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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 자본시장과 투자의 미래, 사모펀드 이야기
최우석.조세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모펀드와 자금시장에 관한 대중들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자 친절하고 쉽게 쓰여진 책입니다. . 뉴스에서 종종 접하는 사모펀드는 비밀스럽고 돈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증식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나라에 사모펀드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혹시 버거킹, 롯데카드,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모펀드와 관련있거나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입니다. 사모펀드는 알게 모르게 우리 가까이에 들어와서 우리가 이용하는 기업들의 경영에 참여하고, 자본과 투자시장에 활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펀드는 집합투자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모은 자금으로 운용회사가 수익을 내어 돌려주는 간접 투자 상품입니다. 공모펀드POF는 불특정 다수 50인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사모펀드PEF는 소수의 투자자 100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대체투자의 한 종류입니다. 다시 여기서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가 나눠집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운용주체와 투자자 범위 등이 달라지죠. 특히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GP, PEF, LP등으로 나뉘는 구조를 가집니다. LP(은행, 특수법인 등)는 자금을 출자하고 보수를 주며, GP는 운용을 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면 LP와 나누는 것이죠. 이정도만 알아도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용어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건 04년 12월, 노무현 정부 때라고 합니다. IMF이후 전통적인 수출주도 성장전략은 위기를 맞습니다. 기술에서는 일본과 경쟁하고 가격에서는 저가 전략의 중국과 경쟁하면서 샌드위치 위기론이 등장하던 시기입니다. 당시 이를 극복하고자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우리나라를 금융허브로 만들기 위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개정하게 됩니다. 그후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지만 사모펀드 시장이 조성되어 지금까지 잘 성장해오며 M&A 시장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100조원의 현금을 지닌 삼성전자 다음으로 큰손이라고 하니 놀라운 발전입니다. 사모펀드가 기업의 투자 파트너로 참여하면 기업의 투자 부담과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동반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활약 덕분에 대규모 차입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자본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융자본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해서 대체 투자의 규모는 더욱 증가해왔습니다. 코로나 이후 4차산업으로 분류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그리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는 사모펀드의 막대한 자금력과 효율적 투자가 일조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제조 기업 역시 위기를 맞이하여 체질을 개선하는데 사모펀드의 힘을 빌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구글, 우버, 에어비앤비, 지멘스와 같은 기업 체질 개선과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들에 그들의 영향력이 발휘되었습니다.
저도 투자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주요한 역사적 흐름도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일찍이 인류 역사에서 경제를 움직인 것은 토지였고, 그 이후에는 생산시설을 가진 산업자본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등장 이후에는 금융자본이 경제의 주요한 축이 되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이후 유럽 복구 계획인 마셜플랜에는 공적 영역의 투입 뿐만 아니라 민간자본 역시도 필요하게 되었고, 금융시장과 사모펀드의 성장을 가속화시켰습니다. 또한 주요 제조업이 쇠퇴하며 새로운 동력을 찾던 미국은 발빠르게 금융시장을 키워낸 결과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금융시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서 동북아시아의 금융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강대국 사이에서도 경쟁력있는 먹거리를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M&A시장에 사모펀드가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알게 되었고요. 금융시장에 대한 저의 시야가 넓어지고 한층 더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투자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큰 자금력을 가진 사모펀드의 역할과 그들의 투자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에 적용해보고 싶으신 분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으실꺼라 확신합니다.
- 서평단 참여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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