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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ㅣ 김영진 그림책 4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4월
평점 :

지난 해,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주최한 적이 있다.
작가라고는 책으로밖에 만나본 적이 없는 일개 교사는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어디에서 작가를 구하나?
우여곡절 끝에 섭외한 것이 바로 ‘김영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100여명의 아이들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강의,
그림 속에 숨겨진 선생님의 ‘사생활’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 이후 우리 꼬꼬마들은 김영진 선생님 책이라면
그것이 무엇이건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건,
나 또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 아들 딸도!
(지원이와 병관이 스티커 북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켁)
그래서인지 이번 신작이 택배로 도착하였을 때,
더욱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항상 아이에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항상 되뇌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쉽게 말하지만
엄마에게는 쉽게 하지 못하는 말,
아이에게 의식적으로라도 말하지만
아빠에게는 의식해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김영진 작가의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는
어쩌면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야기는 매우 단순하다.
아빠와 그린이와의 산책이 사건의 전부이다.
하지만 그 산책 속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가진 시간과 앞으로 기억하게 될 시간이 담겨있다.
싫은 나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고,
엄마 몰래 군것질을 하고,
나를 위해서라면, 내가 원한다면 위험까지도 감수하는 아빠.
내가 좋다면 그저 좋다는 아빠.
쑥쑥 커가는 아들의 모습을 아쉬워하고
아내 몰래 몸에 좋지 않다는 것들을 사주면서도
아들이 좋다면 그저 좋은 나를 몰라줘도 좋기만 한 아들 바보.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나.
그린이가 아빠가 된 어느 날
그린이는 아들의 손을 잡고 산책을 나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아빠와의 시간을,
아빠와의 추억을 말이다.
어쩌면 그린이는 아이를 업고 언덕을 오르며 이야기 할 지도 모른다.
“옛날에 말이야, 아빠 어릴 때 할아버지랑 이 공원에 왔었어.....”
함께 한 시간들로,
삶의 곳곳에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추억이 있을 수 있다면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그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동화 여기 저기에서 아이를 키울 때
경험하게 되는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린이와 아빠가 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나
집에 돌아온 그린이가 엄마에게 천기누설(?)을 하는 장면은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아들을 빵~!! 터지게 만들기도 하였으니까!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참을 수 없었는지 숨넘어가게 웃는 아들 덕에
온가족이 신나게 웃기도 하였다. (심히 찔렸던 모양이다. 큭)
그리고 그림 곳곳의 토끼, 펭귄, 양, 행물을 찾아보는 것도
김영진 선생님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숨은 재미이기도 하다.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일상의 말을 전하면서 동시에
부모의 마음을 되뇌이게 만드는,
그래서
미안하지만 고맙고
사랑하지만 미안한..
어쩔 수 없는 도돌이표인 부모와 자식의 모습을
평범하지만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