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에게 안부를 묻다
칼 윌슨 베이커 외 지음 / 마카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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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에게 안부를 묻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칼 윌슨 베이커 외
칼 윌슨 베이커는 미국의 문학가로 시카고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남부감리교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티븐 F. 오스틴 주립대학교 교수직을 역임했고, 다양한 대학 및 문학 단체에서 강의했다. 텍사스에서 가장 재능 있는 작가이자 여성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마지막 시집 《말을 탄 몽상가들(DREAMERS ON HORSEBACK)》로 퓰리처상 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한줄 질문 메모리북-


기록을 남기고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는 나에겐

생각을 끄집어내는 작업들이 주는 쾌감을 좋아하는 편이다.


짧은 질문 속에서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자유로운 형태의 글이 좋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삶의 깊이와 시간이 쌓여가는

추억들을 다발로 끌어올리는 것 같아

뭔가 모르게 새로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의 작은 연대기를

책 속에서 옮겨 적는 일이 상당히 재미있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걸요."

-루시모드 몽고메리 <빨강 머리 앤>

p121


어떻게 흘러갈지

어떻게 변할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인생이라

좀 더 살아보고 더 알아가고 싶어

기대가 된다.


이 책의 질문들보다 무수히 많은 질문들이

쌓일 내 인생 길이 좋아하는 추억거리들과 함께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라면서

추억 팔이와 함께 기록을 남겨보았다.



친구들과 자주 가던 분식집이 있나요?


고등학교 시절, 토요일 자율학습을 마치고

절친들과 함께 학교 앞 단골 떡볶이 집을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 곳이 멋진 관광지로 탈바꿈되서

그 때 그 추억의 장소가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있지만

그 때 먹던 맛을 지금도 재현할 곳이 없어 늘 그리운 곳이 생각난다.


추억을 거슬러 올라 내 학창 시절로의 여행은

오랜만에 낯설고도 애틋한 기분을 남기게 된다.


차분히 책 속의 질문들에 집중하면서

생각을 떠올려 꾹꾹 적어내려가면 어렴풋이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참 많이도 자라 이젠 제법 어른스러워졌으니

새삼 그때의 풋풋함이 이젠 그리울 수 밖에 없나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피곤하리만치 자기검열을 따지고 드는 나이기에

가장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얼지 상당히 고민스럽다.


그닥 잘 하는 일이 없어서 고민되기도 한다.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편이 좀 더 마음이 가벼워서 좋다.


좋아하는 건 책을 읽거나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고

가끔 나가 산책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 해먹기도 사먹기도 좋아한다.


꽤 근사한 무언가가 있지 않아 너무 평범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지만

특별할 것도 없는 다소 심심한 좋음들이

주변에 많이 산재해 있어서 행복감을 느낄 때가 많다.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오래도록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질문의 방향을 내가 우회해서 가는 건가..


아이에게 위로 받았던 적이 있나요?


물론이다.


엄마인 나도 어른스럽지 못해 아이에게 부끄러울만큼

낮아진 자존감이 보이기도 한다.


웅크리고 있으면 이내 다가와

"엄마 괜찮아."

하며 나를 토닥여주던 아이의 작은 손과 큰 포옹이 격하게 위로가 된다.


아이 품에서 아이처럼 엉엉 울어본 적이 있다.


상당히 부끄럽긴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 그보다도 더 큰 위로자는 없었던 것 같아

아이가 굉장히 큰 사람처럼 느껴졌다.


작지만 강한 울림이 있던 말을

아이의 입에서 전해져 올 때면 이따금 울컥한 기분을 느낀다.


떠오르는 단상과 짧지만 강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묵은 시간 속에서 먼지를 털고 일어나

지금의 나와 대면하는 시간이었다.


어린 나부터 좀 더 늙은 나까지

나의 긴 시간을 넘나들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을 모으며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


좀 더 그런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질 수 있는

나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천천히 내 안부를 물으면서 말이다.


짧게나마 나의 마음을 꺼내볼 수 있는 책으로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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