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 - 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 만화 고백담
곽재식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만화 고백담



9명의 크리에이터가 인생 만화라 꼽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게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가 한곳에 총 집합된 느낌을 받았다.

지난 시절 내 삶을 채워주던 만화 이야기를

이렇게 실컷 떠벌리고 떠올리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재미가

얼마나 모처럼 흥분되는지 모르겠다.

아이 둘 가진 엄마의 순정을 담은 만화책을 다시 펼치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순식간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얼마 안되는 용돈을 모아 샀던 <댕기>와 <윙크> 만화잡지를

매월 사서 모으는 수고와 단짝이 구독하던 <로망스>를 교환해 읽으며

그때 그 시절의 순정을 함께 나누던 보물같은 추억의 책들이 떠오른다.

9인의 창작자들은 과연 어떤 숨은 보물의 만화책 이야기를 털어놓을지 궁금했다.




미스다 미리의 세상에서 그런 안도감을 느꼈다.

안도만 얻은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끝에 가면 '그래, 한 번 더 힘내 보자.'

다짐도 하게 된다.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던진 돌멩이가

내 마음속에 점점 큰 동그라미를 만들며, 무언가 좋은 변화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p179

나 역시 마스다 미리의 소소하고 소박한 일상 이야기를 좋아한다.

3년 전에 만난 여러 작품 속에서

굉장히 독특하고 자극적인 요소없이

담백한 그 자체인 스토리나 그림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나 생각해보면

단순하지만 특별함이 나에겐 마냥 심심치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꾸준히 다작하고 있는 작가님의

몇 권 책들을 부지런히 챙겨보면서

나 역시나 변심하고 돌아서지 않는 팬심으로 책들을 읽고 있다.

평범하고도 느긋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가

나이들어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건

별다를 바 없는 오늘의 안녕이 굉장히 큰 일상의 감사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늘 가슴이 뜨거워진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결과만이 아니라, 실패하고 좌절해도

한 뼘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에 더욱 그런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꿈빛 파티시엘>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p269

아이들이 어릴 때 투니버스 채널에서 즐겨 챙겨본 만화를 만났다.

<꿈빛 파티시엘>의 주제곡을 아직도 기억한다.

오프닝 주제가가 흐르면 아이들은 멜로디 시작음과 함께

나란히 착석해 시청율을 일조하는 애청자로 모드를 전환한다.

스위트 요정들의 도움과 힘을 얻어

한 단계씩 성장하는 김딸기의 모습을 보며 함께 응원했으며,

디저트 덕후인 나는 화면 속 다양한 디저트의 향연을

황홀한 기분에 흠뻑 취해 보기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만화의 세계에 빠져본 이들이라면

각자의 판타지를 가진 세상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마음껏 행복해 할 수 있었는지를 공감하고 느낄 것이다.

월간지를 구매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을 소장하기엔

돈이 없던 학창시절의 내가 이젠 어른이 되어

마음껏 내 책으로 소장해두고 보고픈 갈증을 해소하며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나이 40 넘어서도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니

잃어버린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지나온 세월 속에 묻혀있던 감성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하는 듯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특별하고 반가웠다.

다양한 창작자들의 삶 속에

이처럼 가슴 떨리는 순정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는게

더 가슴 벅찰 일인지 모르겠지만 웬지 더 사랑스럽다.

다시 찾은 영감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어

엄마가 아닌 그 때의 내가 되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누구나의 인생에 만화의 세계가 빛나는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기를 바란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