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아도 달라도 사랑해 ㅣ 둥둥아기그림책 17
정호선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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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6개월이 된 네살 딸이

요즘 즐겨 부르는 숫자노래이다.

1(하나)부터 10(열)까지를 세어 부르는 노래인데

노래가 재미있어서인지, 숫자의 생김새가 재미있어서인지

엘리베이터에서도,

간판에서도 숫자만 보면

"어! 2다. 엄마!! 2는 랄랄라 둘이고요~ ♬"

노래를 부른다.

 

 

마침 도착한

서평 책 꾸러미를 풀어보니

깜찍한 여자 아이가 둘이나 그려져 있는데다,

딸이 사랑하는 핑크 표지다.

두 말 할 것 없이

이건 딸내미 차지다.

 

똑같은 친구 둘이 나오니

"엄마, 똑같다,"

하더니 이내


"이 친구는 쮸쮸, 삐꼬(배꼽) 나왔어, 아,, 창피해~"

한다.

 

책장을 넘기며

자기 스타일 물건을 고르는 재미가 솔솔한지,

"엄마, 나는 이거할래"

 

"엄마 나는 핑크가 좋아."

"엄마, 나는 자동차보다 꽃이 좋아"

"엄마, 나도 곰주(곰공주인형ㅋㅋ)님 업어줄래."

​

책 읽는 내내

하영이랑 하진이가 하는 꼴을 다 따라하려는 심산이다.

그만큼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랄까?

 

책을 덮고 나니

다시 읽어달란다.

 

같아도, 달라도 똑같이 사랑해~

하니

하얗고 동그란 딸내미 얼굴이

내게 입술을 내밀고 다가온다.

 

간단해 보이지만

아이의 마음에, 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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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꾸꾸의 세계 건축 여행 ㅣ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3
세키 나츠코 그림, 꾸꾸(스펙 리) 글, 김난령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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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가연이가 전학을 갔다.

오래된 주택가에 살던 나에게 또래 친구는 그 뿐이었는데

그나마도 새로 개발된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우리는 헤어지면서 울었고,

비록 열 살이었지만, 혼자 시내버스를 타고 가연이네 집까지 다녀오기도 했지만

그 아쉬움을 편지로 대신했다.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았는지 우리는 일주일에 서너통의 편지를 주고받곤 했었다.

그랬었더랬다.

하아..................... 가연이는 뭐하고 살까?

 



뜻 밖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당혹스럽지만,

자기는 비둘기란다.

자기가 '얼마나 교양있고, 지성이 넘치는 존재인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단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내가 쓴 편지를 전하는 (우체국) 비둘기가 아닌

내게 편지를 쓰는 비둘기가 나타난 것이다.

 

꾸꾸는 생각보다 똑똑하게 세계 여행을 시도했다.

지구본에 놓인 순서에 맞게 서에서 동으로.

뒤죽박죽 여기 저기를 훑고 다니는 초보 여행자가 아닌

지금까지 겪었던 대부분의 경험을 총망라하는 것과 같은 흐름이었다.

​

 

어디든 안 가보고 싶겠는가만은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한 번쯤 가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토니 가우디가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생각을 분석하고 해석하여 만든 작품이니,

처음과 같지는 못하더라도,

위대한 협업작품이 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이 어우러진,

가우디의 생각과

지금의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반영된,

위대한 예술가 한 사람이 시작하고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완성한 성당은 과연 어떠할 지 궁금하다.

 

책장을 넘기다 좌우를 돌려 세워놓았을 뿐이었는데도,

(심지어 콜라주였음에도)

느껴지는 웅장함과 신비로움은 나를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콜라주의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건축물이 하나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각각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나열하기보다

때로는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건축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제시하는 점이 좋았다.

비록 꾸꾸의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였지만,

비교적 객관적이고 다각적이었다.

 

책장을 덮으며

전세계 유서깊은 도시나 건축물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가 

그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 건물의 시작부터 모두 지켜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목격자.

기회가 된다면, 꾸꾸에게

우리 나라의 한옥과

승효상의 현대적 건축물을 보러 오는 건 어떤지에 관한 편지를 써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덕에

갇힌 일상에서 열린 곳곳으로 세계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고마움까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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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똑똑한 고양이 아스트로캣의 물리학 여행 ㅣ 우주에서 가장 똑똑한 고양이 아스트로캣
도미니크 월리먼 지음, 이충호 옮김, 벤 뉴먼 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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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초등학교 3학년 수업 시간에 다루었던 기초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이

심지어는

쉽고 재미있게 들어있다.

오버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원자, 분자부터 기초 물리학의 모든 것!

