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김여환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였다. 내 친구는 키고 컸고 건강하고 운동도 잘했다. 미술에도 소질이 있어서 장차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에서 그 친구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친구는 암으로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의 빈 자리를 바라보는 내 눈 앞에 혼란스러움 만이 내려앉아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나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친구의 훤칠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암치료를 받느라 고생했던 흔적이 온 몸에 가득 쌓여 있었다. 혼자서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야위여서 친구가 움직여야할 땐 옆에도 도와줘야 했다. 의식은 있어서 사람을 알아보긴 하지만 점점 눈에서 힘이 풀려갔다. 내가 알던 친구는 아니었다. 친구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까봐 애써 심각한 표정을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나를 더 놀라게 만든 건 친구를 보살피는 가족들의 모습이었다. 친구의 변한 모습에 당황했던 내 모습과는 달리 친구의 가족들은 더이상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된 환자는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이라는 5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생각건대 친구와 친구의 가족은 이미 수용의 단계에 있었다. 그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걱정과 슬픔으로 날을 지새우기보다 병문안을 와주는 내게 미소를 보내고 감사하고 있었다. 일상을 살고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호스피스 병동의 모습은 우리들 대부분에게 낯설다. 현대인은 대부분 죽음과 여러가지 의미에서 단절되어 있다. 과거 농촌에서 이웃 사촌들이 모여 살던 시절에는 누군가의 죽음은 마을 공동의 일거리였다. 마을의 어른들은 모두 함께 모여 상여를 매고 나가고, 아이들은 일손을 거드는 부모들을 따라 산 중턱의 무덤과 묘지를 오가며 죽음이 공동체 순환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죽음은 뉴스나 격리되어 있는 장례식장에서나 마주할, 갑작스러운 사고 정도의 부정적 뉘앙스에 묻혀 있다.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음을 향해 가고 있음에도 말이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우리 삶에서 단절해내고 떨쳐내야 하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호스피스 의사는 같은 의료인과 심지어 그의 가족들에게도 오해를 산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에서) 죽이는 의사, 피했으면 하는 의료 분과. 편견은 그렇게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의료인에게도 날아가 꽂힌다. 심지어 환자의 보호자들도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말썽을 일으키기도 한다. 의사의 처방을 믿기보다 대체요법을 신뢰하고, 전문적인 판단에 의해 처방을 내린 모르핀이 마약성 중독을 일으킨다는 자신 만의 고집으로 복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더욱 극한의 고통으로 몰아간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이 환자에겐 매우 가치로운 시간임에도 그 황금같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허비하게 만든다.



더욱 난감한 일들은 많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 그리고 분노를 타인에게 풀어내는 사람들, 그것을 받아줘야하는 주변인들과 의료인들, 살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는 사람 앞에서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가족들....저자는 이 모든 광경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을 배운다. 저마다의 사정과 삶의 모습들을 간직한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죽음은 우리의 일부다.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도 물리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양태들을 경험하면 혼란스럽고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호스피스는 중요하다. 인간다운 삶을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그 모습은 타인의 모습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 더불어 사는 삶을 배워야 한다.



저자의 아들은 호스피스에서 봉사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사람들에게 호스피스에 꼭 와보라고 권한다.직업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왜 호스피스에서의 경험이 소중하다고 그녀는 말하고 있는 것일까? 고되고 난감하고 피하고 싶지 않을까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분명 있을텐데 말이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탠포드 졸업사를 남기고 췌장암으로 떠나간 스티브 잡스의 연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연설에서 3가지 이야기를 전했는데, 그중 마지막의 주제가 '죽음'이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 일부를 발췌하는 것으로 이 책에게 느낀 감동을 전하고 싶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현실과 지금을 가치롭게 한다.




'만약 당신이 매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당신의 생각이 맞는 날이 올 것것입니다.' 저는 이 문구에 감명을 받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이렇게 질문하곤 했습니다.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을 하고 싶을 것인가?' 몇 날 며칠 계속해서 '아니오'라는 답이 나오면,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거의 모든 것들, 이를 테면 외부의 기대들, 자존심, 실패나 난처함이 주는 두려움과 같은 것들은 죽음 앞에서 힘을 잃고 진실로 중요한 것만이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덫을 벗어나는데는,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당신은 (죽음 앞에서) 완전히 벌거벗은 상태가 되며, 당신의 심장이 시키는 것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가슴과 직관에 따르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천번의죽음이내게알려준것들

#김여환

#포레스트북스

#호스피스의사

#삶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소중한 내 인생과 관계를 위한 말하기 심리학
황시투안 지음, 정영재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기개발서로 분류할 수 있는 수많은 책 중에서 제가 애정하는 두권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들러 심리학이 녹아있는 "미움받을 용기"입니다. 두 권에 담긴 각각의 내용은 제 삶에 여전히 큰 통찰을 주고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흔들리는 저의 마음을 마주할 때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 역시 읽는 순간에만 유효했거나 추상적인 문제만 다룬 책들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제 삶의 문제와 만날 때 '아하!'라는 깨달음을 주는 책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책은 온전히 소화하고 싶어서 읽고 또 읽게 되니까요.



