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 -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하유지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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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현 님의 말대로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미리내. 인공지능 마므는 인간과 소통하며 발전해 나간다는 목표 아래 설계되었습니다."
"가르쳐 달라고? 내가 널?"
"그렇습니다. 우리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미리내." ㅡpp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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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초고를 완성하자마자 아미쿠에게 전송한다. 아미쿠는 그 파일을 받은 즉시 내용을 파악했고, 마므에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에 따라 몇 가지를 조언해 준다. ㅡp57


엄마는 매일 일하느라 바쁘고
프로그램 개발자였던 아빠는 제주도로 당근농사 지으러 떠났다.
이혼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 이혼할지 모르는 부모님은
미리내에게 한 번도 마음을 묻지 않는다.
그런 미리내에게 찾아온 가사로봇 아미쿠.

가사로봇인데 가사일은 엉망진창이지만
미리내가 제일 잘하고 잘하고 싶은 글쓰기를
가장 먼저 읽어주는 독자이다.
독자를 넘어 조언과 첨삭까지
그렇게 다시 정비된 미리내의 소설은
조회 수가 한 자리에서 세 자리가 되고
어느새 미리내의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까지 생긴다.


🙋‍♀️ 아미쿠가 읽고 조언과 첨삭으로 다시 고친 소설은
미리내가 쓴걸까? 아미코가 쓴걸까?

□ 정말 <커컴버의 지구인>을 나 혼자 썼을까?
처음에 아미쿠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만 해도 내 대답은 확고하게 '그렇다'였기에 이제 와서는 종종 이게 내 소설인지 아미쿠와의 공동 집필인지 헷갈렸다. 단독과 공동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따라 답은 달라질 것이다.ㅡp102


이 부분이 이 책을 이끌어가는 주된 이야기 같지만
나는 그 이면에,

🙋‍♀️
미리내 부모의 무책임한 부모자세
학생의 이름조차 기억못하는 선생님
서로간 앙칼지게 대하는 아이들
타인에 대한 경계와 새로운 만남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 등등에서
지금의 우리 모습을 거울처럼 바라보고
무언가 아리게 다가왔다.

□"선생님! 얘 태블릿 써요!"(중략)
"정말이니? 강미...... ."
담임이 나를 향해 말하다가 말을 멈췄다. 요동치는 눈빛으로 보아 그렇군요, 제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시나 봐요? ㅡp55

□지금도 혼자 사는 거나 마찬가진데 뭐가 문제야. 아빠는 아예 없고 엄마는 한밤중에 들어오잖아. 나랑 아미쿠랑 둘이 살면 돼. ㅡp83

□인터넷으로 쪽지 몇 번 주고받고 겁도 없이 남의 집에 찾아가느냐고 말이다. 흠, 맞는 말이다. 확실히 위험하고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그래서 안전장치로 아빠에게 계수나무네 주소를 보내 놓기로 했다. ㅡp128


미리내가 쓴 소설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로
미리내가 쓰지 않음으로 비웃음이 되고
힘겨운 학교생활에서 미리내 곁엔 아미쿠만 있었는데,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이란 걸 할 수 없는
아미쿠가 미리내의 마음까지 잘 헤아릴 수 있을까?

나아가 아미쿠가 미리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존재 '자아'를 알아갈 수 있을것인지도

서로가 서로 생각을 마음껏 나누다 보면
인간의 멋진 그 마음과 생각들이
로봇에게도 AI에게도 전해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난 척하지 마.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게 지우개를 동강 내듯 딱 떨어지는 줄 알아? 하다못해 지우개도 자르면 부스러기가 떨어진다고. ㅡp111




🎁 @hdmhbook 서평단으로 책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읽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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