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진짜라고 믿기 힘든 놀라운 일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다가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뉴욕의 번화가에서 여러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여성이 괴한에게 공격을 당했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은 당시 38명이나 되는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아무도 신고도,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언론에 알려져서 뉴욕을 비인간적인 도시로 세상에 알린 사건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에 드러난 언론에서 발표했던 내용이 실제와는 좀 달랐다고 합니다. 자극적인 기사로 관심을 돌리려고 언론이 일부를 꾸며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방송을 본 후 언론의 조작도 놀라운 일이지만 번화가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점도 믿기 힘든 일이라 역시나 프로그램 제목처럼 '서프라이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스타 뉴스


이 사건은 '방관자 효과(The Bystander Effect)'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방관자 효과란 자신 이외에도 다른 목격자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 도덕적 책임을 나누어지는 효과를 만들게 되어 혼자였다면 바로 취했을 즉각적인 대처를 미루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구성해놓고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대학 실험실에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한 뒤 정체불명의 연기가 나는 상황을 설정했을 경우에 혼자 있을 때는 75%가 그 상황을 보고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는 보고하는 경우가 38%로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경우를 이 프레임이 작동한 사례 중의 하나로 제시합니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안전 매뉴얼 마련, 승무원의 윤리의식, 화재 예방 체계 마련 등과 같은 다양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많으면 우리의 위험 인식이 저하된다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략) 다수의 사람과 함께 있으면 위험 인식이 줄어든다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안전행동을 의도적으로 더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상황 프레임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훨씬 더 외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심리적인 특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 시키고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자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모든 정신 과정을 프레임이 '선택적'으로 제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처음부터 전혀 보지 못하는 대상과 고려하지 못하는 선택지가 존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책에 내용에 따르면 앞에 제시된 프레임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달라지곤 했습니다. 즉, 어떤 프레임에 영향을 받았는가에 따라서 더 먹을 수도, 덜먹을 수도 있으며 어떤 물건을 구매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시된 프레임에 따라 다른 사람보다 행복하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더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프레임들을 설명하고 우리가 그 프레임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 프레임을 어떻게 하면 나에게 도움이 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마지막 챕터의 '우리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11가지 프레임'은 다 인상적이였습니다. 얼마 전 배철수 님에게 27년 장수 DJ의 비결에 대해 묻자 '다음 개편 때는 내가 방송을 안 할 수 있다'는 각오로 방송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하지요. 이 책은 읽기 전에는 멋진 말이다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책을 읽은 뒤라서 이 분은 의미 중심의 상위 수준을 프레임을 갖고 있는 분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떤 프레임의 작용을 일어나고 있는지 지금 나는 어떤 프레임으로 말하고 결정하고 있는지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프레임을 설명함으로써 결국 우리가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즉 자신에게 한계가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새로운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출간한 뒤 1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책이라고 합니다. 스테디 셀러답게 그리고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출간 이후에 일어난 현상들을 설명하는 챕터들이 새롭게 추가되어서 무척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건물 어느 곳에 창을 내더라도 그 창만큼의 세상을 보게 되듯이, 우리도 프레임이라는 마음의 창을 통해서 보게 되는 세상만을 볼 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레임을 통해서 채색되고 왜곡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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