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실패 - 글쓰기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힘
클라로 지음, 이세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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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콕토, 페소아에게서 배우는 더 나은 실패를 위한 성찰

아름다움도 추함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합니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향하기 위한 행위를 정의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글쓰기에 성공은 끝임 없는 버림과 세움을 반복하는 일인 듯합니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난 독자는 원석을 보지 않았기에 어려움을 보기 보다 이들이 펼쳐놓은 풍광만 보고 감탄할 뿐이죠.

밤새 감정을 실어 쓴 연애 편지 처럼 다음날 읽어 보면 이성으로 받아 줄 수 없는 문장들이 스스로를 오그라 들게하니 말이죠.

저자가 정의한 '실패'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의 가슴에 꼭 맞는 문장이 솔솔 피어나기도 합니다.

사이사이 들어 간 짧은 소설은 김밥의 단무지 처럼 짭조롬하고 딸큰한 궁금함을 선사해 따로 몰아서 읽게 되기도 합니다.

글맥이 사라졌다 다시 뭉치는 안개처럼 어떨 땐 선명하고 어떨 땐 흐릇한 주제를 벗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전체를 읽다보면 결국은 글쓰기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원어의 실패, 언어적 실패다. 제목에서 환기하는 추락은 나의 언어적 추락을 불러왔다. 아의어는 훌륭한 발명이지만 번역에는 내친김에 그 놈의 발견에 대해서도 조종을 울린다. 언어는 수출되지 않고 강제 수용되다가 균열속으로 사라진다. -54

-번역이라는 행위는 우리를 시원의 물속으로 돌려보내는 것 같다. 언어 안에서 헤엄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번역가는 간혈적으로 유아기로 돌아간다고 말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언어가 미치지 않은 아이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56

-실패는 고립이 아니라 끊임없이 밀고 나가야 하는단계이다. 시시포스의 바취 같다고 할까, 다만 바위는 그냥 밀고 올라가면 되지만, 작가는 실패에 달라붙고 그 괴물이 굴러 내릴 때 거기에 쌓인 이끼가 된다. -64

-마치 자신을 녹여 이 방대한 거구의 부족으로 재 창조함으로써 난관을 무시하고 자신의 현실을 무한히 변화하는 '되기'로 터무니 없는 끈 이론에 순응하는 흐름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 처럼 -147

-재능의 극복이야말로 자신의 재능을 확인한 자가 공부해야 할것이다. -163

철저히 실패해야만이 잘못된 부분과 수정해야 할 곳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실패는 지우개나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냄새나고 더러운 거름에서 싹이 트듯 실패에게도 한 줌의 감정을 실어보는 일에 익숙해 져야 만이 성공의 무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성찰해 봅니다.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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