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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 용감한 암탉의 위대한 모험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1
안나 워커 글.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2월
평점 :
누구에게나 3월은 분주한 달이다.
시작이 늘 그러하듯이 새로움에 흥분하지만
곧 익숙한 나의 모습에 다시 격분하기 마련이다.
'페기'는 담담하고도 담백한 그림책이다.
시작에 대한 흥분과 들뜸에 대한 가벼움 대신
뜻하지 않은 일탈을
마치고
다시 자신만의 소소한 일상을 되찾는 페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꿈꾸는 위대한 모험의 마침표는 어쩌면
본연의 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페기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암탉이다.
그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만족스러웠다.
바람이 페기를 도시로 날려버리기 전까지.
페기는 도시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
하지만 페기가
도시와 '함께'인 것은 아니었다.
페기가 집에서 보낸 시간과 같은 시간이 도시에서도 흐른다.
페기는 여전히 혼자이다.
사실, 나는
페기가 '집처럼 아늑한 보금자리'를 찾아냈을 때
페기를 바라보던 소녀와의 이야기가 펼쳐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소녀는 스쳐 지나간다.
여전히 페기는 혼자이다.
다만, 도시에서 페기는 더 많은 것을 보았고,
들었으며 생각했다.
혼자서,
그 누구의 도움없이, 단단하게, 페기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돌아온다.
페기의
자리로.
돌아온 페기는
자신의 자리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보낸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누린다.
예전의 페기는 이제 없다.
새로움과 도전에 대한 말이 그 어느때보다 넘치는 달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롭지 않아도,
마음 먹은 것을 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모두가 페기처럼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한층 더 성장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