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 인터뷰집
마티포포 지음, 정유미 외 엮음 / 포포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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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마티포포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웹매거진 〈마더티브〉와 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하는 종이잡지 〈포포포 매거진〉이 ‘마티포포'라는 이름으로 만났습니다.

정유미 : 〈포포포 매거진〉 에디터. 결혼이주여성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이 추가되면서, 창간과 창업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트랙을 걷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엄마가 되어서도 매 순간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모으는 기록전달자로 삽니다. 남편과 공룡 아들을 키우며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최인성 : 〈마더티브〉 에디터, '창고살롱' 살롱지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살아가는 이야기 수집가. 그러모은 이야기를 엮어 쓰고, 만든 창작물을 연결해 삶의 맥락을 이어갑니다. 기자, 에디터, PD, 기획자 등 여러 이름으로 10년 넘게 콘텐츠 다루는 일을 하고 있고요. 옆지기 우유, 아주 다른 두 아이와 삽니다.

홍현진 : 〈마더티브〉 에디터이자 ‘창고살롱’ 살롱지기. 개인의 고유한 서사를 발견해 콘텐츠로 만들고 연결합니다. 덕질하는 할머니가 되는 게 목표. 대안적인 삶에 관심이 많아 〈마을의 귀환〉〈독립하고 싶지만 고립되긴 싫어〉〈엄마는 누가 돌봐주죠〉를 펴냈습니다. 애교 많은 남편 하나, 아들 하나와 동거 중.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엄마와 일하는 나의 경계를 지키는 일.


사적인 인터뷰집을 보면서 곰곰히 내 방향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전업주부로 살지만 워킹맘의 미련을 내려놓지 못하고

부엌을 지키고 텅 빈 마음으로 앉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무료하고 공허해질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이렇게 서성이는 마음을

내 마음을 토할 수 있는 책을 만나 이야기 나눈다.


엄마라서 같이 연대하며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


그 고충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고민과 아픔이 때론 성장을 맛보기도 하는

좋은 시간을 책으로 달랠 수 있어 감사하다.


일과 육아라는 쉽지 않은 짐을 지고서

매일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엄마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좋은 영양제를 챙겨먹으며 체력을 보충하는 것보다도

그럼에도 일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결국은 어디에 삶의 가치를 두고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더 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사는지 빨리 깨닫는다면 힘 빼고 달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까요.

p28


이 말이 간단 명료가 가장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말이었다.


삶의 가치..

내 가치 기준..


버티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면 버텨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치를 두고 살 수 있는 소신있는 태도를

이 말 한마디에서 큰 영감을 얻게 된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다 하지도 못하면서

꿈꾸는 이상만 잔뜩 심어두고 주변을 흐트려 놓는

내 번잡스러운 삶에 큰 돌파구가 되는 말이었다.


자신한다고 하지만 여태껏 난 소신껏 내 삶을 살지 못했다.


결국은 내 삶인 것을 늘 눈치보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다수의 의견을 따르며

내 의지를 묵살하고 조용히 살아왔다.


그런 내가 요즘 많이 꿈틀거리고 있다.


좋아하는 것 좀 해보고 살면 어때란 식으로

제법 엇나가는 기세를 가끔 잠재우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열망이 있어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좀 더 거대한 망상 속에 사로잡혀 기분 좋은 꿈을 마음껏 꾸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돈벌이 안되는 책방지기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용기 내서 뭐라도 하면 실패하더라도 작은 실패들이 모여서 또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굳이 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행복하려면 뭘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p159



내 일을 지키고 싶고

내 일을 하고 싶어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


육아가 발목 잡혀서라는 큰 핑계삼아

항상 그 뒤에 숨어 피해자인척 굴었던 내 못난 모습이

철없는 엄마이자 자신없는 내 모습을 더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일과 육아에 균형을 잘 맞출 수 없다는 점에서

내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게 사실이었다.


일렁이는 마음을 계속 잠재우기 힘들다.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점점 시선이 아이보다 나를 향하게 되는 시간이

어쩌면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간을 한번쯤은 경험하지 않을까 싶어

내가 별스럽다란 생각은 안한다.


엄마라면 그런 고민과 생각에 한번쯤은 빠져드니까.


좀 더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들이 떠오른다.


하지 못해서 남는 미련들.


그 미련이 커지면서부터 더 잘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어

마냥 미련쟁이로 전락되어 버리는 건 아니다.


지금은 꽤 오랜 시간동안 두 아이의 엄마로

전업주부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나의 나중은 좀 더 좋아하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사는 나로 거듭나보고 싶다.


잘하지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좀 더 몰두해도 괜찮은 그런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에

훈훈한 시간들을 책 속에서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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