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를 믿다
나스타샤 마르탱 지음, 한국화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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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스타샤 마르탱은 러시아 극동의 캄차카 반도의 선주민인 에벤인 연구를 하는 인류학자입니다.

도시를 떠나 자급자족하는 이들을 연구하다 야생의 곰을 만나게 됩니다.
곰과의 만남은 서정적이거나 감성적과는 반대 쪽이었어요.
첫 대면에 물고 뜯기는 서로의 분노를 표출하듯 말이죠. 곰이 가져간 턱과 이빨은 여러번의 수술을 받아야 만했죠.

-얼굴과 머리에 곰에게 물린 자국, 오른쪽 아래 턱 부분의 골절, 오른쪽 광대뼈의 골정, 얼국과 머리에 난 다수의 상처, 오른쪽 다리에 물린 자국, 그들이 메모를 하는 동안, 나는 그들을 하나하나 관찰한다.-63

직업 근성인지 직업병인지 참으로 자신의 처참함 속에서 타인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가능할 까 생각하게 합니다. 고통과 자신의 상처들 속에서 오로지 아픔에 쌓인 스스로만 가엽고 알아볼 것같은 데 말이죠. 일반적인 환자의 행동은 아닙니다.

그런 곰을 야수로 해석하며 저자는 반복되는 꿈을 꾸게 됩니다. 곰과 함께 했던 숨막히는 사투를 말이죠.

-다 잘 될 거야. 그리고 덧붙인다.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나쁜 것들을 생각하면 돤돼, 기억해야 할 것은 오직 사랑 뿐이야.-55

-우리는 의미론적인 공백에, 모든 공동체와 관련이 있고 그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영역을 마주하고 있다. 누군가는 바로 이러한 이유로 서둘러 사건의 이름을 붙이고, 정의하고, 경계를 짓고, 형태를 부여한다. 사건에 불확실성에 남겨두지 않는 것은 그것을 기어코 인간 집단의 영역에 집어 넣으려고 규범화하는 것이다.-129

보이지 않는 공백에서 두려움과 불안감을 확고히하고 떠내려 보내기 위해 어쩜 기억하고 위해 코드화하고 이름을 지어 주는 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새로운 경계를 만든다는 것을 모른채 말이죠.

저자는 곰에 뜯기고 섬켜진 자신의 몸 곰에게 넘겨준 상처를 대면하게 됩니다. 회피에서 회유하듣 직면에서 놓아두어야 할 것이라고 어쩜 곰도 많은 불안했을꺼라고 말이죠.
완전한 회복도 하지 않고 다시 그곳으로 떠나는 저자를 보며 연약함은 인간일지 몰라도 의지는 강하다고 말하고 싶더군요.
평생을 상처에서 남은 흉터를 가져가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경험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는 것이 사람인데 말이죠.
나라면 어떠했을까?
인류학을 사랑하고 연구자라 해도 대면할 힘이 생길까? 동사보다 마춤표를 찍을 것같거든요 저라면 말이죠.

강한 의지 그건 인간의 본성인지 모른다고 판단됩니다.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 더 있다면 곰이라는 존재는 어쩜 두려움, 불행, 억압, 통제 같은 부정의 단어는 아니었을까? 합니다. 자유, 편안함, 행복 의 단어가 긍정의 의미로 다가 가는 건 반대 편의 언어가 있기 때문에 더 귀한 것이라고 말이죠. 곰이라는 존재는 내처지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닌 보듬고 감내해야 할 존재라고 해석하게 됩니다.

-나는 곰의 배 위에 누워 있고 곰은 한 발로 나를 보호하듯 감싸고 있다. 곰은 거대하고 회색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곰과 나의 몸은 구분할 수 없이 섞여 있고 내 피부는 그의 두터운 털가족 안에 파묻혀 있다. -136

이렇게 하나가 되는 군요.

실현은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스승이더군요.
피하고 싶은 일들이지만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긍정의 해석이 우리에겐 필요하답니다.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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