이 책은 '아, 내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현실과 닿아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제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의 표현을 빌려 이야기를 하자면, 제 주위에는 블랙홀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안볼 사람이라면 무시하면 그만인데,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블랙홀같은 사람은 상대의 단점에 집중합니다.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상대의 긍정적인 동기를 알아주기보다 뇌를 거치지 않고 여러 말들을 토해내는 사람이죠.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자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물 스물 흘러나오는 어둠을 느끼고 주위 사람들이 말을 섞거나 가까이하기 싫어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무엇보다 블랙홀같은 사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시원하게 다뤄주니 책을 읽는 내내 속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머리 속에 저절로 떠오른 블랙홀같은 사람뿐만 아니라 저의 모습도 비춰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테면, 저는 말을 할 때 포장하는 것이 중요한가? 솔직한 것이 중요한가?를 두고 고민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해야할 말이라면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자고 결론내릴 때가 많았죠. "미움받을 용기"에서 제가 배운 것을 너무 단순하게 적용해서, 솔직하게 말을 하는 건 저의 행동이자 책임이고, 제가 던진 말을 어떻게 받을지는 상대 스스로가 책임져야할 행동과 결정이니 어떤 반응이 나오든 내 잘못은 아니다고 생각한 것이죠. 책에서는 이 문제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가 솔직한 성격이라 그래, 악의는 없어' 라고 말한다. 그 말인즉슨,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고, 이게 불편하다면 그건 너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명쾌하고 조금 더 신중하게 저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말자. 성격이 솔직한 것이 아니라 소통할 줄 모르는 것이다.



완곡한 말로 대화하고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건 고급스러운 소통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의 조언이 모든 순간에 적용 가능한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단편적으로 생각해왔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배운 지혜와 이 책에서 배운 지혜들을 좀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 태양같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그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카네기 인간관계론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카네기는 인간관계 속에서 작용하는 언어 상황과 힘을 강조했습니다. 이를테면 '말하고 있는 상대에겐 조명이 켜져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살인자라 할지라도 모든 행동엔 그만한 나름의 이유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가르쳤죠. 그렇기에 상대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지적질하는 것은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음을 강조했는데 이 책의 저자도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인간에 대한 뛰어난 통찰은 결국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책을 읽으며 정말 좋았던 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화를 버럭 내고 나중에 후회하는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날까?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남에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줄 수 없죠. 명언입니다. 그럼 이 모습 그대로 살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설계하고 책임지는 것입니다. 어릴 때로 돌아갈 수 없다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따라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햇살을 스스로에게 먼저 비춰줘야 합니다. 저는 제가 애정하는 다른 두권의 책처럼 이 책의 내용이 제 삶에 녹아들 때까지 두고 두고 읽으려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더 따뜻한 태양같은 사람이 되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되었으니까요.



-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인생의변화는말투에서시작된다

#미디어숲

#황시투안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진 한국의 아버지 - 그가 남긴 유언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6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 중에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을까요? 2021년 7월 2일 UNCTAD에서 대한민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했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선진국 그룹에 31개의 나라를 두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죠. 또한 2018년 말에 이미 대한민국은 '30-50' 클럽에 가입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되기도 했습니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 인구는 5천만명이 넘는 국가를 말합니다. 전통적인 강호이자 기존 회원국으로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한민국이 여기에 가입하게 된 것이죠. 고무적인 사실은 대한민국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은 식민지를 건설하고 직간접적인 작취를 통해 국가의 부를 쌓은 경력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그렇기에 잦은 외세의 침략과 피식민지 시대를 경험했던 대한민국이 성장하여 여기에 가입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사건입니다. 1953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의 성장이 얼마나 놀라운지요.



이런 성장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다양한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대답 또한 다양하게 나올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의 성장의 꿈과 밑바탕이 바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인물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을 아우르면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미친 영향들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의 명암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한 인물을 단순하게 포장하려는 목적보다는 경제 성장의 출발점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그가 꿈꿨던 세상은 무엇이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를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인은 우수한 민족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해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우리 조국은 '시대정신'이 가리키는 길로 가야 한다. 비로 그 길로만 가면 된다. 1960년대는 절대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이 우리의 시대 정신이었고, 1970년대는 '공산화의 방지'였다....20000년대는 '선진국 진입'이 시대정신일 것이다.




