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다 미리의 세상에서 그런 안도감을 느꼈다.
안도만 얻은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끝에 가면 '그래, 한 번 더 힘내 보자.'
다짐도 하게 된다.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던진 돌멩이가
내 마음속에 점점 큰 동그라미를 만들며, 무언가 좋은 변화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p179
나 역시 마스다 미리의 소소하고 소박한 일상 이야기를 좋아한다.
3년 전에 만난 여러 작품 속에서
굉장히 독특하고 자극적인 요소없이
담백한 그 자체인 스토리나 그림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나 생각해보면
단순하지만 특별함이 나에겐 마냥 심심치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꾸준히 다작하고 있는 작가님의
몇 권 책들을 부지런히 챙겨보면서
나 역시나 변심하고 돌아서지 않는 팬심으로 책들을 읽고 있다.
평범하고도 느긋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가
나이들어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건
별다를 바 없는 오늘의 안녕이 굉장히 큰 일상의 감사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늘 가슴이 뜨거워진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결과만이 아니라, 실패하고 좌절해도
한 뼘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에 더욱 그런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꿈빛 파티시엘>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p269
아이들이 어릴 때 투니버스 채널에서 즐겨 챙겨본 만화를 만났다.
<꿈빛 파티시엘>의 주제곡을 아직도 기억한다.
오프닝 주제가가 흐르면 아이들은 멜로디 시작음과 함께
나란히 착석해 시청율을 일조하는 애청자로 모드를 전환한다.
스위트 요정들의 도움과 힘을 얻어
한 단계씩 성장하는 김딸기의 모습을 보며 함께 응원했으며,
디저트 덕후인 나는 화면 속 다양한 디저트의 향연을
황홀한 기분에 흠뻑 취해 보기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만화의 세계에 빠져본 이들이라면
각자의 판타지를 가진 세상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마음껏 행복해 할 수 있었는지를 공감하고 느낄 것이다.
월간지를 구매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을 소장하기엔
돈이 없던 학창시절의 내가 이젠 어른이 되어
마음껏 내 책으로 소장해두고 보고픈 갈증을 해소하며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나이 40 넘어서도 만화책을 보고 있노라니
잃어버린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지나온 세월 속에 묻혀있던 감성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하는 듯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특별하고 반가웠다.
다양한 창작자들의 삶 속에
이처럼 가슴 떨리는 순정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는게
더 가슴 벅찰 일인지 모르겠지만 웬지 더 사랑스럽다.
다시 찾은 영감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어
엄마가 아닌 그 때의 내가 되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누구나의 인생에 만화의 세계가 빛나는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기를 바란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