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문장에 어떤 낱말을 사용하는냐에 따라 입말의 기분이 묘하게 달라지는 매력이 있어요. 미리 구비해 둔 롱패딩으로 해이낙낙해진 주말이었어요.미리 구비해 둔 롱패딩으로 기분좋은 주말이었어요.해이낙낙을 품은 문장은 무언가 풍만하게 기분좋은 느낌이라면 그냥 기분좋은 주말은 가벼운 느낌이랄까요~아마도 그래서 이 책을 넘길 수록 가볍지 않으면서 무겁지도 않고 무슨 말인가 싶어 멈추는 찰라의 그 맛!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늘 사용하던 어휘만, 하던 문장만 되내이며 (주로 밥 먹자, 일어날까? 숙제다했어? 학교가야지~ 등등)얕은 대화가 일상인 순간에 무언가 깊고 고급짐을 가득 안게 되는 수많은 '낱말'의 장면들마치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기 시작하는 날 이불을 널어두었다가 저녁즈음 이불을 걷기 위해 만질 때의 그 사그락 거리는 느낌.바람의 향이 묻어 린넨향이 품어져 나오는 느낌.귓가로 바람이 살랑이며 스쳐지나가는 느낌.딱 그 느낌의 뽀송함.낱말이 모여 글이 되듯이 순간이 모여 삶이 됩니다. 낱말이 주는 위안과 용기는 미약하고 짧겠지만, 허든거리는 순간마다 그것들을 꺼내 볼 수 있다면 삶에서 반짝이는 순간도 늘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삶은 어차피 조각조각이 모여 만들어진 '쪽모이'니까, 오늘부터 한 조각씩 새로 붙여본다는 마음으로 살자구요. -여는 글 中 도서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기록해 봅니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