이 책은 역사 소설이며 기본적인 역사적 배경 위에 작가의 상상력과 개성을 더해져 있습니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시작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을 받았던 10/26 사건 당시로 돌아가서 그때 벌어진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2부는 부록 형식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꿈꿨던 경제자립, 농촌근대화, 과학, 국방,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마지막 3부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한 모습을 각종 수치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의 각종 수치는 알고 있는 내용이 많았지만, 사실 역사적 사건은 잘 몰랐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더라' 정도의 지식만 가지고 있었죠. 세세히 알지 못했던 사건이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저자의 목소리로 사건 현장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다양하겠지만 그의 등장과 죽음은 한국사에 계속해서 중요한 사건으로 회자될 것입니다.



10/26사건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역사 소설에 관심 있는 분, 특히 개혁과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할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책이 190페이지입니다. 사이즈도 작아서 단시간에 부담없이 근현대사를 재조명해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




#선진한국의아버지

#10.26사건

#홍상화

#한국문학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출 올리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AI, 빅데이터로 매출 10배 올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서
김도환 지음 / 라온북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년 한국을 방문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 우리는 AI가 왜 필요할까? 단지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이기 때문일까?



아직 인간이 AI보다 뛰어난 분야가 남아 있지만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AI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AI를 활용해야할 이유는 많지만 나는 노동과 생산의 측면에서 AI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출산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올해 0.83인데 내년엔 더 떨어진다. 인구가 유지되려면 2.0은 초과해야하는데 말이다. 반면 노령화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면 정부의 세수는 부족해진다. 그런데 노령화 인구 증가로 인해 국가에서 필요한 보건 복지 예산은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노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세계의 모든 나라가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사람의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는 AI없이는 불가능하다. 생활의 편리함을 넘어서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AI는 필수적인 요소다.



미래의 AI는 지금보다 훨씬 더 우리 생활 전반에서 활약할 것이다. 그런데 AI는 만능일까? 작동시키기만 하면 알아서 움직이는 기계일까? 그렇지 않다. AI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다루지 못했던 빅데이터가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쌓이기 시작해면서 AI는 눈부신 활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다. AI와 빅데이터는 한쌍이다.



그리고 AI는 학습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 아무리 똑똑한 학생이라도 10개의 문제를 풀어본 경우와 1000개의 문제를 풀어본 경우의 수학 실력은 차이날 수 밖에 없다. 또한 양질의 문제 다수를 풀고 연습한 경우와 제한되고 왜곡된 문제들이 뒤섞인 경우도 수학 실력에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 온다. 여기서 문제가 빅데이터라면 학생은 바로 AI다.



AI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각자 잘하는 분야도 다르다. 그리고 누구의 손길을 거치느냐에 따라 AI의 능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해결해야할 문제에 맞게 알고리즘을 만드는 사람, 어떤 가설과 검증을 거쳐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어떤 데이터를 통해서 AI를 교육 시킬지를 결정하고 수정해가는 사람이 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다. 자신의 산업 분야에 AI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신뢰하고 잘 활용해야한다. 그리고 AI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역시 필요하다.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AI를 무작정 활용하려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머신러닝 중에서도 신경망 학습을 거치는 딥러닝의 경우는 문제로부터 답을 얻을 때 중간의 과정은 블랙박스와 같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딥러닝을 활용할 경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검증을 계속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요구하는건 말 그대로 무리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검증을 계속 요구하는 일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종종 벌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데이터를 가지고 AI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산업 관계자들이 꼭 읽어봐야한다. 그리고 나와 같이 AI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는 AI를 활용하여 큰 매출을 내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와인앱 비비노,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도 등장한다. 실생활과 관련있는 내용을 이야기해주니 더욱 AI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계속해서 공부해 왔던 AI에 대한 지식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산업에 대한 결정적인 통찰도 얻을 수 있었다. 미래는 여전히 '검색'의 시대가 아니라 '추천'의 시대가 되리라는 통찰말이다. AI에 관심많은 사람들은 이 서평으로 다 소개하지 못한 양질의 내용들을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 현장에서 AI를 다루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통해서 보다 많은 정보와 현장의 실질적 활동을 보다 잘 알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매출올리는데이터사이언티스트

#AI

#빅데이터

#김도환

#RAONBOOK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비밀, 징조 - 그 징조는 어떤 미래를 알려주는가?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징조, 그리고 그 징조를 읽어내는 원리는 주역에 있다. 그러니 무작정 읽어가기 전에 주역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 보다 유익하다. 주역은 유교 3대 경전중 하나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주역은 '주나라의 역'이라는 의미로 역은 변화를 의미한다. 주역에 담긴 뜻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만물은 음양의 조화와 법칙을 따라 변화한다. 그 우주적 변화와 법칙을 읽어내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주역에 담긴 정신이다. 즉, 주역은 동양적인 우주론을 담고 있으며, 과거 선인들의 지혜가 반영된 동양의 우주론적 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역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국기가 바로 태극기다. 주역에 담긴 사상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 구석 구석 가까이 있다.



