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민바람 지음, 신혜림 사진 / 서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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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문장에 어떤 낱말을 사용하는냐에 따라
입말의 기분이 묘하게 달라지는 매력이 있어요.

미리 구비해 둔 롱패딩으로 해이낙낙해진 주말이었어요.
미리 구비해 둔 롱패딩으로 기분좋은 주말이었어요.

해이낙낙을 품은 문장은 무언가 풍만하게 기분좋은 느낌이라면
그냥 기분좋은 주말은 가벼운 느낌이랄까요~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을 넘길 수록
가볍지 않으면서 무겁지도 않고
무슨 말인가 싶어 멈추는 찰라의 그 맛!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늘 사용하던 어휘만, 하던 문장만 되내이며
(주로 밥 먹자, 일어날까? 숙제다했어? 학교가야지~ 등등)
얕은 대화가 일상인 순간에

무언가 깊고 고급짐을 가득 안게 되는
수많은 '낱말'의 장면들

마치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기 시작하는 날
이불을 널어두었다가
저녁즈음 이불을 걷기 위해 만질 때의 그
사그락 거리는 느낌.

바람의 향이 묻어 린넨향이 품어져 나오는 느낌.

귓가로 바람이 살랑이며 스쳐지나가는 느낌.

딱 그 느낌의 뽀송함.


낱말이 모여 글이 되듯이 순간이 모여 삶이 됩니다. 낱말이 주는 위안과 용기는 미약하고 짧겠지만, 허든거리는 순간마다 그것들을 꺼내 볼 수 있다면 삶에서 반짝이는 순간도 늘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삶은 어차피 조각조각이 모여 만들어진 '쪽모이'니까, 오늘부터 한 조각씩 새로 붙여본다는 마음으로 살자구요. -여는 글 中



도서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기록해 봅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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