 중에서
셋. 부모가 자녀의 독서 코치가 되라
이 책을 보면 명문가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열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도 딸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써서 딸의 성장과 함께 하려고 했던 네루의 일화는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케네디의 어머니인 로즈 여사도 아이들이 읽을 책 선정에도 무척 신경을 썼으며 가정교사를 고를 때도 정확한 문법을 가르칠 수 있고 시사와 상식이 풍부한 사람을 고르는 등 매우 깐깐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카네기는 다른 명문가의 자녀들과 달리 공교육을 거의 받지 못 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닌 게 그가 받은 정규 교육의 전부다. 대신 독서를 하며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들 못지않게 지식과 교양을 갖추었다. 특히 삼촌이 스코틀랜드 역사와 민담 등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고, 어머니 마가렛은 카네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스코틀랜드 노래를 들려주었다.
- 카네기 가 중에서
이 책은 자녀 교육법에 대한 설명보다는 10개 가문의 다양한 일화 중심으로 책이 구성이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위인 전기의 요약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 가지 일화 중 인상적인 것을 소개해본다면
조시 윗포드라는 한 미국인이 유명인에게 편지 쓰기를 해보라는 내용의 책을 읽고 워렌 버핏에게 편지를 써보았답니다. 자신은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지식보다는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 한 가지의 지혜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말압니다.
몇 주 뒤 버핏의 친필 엽서가 도착했는데 그 내용이 아래와 같았답니다.
위에서 간략하게 3가지로 추려서 소개했지만 이 책에는 가문마다의 교육법이 여러 가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0개 가문 출신의 인물들뿐 아니라 그 외의 다른 유명인들의 독서에 관련된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자식 농사'라는 말이 참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봄, 여름에 농사를 열심히 지어야 가을에 추수할 것이 있듯이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정성과 관심이 있어야 자녀가 잘 자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을 보니 명문가는 분위기부터 남다르게 자녀교육에 정성스럽다라는 걸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