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살려 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 튼튼한 나무 3
소피 리갈 굴라르 지음, 장소미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퍼즐가족이 펼치는 유쾌한 가족 소동극


나 좀 살려 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소피 리갈 굴라르는

프랑스 알사스 67번 지방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결혼 후 토미와 폴린 두 아이를 낳고 글을 쓰기 시작해 ≪난, 책을 읽어≫ ≪우리집 수호천사≫ ≪내가 선생님을 지워버렸어≫ ≪네 자매의 여름방학 우리≫ ≪아빠는 갱스터≫ ≪기린의 비밀≫ ≪고양이가 사라졌어요≫ 등이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역자 장소미는

숙명여자대학교 불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파리3대학에 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는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부영사》를 비롯해 《이런 사랑》《10월의 아이》《포기의 순간》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악어들의 노란 눈》《거북이들의 느린 왈츠》《비밀 친구》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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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사춘기 형을 둔 동생의

웬지 모를 무거운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다.

나 좀 살려 달라고 하니..

뭔가.. 형의 사춘기가 동생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이니

꽤나 심한 사춘기앓이를 하고 있을 형의 모습도 짐작이 간다.

아직 초등 저학년인 딸아이는 사춘기는 아니지만

가끔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갑갑한데

정말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잠깐이 아닌 지속적인 일이라

얼마나 힘들지 예상이 되니 이 책의 형의 일이 정말 남 일 같지가 않을거 같다.


조금은 평범하진 않은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

사춘기 소년의 형의 모습을 동생의 입장에서 보고 느껴지는 바를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책을 펼치면 가계도부터 소개되어진다.


조금은 복잡해보이는 이 가계도를 보면서

그레그와 윌리엄 사이의 갈등 구조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복형제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는 이 둘의 관계와 함께

어떤 감정들이 뒤섞여있을지 걱정반 기대반으로 책을 살펴보았다.


동생에게 너무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레그의 모습에

엄마인 입장인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썩 좋아하보지 못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은 다 이런 식은 아니겠지란

나 스스로의 위로와 함께 동생 윌리엄의 속상한 마음을

조금은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가 삶을 때로는 부당하다고 느끼고

책 속의 말들이 너무 가슴 아파올 때가 많다.


그것이 아니도 윌리엄의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라 그런지

웃으면서 보다가도 마음이 먹먹할 때가 있었다.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예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떠오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형을 생각하면 그저 거대한 문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형은 대부분 힘없이 늘어져 있었지만

내 방을 다시 꾸미려들 때만큼은 태도가 돌변했다.

마치 팔이 여러 개라도 되는 인간 마냥 여기저기 자기 흔적을 남겼다.


나는 형이 두려웠다.

정말로 조만간에 학교를 '때려 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몹시 불안해졌다.

형이 사라졌다고 매일 우는 것보다는 견디기 힘든 뚱뚱이 문어와 사는 편이 더 나았다.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 책 중에 -


조금은 어른스러운 윌리엄의 생각이 어른이 나에게는

더 가슴 시리기 다가온다.


이들 가족의 따뜻한 대화가 얼마나 오고 갔던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가족간의 소통이 사춘기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또한 동생의 입장에서 형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짧은 글 속에서 나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한 윌리엄의 편지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남아있다.


그레그, 나의 반쪽짜리 형, 이제 조금 위를 쳐다봐,

제발 조금 뒤를 돌아봐, 눈을 크게 떠.

형은 여기 있지만 없어, 형의 세계 속에서 갇힌 채 더는 우리 곁에 없지,

형은 그런 것도 모른 채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그레그 형, 형은 가족이 있어!

매일 저녁 집에 들어오는 대장님.

형이 봐주기만을 기다리는 반쪽짜리 동생.

형과 한 지붕 밑에 사는 엘레 누나!

그레그 형, 난 형을 이애하고 싶어.

그레그 형, 날 꼭 기다려줘.

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내가 얼른 클게.

난 형의 동생이고 그걸 내가 증명할게.

그레그, 나의 반쪽짜리 형, 형은 이미 떠났군.

뒷걸음질쳐서 다시 여기로 와.

그레그, 나의 반쪽짜리 형, 형이 정말 그리워, 그레그, 나의 반쪽짜리 형, 이젠 우리 곁으로 돌아와!


이 글 속에서 난 책 한권의 모든 감정들을 다 느낀 것 같았다.


이 가족이 처해있는 상황과 동생과 형의 관계,

복잡한 감정 속에서도 형을 사랑하려는 동생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얇은 두께감의 책이라 금방 읽어지는 책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꽤 크고 꽤 넓다.


나에게도 곧 닥칠 사춘기 아이와의 사투를 미리 예상해보면서

아이와의 감정 회복을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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