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안의 공중전화부스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털어놓는다.
요금도 필요없다. 전화번호도 없다. 그냥 수화기를 들고 말을 하면 된다.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수화기에 쏟아져 내린다.
가장 가까운 사람인데도 털어놓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이야기할 시점이 너무 늦어져서 그 사람이 곁에 없어서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다.
수많은 이야기들은 전시가 끝난후에는 세상의 끝에 놓아주는 의식을 진행한다.
1522-2290
전화번호를 통해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에 접속할 수 있다.
여러 부제중에 내 눈에 띈 것은
거기는 춥니? 아니면 따뜻하니
소중한 사람이 내 곁을 떠난뒤에 처음에는 믿기지 않은 현실에 꿈만 같았고, 그 다음에는 이유없이 화가 났다.
무슨 이유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언제든 누구에게 쏠 화살을 가지고 있고, 건드리면 바로 쏠 태세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살면서 문득문득 너무 보고싶어서 눈물이 주체없이 흘러내렸다.
많은 이야기중에 내 눈에 띈 한문장이 있다.
잘 지내니? 난 잘 못 지내.
잘지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거짓이었다.
어린시절부터 작년까지 많은 부분을 의지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후에 난 담담했다. 아니 담담할수 밖에 없었다.
주변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엄청 울고싶었던 때에는 이를 악물고 참았고, 이제는 울어도 된다고 했을땐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정말 냉정할만큼.
준비안된 이별은 시간이 흐를수록 삶이 힘들었다. 아무렇지않게 웃고 떠들고 생활하다가도 내가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내 자신이 미웠다.
아직도 너무 그립고 곁에 있는것 같은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될까?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을 나는 믿질 않는다.
포토에세이인 책이라서 그런지,, 그림이 중간중간 실려있는데,,
사진 하나하나마다 책의 내용과 함께 이어진다.
많은 부재중 통화는 세상의 끝인.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의 바람속으로 흩어져갔다.. 안녕~
정말 좋아하는 문장인데,
내가 외로운 이유는 누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남의 야이기를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말하는 것인가? 내가 그렇다.
남의 이야기보다는 나 말을 들으라고 나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라고 주변에 강압적으로 했던것 같다.
그래서 더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나만 힘든 삶을 사는것은 아닐 것이다. 나보다 더 안좋은 상황에 힘들게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다 힘든 삶을 이겨내며 살고 있다.
통화내용을 보면서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면서 공감대와 동질감이 느껴졌다.
10만명의 다양한 사연들을 읽으면서,
더이상 나는 외롭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