 

나는 국어를 전공했다.

교대에 무슨 국어 전공이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학사학위에는 '초등교육전공'이라고 명시된다. )

1학년때부터 4학년때까지 국어교육'과'를 다녔으니

내 말이 딱히 틀린 것도 아니다.

어쨌든

나는 뼛속까지 문과체질로 ㅠㅠ 지금까지, 아니 작년까지 살아왔다.

 

꼬꼬마들과는 항상 독서 동아리나 책 쓰기 동아리 활동을 했고,

주로 기획했던 활동들도 인문학적 체험에 가까웠다.

그런 나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쳤으니,,

올해 학교를 옮겨 새 학교에 와보니, 교감선생님이 나더러 교담을 하란다.

심지어는 ㅠㅠ 과학 교과를 전담. 하하하하......

 

담임이 아니니 사실상 책 쓰기 동아리 활동은 물 건너 갔고,

(일주일에 몇 번 만나는 관계로는 책을 쓴다는 건 거의..

대장님과 꼬꼬마의 관계까 강압과 스트레스 관계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고 생각했다.)

겨우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어주거나 추천하는 정도나 하겠구나,, 했는데

다행히 선배 언니 하나가 자기 학급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책 읽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시간을 할애 해 주었다.

(그 간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 꼬꼬마들은 그들이다. 나는 거의 그 반 부담임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물론 내가 가르치는 나머지 3개 학급 꼬꼬마들도 있다.)

 

이러한 사연으로 나는 올해 과학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과학과 책을 연결지을 수 있을까?'

 

처음으로 과학을 만나는 3학년 꼬꼬마들에게,

   - 어떻게 하면 과학이 보다 생활에 가깝다는 걸 경험하게 할까?

   - 어떻게 하면 과학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할까?

 

그렇게 해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엽기 과학자 꼬꼬마 프로젝트'였다.

엄청난 의도랄 것은 없지만, 짐벤튼이 지은 '엽기 과학자 프래니'에서처럼

꼬꼬마들도 생활 속에서 과학적 지식과 원리를 유쾌하게 경험해 보자는 것에서 시작했다.

생활하면서 또는 나랑 함께하는 과학 수업(실험)을 경험하고

궁금한 것이나 더 알고 싶은 것은 과학책 속표지에 질문을 남기도록 했다. (무려 1학기동안!)

그러는 동안 틈틈이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는 방법도 알려주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핵심어 파악하기,

읽은 내용 중 중요한 부분 메모하기도 같이 했었다.

 

2학기

자유탐구활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탐구 주제를 정하고 (지금까지 궁금했던 질문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었다.)

길잡이 책을 정해

탐구 문제를 해결해 가도록 했다.

 

 

그런데 이 책에 꼬꼬마들이 그토록 궁금해 하던 질문과 내용이 가득했다.

자유탐구하기 전, 이 책이 나왔더라면, 꼬꼬마들은 보다 쉽게 기초 물리학에 대한 해답을 얻지 않았을까?

 

​

지금 배우고 있는 2학기 과학 수업 시간에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한 내용도

아스트로캣이 설명해 주고 있었다.

(3학년 2학기 3단원 액체와 기체 - 2. 기체의 부피와 무게 - 꼬꼬마들 보고 있나? ㅋㅋㅋ)


 

 

그리고 더 좋았던 마지막 마무리!

과학은 수학적 언어로 표현되고 공유된다는 말!

결국 과학과 수학과 언어는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니..

해석하고 기록하는 매체(도구)가 다를 뿐,

논리적,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 나도 아스트로캣을 만났다면 ㅠㅠ 수포자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리라. 하하..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단한 기초물리학 입문서인 듯 하다.

 

복합양식텍스트로써 그림과 글의 조화도 좋았고,

개념에 대한 접근이나 비유도 실제적이어서 좋았다.