사람들이 징조를 읽으려 했던 이유는 뭘까? 오늘날 시대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징조를 읽는다는건, 점을 치는 행위와 같다. 그러니까 비과학적인 어떤 행동, 가치 없는 그 무엇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과거 선인들의 사고 속에서 인간은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였다. 인간은 만물 중에서 하늘을 읽어내고 그 뜻을 이 땅에 펼쳐내는 존재다. 유가에서 추구하는 성인군자 역시 바로 그런 통찰력을 가진 존재라 할 수 있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초합리성을 가진 인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명도시에서 하늘을 읽어내는 점성술과 같은 학문은 최고의 학문으로 다루어졌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읽어내고 그 뜻을 헤아리는 행위는 개인의 중대사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운명을 읽고 길흉화복에 대비하려는 국가적 중대사이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이해한다면 이 책의 내용들이 한층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물론 이 책은 동양적 우주론에 대한 진부한 강의를 담고 있지 않다. 거대한 동양철학과 우주론을 직접 드러내기 보다는 개인적 차원의,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달래는 방법으로서의 징조를 설명한다. 어떤 사건이 어떤 징조로 이해되고 그것이 우리 일상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주된 내용이다.



주역과 징조를 이야기하자면, 칼 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칼 융은 분석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로 활동했다. 그의 관심은 단순히 환자의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았는데, 성서, 점성술, 연금술, 도교 그리고 주역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정신 문명의 기저에 있는 세계를 깊이 있게 연구했다. 그가 밝혀낸 놀라운 사실들은 오늘날 우리가 인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가 연구했던 것들 중엔 여전히 미지수로 남겨진 개념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동시성'이다. 동시성은 이 책에서 다루는 징조와 징조를 읽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융이 말한 '동시성'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한 부분이자 섭리다. 동시성은 시공간 상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사건 사이에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기록된 사례를 예로 들면, 스웨덴보그라는 사람이 겟덴보그에 머물면서 스톡홀름에서 화재가 일어났음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화재 현상을 생생하게 묘사했는데, 그곳에서 스톡훌름까지의 거리는 400킬로미터였다. 사람들은 스톡홀름의 화재가 진실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후 이 사건은 큰 화제가 되었다. 융은 이 현상을 '동시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 '동시성'은 물리적인 인과를 초월한다. 그러나 우리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자연의 한부분이다. 서양에서 융이 동시성을 통해서 초합리성으로 접근 가능한 자연의 원리를 밝히고자 시도했다면, 동양에는 주역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징조를 읽고 그것이 나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생각해보는 행위 속에서 우리는 인간적인 그 무엇도 동시에 발견한다. 미래를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본성말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수십년 전에 나일론 섬유가 개발되었다. 이전과는 달리 질기고 튼튼한 섬유가 탄생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래서 '좋다'는 의미를 담아 나일론 참외, 나일론 사과 같은 식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상에 나일론을 붙이는 우스꽝스러운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나일론은 그저 섬유의 한 종류일 뿐인데 말이다. 과일은 나일론이 아니어도 충분히 과일로서 가치가 있다. 굳이 나일론이어야 가치가 있는 게 아니다. 비슷하게도 오늘날 사람들은 은연중 과학을 동경한다. 그러나 모든 게 과학이어야 의미있는 건 아니다. 과학이 아니면서 과학인 척하면 오히려 사이비 과학이 된다.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범하는 우다. 과학은 동일한 조건과 환경이 주어지면 동일한 결과를 반복적으로 낳아야 한다. 그러나 주역이 그려내는 우리 삶은 그렇게 정합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과학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음악과 미술은 과학이 아니다. 그리고 과학이 아니라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이 아니라서 가치가 있다. 음악은 음악이고 미술은 미술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주역은 주역이다. 이 책을 통해 주역에 담겨 있었던 옛사람들의 문화와 정서와 직관을 읽어내는 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것을 우리 삶에 적용해보는 것으로 과거와 현재의 연결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보다 직관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계기도 생긴다.



사소해보이고 인과가 보이지 않는 작은 현상들에서 더 큰 사건을 읽어 보자. 그리고 그 징조를 따라 몸과 마음을 조심하는 삶의 지혜도 키워보자.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작은 일들이 모여 큰 사건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작은 사건들 속에서 의미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하는 지혜를 얻는다. 이 책이 그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신의비밀징조

#주역

#쌤앤파커스

#초운김승호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동시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