내일 교실에 가져다 두고 3학년 꼬꼬마들 다 돌려가며 읽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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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띄어 써야 돼?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8
박규빈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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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적에
띄어 쓰기를 해야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들어진 예시 문장
"엄마가 방에 들어가신다" - "엄마 가방에 들어가신다"
기발하지 않은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이 문장이 모든 사건 혹은 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아무리 동화라지만
정말로 엄마를 가방에 넣어버렸다.
여섯 살짜리 우리 아들래미는 엄마가 슈우우웅~ 하고 뒤집개를 들고
가방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에서부터 웃기 시작했다.
잔소리 해대는 엄마의 모습이 나름 눈에 거슬렸나본데, 엄마가 당하니,, 대리만족이라도 한 듯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잘못 띄어 쓴 문장들로,,
아빠도 가방에 들어가고 (아빠 가방에 들어가신다 -- 아빠가 방에 들어가신다.)
심지어
아빠는 가죽을 먹게 된다. (아빠가 죽을 드신다. -- 아빠 가죽을 드신다.)
"들려서! 발리 죄대로 안 디여 서!"
(틀렸어! 빨리 제대로 안 띄어 써)
실물화상기로 그림만 보던 꼬꼬마들은 내가 읽은 이 한 마디에 죄다 까무라쳤고,
다시 읽어주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서는
인공호흡이 필요할만큼 꺼억거리며 나뒹구는 응급환자들까지 발생했으니,,
바로,,
어머니가 시어머니가 되는 순간!!!!!!
ㅋㅋㅋㅋㅋ 엄마는 서울 시어머니 합창단
아아.... ㅠㅠ 엄마는 서울시 어머니 합창단!!!!!!!!!!!!!!!!!!!!!!!!!!
시어머니=할머니?라는 낙서까지도 어쩌면 그리 귀여운지!!!!!!
맙소사, 이 녀석 선생님한테 복수까지 꿈꾼다.
(ㅠㅠ 나도 두렵다. ㅋㅋㅋㅋ)
아주 간단한 문장 몇 개를
이야기로 잘 엮어내면서
재미도 있고,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다.
왜 띄어 써야 하냐고?
어머니가, 시어머니(할머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곳곳에 숨어있는 잘못된 띄어쓰기 표기도 살펴보는 주의를 기울인다면
제법 괜찮은 문법 동화책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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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지 마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7
마에카와 도모히로 글, 고바야시 게이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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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전에 없이 어두움을 무서워 한 건,

유치원 같은 반 형, 누나들로부터 귀신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방에서 혼자도 잘 놀았고,

엄마가 분리수거 하러 잠시 밖에 나갔다 와도 멀쩡히 잘 지내던 녀석이

어느 날 부터인가

어떤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을 참지 못하기 시작했다.

문을 열어놓고 있는데다, 엄마가 보일테니 괜찮다고 말해도,

녀석의 겁은 쉽사리 수그러들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처음 '불 끄지 마'가 도착했을 때,

읽어주어야 할지 고민했다.

분명, 우리 아들 이야기이긴 한데,

어둠과 마주하고,

어두워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여섯 살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서재 책상에 올려두었는데

ㅎㅎㅎㅎㅎ

귀신은 무서워하지만 귀신같은 아들의 눈에 걸리고 말았다.

- 불 끄지마?

(몇 장 넘겨보고, 몇 글자 읽어보더니)

- 무서운 이야기야?

- 글쎄, 네 생각에 달렸어.

- 읽어 줘.

- 괜찮겠어?

- 여기는 좀 무서운 거 같은데, 다른 덴 아냐. 읽어 줘.

- 좋아.

아이는 어둠과 함께 어두움을, 밤을 여행한다.

도시의 밝은 빛과 함께 곳곳에 숨은 동물들,

어두워야 들리는 소리들에 대하여

생각하고 느껴 본다.

그리고 빛으로 돌아온다.

현실로.

아들은 다 읽고 나서 갸웃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직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 어둠이 귀신인 건 아니네. 근데 어둠이 나한테도 말 걸면 어쩌지?

- 나도 데려가달라고 하는 건 어때?

- 가서 수리부엉이를 볼거야

- 엄만 바다에 가고 싶은데, 같이 가는 건 어때?

- 혼자 있을 때만 말걸잖아.

- 그렇네, 혼자 있을 수 있겠어?

- 아니, 아직은 엄마랑 있을래. 나중에 더 크면 해볼래. 여기 형아처럼.

어둠과 있는 것이 꼭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는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고 (함께 보았던 불꽃놀이도 ^^)

잠자리에 들었다.

유난히 하얀 나의 눈동자는 어둠과 대비되면서 동시에

극한 공포를 드러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린이의 시각으로 보면 어디까지나 어둠에 대한 동화책이지만,

앞 뒤로 상상하기 따라 어쩌면 호러물까지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나아간 생각인지도)

나를 제외한 인물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고(심지어 잠에서 깨어난 후 만나는 엄마의 얼굴도)

공포에 질린듯한 어린 아이의 눈동자와 몸짓때문이었을까?

흐린듯 흩어지고, 번지는 듯한 색의 느낌 때문이었을까?

어둠에 대한 아이들의 공포심과 두려움,

그리고

세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침잠하는 어둠과 고요함

밤만이 가지는 특별함과 매력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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